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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일침234]자본주의 국가들에서 이제 배울 게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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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민
기사입력 2017-04-24

▲ 프랑스 극우 정객 르펜 

 

프랑스 대선이 23일 진행되었다. 5명 후보의 득표율은 23.7%, 21.7%, 19.5%, 19.5%, 6.2%다. 꼴찌를 내놓고 앞의 4명은 아주 근접했다. “정문일침 225편 “‘차악의 대통령’ 뽑기”(링크)에서 지적했다시피 프랑스인들은 소신껏 투표를 해서 민의를 비교적 정확히 반영한 모양이다. 프랑스가 한국 같은 선거제도를 쓴다면 전략투표라는 괴물 때문에 어느 후보가 30몇% 표를 얻어서 대통령이 됐을지도 모른다.

 

2주 후에 진행될 프랑스 대선 결선에 대해 세상사람들의 관심사는 극우익 후보 르펜이 당선되느냐 마느냐이다. 10여 년 전에 그녀의 아버지 르펜이 결선에 들어갔다가 떨어졌는데, 이번에도 여러 정파와 정객들이 르펜 반대에 나섰으니 당선은 어렵다고 보아야겠다. 그런데 중국의 관련기사들에 르펜의 필승을 예언하고 당선을 바란 댓글들이 꽤나 붙어서 필자는 은근히 놀랐다. 르펜이 올라가야 프랑스가 변한다는 주장에는 잠깐 고개를 끄덕였다.

 

중국인들은 다른 동아시아인들과 마찬가지로 프랑스에 대해 무척 호감을 갖는데 여러 해 째 프랑스가 국제사회에서 특색 있는 소리를 내지 못하고 남의 꽁무니나 따라다니면서 여길 치고 저길 때리는 걸 가슴아파하는 경향이 상당했다. 아예 르펜 같은 극단적인 인물이 올라가면 뭔가 변하리라는 기대감을 가질 만도 하다. 단 너무 유치한 기대이다. 르펜의 주장을 제대로 알면 그런 소리가 나오지 않을 텐데...

 

어느 네티즌은 선거라는 게 영화와 비슷해서 배우가 좋대서 흥행이 성공하는 게 아니라 선전에 달렸다고 비꼬았다. 돈이 없이는 선거에 나설 수도 없는 현실을 보면 전혀 근거 없는 소리는 아니다.

 

서방식 선거에 호감을 가졌거나 동경하는 중국인들은 아직도 꽤나 되지만 예전과 비기면 많이 줄었다는 인상이다. 미국에서 아들 부시가 이상하게 고어를 이기고 당선된 사례, 막말 트럼프가 당선된 사례, 극우를 비롯한 극단적인 인물들이 당선되어 정치를 이상하게 펼치는 사례 등은 서방식 선거제도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한다. 하기야 히틀러도 선거에서 이겨서 올라갔지 않았던가.

 

중국인들은 근현대에 오랫동안 서방을 우러렀는데 그중에서도 1980년대에 그 정도가 제일 심했다. 자국의 모든 것은 전통으로부터 제도에 이르기까지 낙후하다고 자기비하에 빠진 사람들이 많았다. 문학예술작품들도 그런 경향이 심했다. 그때 국비로 유럽 유학을 갔던 사람들이 공항과 고속도로를 보고 입이 딱 벌여져서 우리는 언제면 이렇게 되겠느냐고 한탄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런데 고작 30여 년 만에 탄식의 주인은 외국인들로 변했다. 독일의 한 매체는 요즘 2006년에 시공을 시작한 베를린의 신공항이 아직도 완공되지 않았는데 그 사이에 중국에서는 새 공항이 근 60개 늘어났다고 부러워했다. 중국의 고속철도를 부러워하는 외국인들도 많다. 또한 지금은 출국경험을 가진 중국인들이 굉장히 많은데(아마 적어도 1, 2억 쯤은 될 것이다) 외국에 나가보면 낙후한 시설들이 많아 불편하다는 얘기를 곧잘 한다. 미국이나 유럽의 철도에 대한 불평, 불만은 벌써 오래된 얘기고 공항들에 대한 불만도 많다. 미국 어느 대도시의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이 울퉁불퉁하다는 건 중국어로 유머까지 만들어졌을 지경이다. 중국의 시설들은 신조가 많고 외국의 것들은 수십 년 지어 백 년 역사를 가졌음을 감안할 때 단순한 비교가 공평하지는 않다만 중국인들이 밖에 나가 돌아보고 부러워하는 경우가 적어진 건 객관적인 사실이다.

 

근대부터 많은 중국인들은 서양을 스승으로 삼았다. 헌데 20세기 중반까지는 스승이 제자를 때리곤 해서 고통스러웠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의 건립과 더불어 얻어맞는 역사는 마침표를 찍었는데 1980년대부터는 또다시 서양을 따라배우는 바람이 불었다.

 

서비스업만 보더라도 “고객은 영원히 하느님이다(顾客永远是上帝)"라는 서양에서 전해온 개념이 보급되었고, 미국에서 나왔다는 2조항 규정도 널리 퍼졌다.

 

“1. 손님은 영원히 정확하다.
 2. 이의가 있으면 1조를 다시 보라.”

 

헌데 열심히 30여 년을 배운 뒤에 개념의 원산지 미국에서 손님을 을로 여기는 사건들이 연달아 생겨난다. 요즘 국제적인 쟁론거리로 된 유나이티드 항공의 승객강제축출사건이나 아메리칸 항공의 승객 유모차 빼앗기 사건 등은 정말 진지하게 미국식 고객관, 서비스관념을 배웠던 사람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준다. 미국이라면 끔뻑 죽는 어떤 중국인들은 유나이티드 항공의 노조가 강성이어서 그렇게 행동했고 회사도 직원을 처벌하지 못한다고 변호했다. 숭미를 하면 머저리가 된다는 이치를 다시 한 번 증명해준 셈이다.

 

중국의 마오쩌둥(모택동) 주석은 1960년대에 고작 수십 년 역사를 가진 사회주의의 약점들을 지적하면서 수백 년 역사를 가진 자본주의의 성숙도와 상대적인 안정성을 얕보아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자본주의사회가 봉건사회보다 훨씬 진보했고 역사적으로 정면역할도 꽤나 했었다. 그런데 50여 년 뒤의 오늘의 중국에서 세계를 두루 살펴보면 자본주의 국가들에게 배울 게 뭔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고, 갈수록 선거가 코미디로 변하는 추세대로는 자본주의국가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물음표를 던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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