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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일침316] 북과 같은 고슴도치에게 치명적인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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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민
기사입력 2017-08-16

 

▲ 호랑이를 이긴 고슴도치     © 자주시보

 

▲ 고슴도치 가시에 코등을 찔려 눈물을 흘리며 항복하는 호랑이     © 자주시보

 

▲ 호랑이와 고슴도치의 싸움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곰과 멧돼지     © 자주시보

 

최근에 어떤 분이 인터넷을 통해 조선(북한)의 아동영화(애니메이션) 《호랑이를 이긴 고슴도치》를 보고 나름 판단했다. 고슴도치는 북을 가리키고 호랑이는 미국을 상징하며 여우는 일본이나 한국을 빗대고 곰은 러시아, 멧돼지는 중국을 의미한다고. 

잘 아는 아동영화지만 그렇게 추측해본 적 없는 필자로서는 약간 놀랐고, 이남사람의 그런 판단 또한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인한 정보부족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2010년 6월 중순에 발표한 “통일문화 만들어가며”의 26편 “수탉 물리친 나비의 슬기”(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5056)에서 필자는 중국 일부 네티즌들의 오해를 거들었다. 그들은 악역 수탉이 중국을 암시한다고 여겨 불쾌하다는 반향을 보였는데 그것은 지금 중화인민공화국의 지도가 닭모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김일성 장군이 그 동화를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던 항일무장투쟁시기 1930년대에 중화민국지도는 현재의 몽골국을 포함하여 나뭇잎모양이었다. 중국을 닭에 비길 아무런 이유도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어떤 것의 산생시기를 밝히면 공연한 오해나 지나친 해석의 허점을 알 수 있다. 

 

아동영화 《호랑이를 이긴 고슴도치》는 언제 나왔는가? 1984년이다. 그 무렵 조선과 중국, 소련 사이에 자질구레한 모순들이 존재하기는 했다만 전반적으로는 관계가 좋았고 공개적으로는 “영원한 친선”을 거듭 강조했으니 구태여 아동영화로 비꼴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조선은 수십 년 품을 들여 제작해온 《다람이와 고슴도치》에 대해서도 어느 배역이 누구를 의미한다는 외부의 해석을 부정했다.[“통일문화 만들어가며”의 6편 “아동영화는 아동영화다”(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0550)를 참조하시라] 그 영화 제작의 주역이 직접 기자에게 한 말이다. 

 

사실 조선은 일제 순사를 풍자하는 아동영화 《돼지순사》와 미군의 세균전에 맞서는 아동영화(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다만)를 찍은 적은 있어도 누굴 슬그머니 비꼬는 습관은 없다. 옛날에 일어난 일이라고 전제한 《호랑이를 이긴 고슴도치》는 《나비와 수탉》과 마찬가지로 약자라도 장점만 잘 발휘하면 강자를 이긴다는 주제의 작품으로서 조선에서는 흔한 내용이다. 

 

이번에 《호랑이를 이긴 고슴도치》를 다시 보다가 노래가 새로운 감명을 주었다. 호랑이가 가시 많은 고슴도치에게 찔려서 도망가는 대목에서 나온다. 

 

동산의 왕이라 뽐내던 호랑이 

꼼짝도 못하고 혼쌀이 나네 

도망치는 호랑이 저꼴 

어디까지 달려야 살가 

숨막히겠네 

 

예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가사가 연상을 불러왔다. 언젠가 본 우화인데, 신통히도 고슴도치가 강적을 이긴 다음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강적이 호랑이었던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만, 아무튼 고슴도치는 몸을 옹송그려 온통 가시투성이 상태로 적수를 찔러서 이겼다가 그만 교만해진다. 하여 다음에 여우던가 족제비던가와 마주쳤을 때에도 별 생각 없이 대뜸 몸을 옹송그려 가시투성이 모습을 만든다. 그런데 이번의 적수는 아가리로 물거나 발로 치려하지 않고 돌아서더니 엉덩이를 고슴도치덩어리에 대고 방귀를 뀐다. 고약한 냄새에 고슴도치는 숨이 막힐 지경이라 저도 모르게 몸을 쭉 편다. 그러자 적수는 고슴도치의 말랑한 배를 물어뜯어 죽인다. 

 

군사에서의 자위를 표방하면서 군력을 강화하는 한편 전국요새화를 실현한 조선을 가리켜 고슴도치에 비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조선이 직접적 타격에 견디는 능력과 반격하는 능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다. 따라서 반조선세력들의 제일 큰 바람인즉 고슴도치의 방어상태 해제이다. 

 

“폐쇄된 사회에서 사는 북한 사람”들을 위해 외부정보들을 들여보낸다는 작전이 실시된지는 오래고 근년에는 미국도 공개적으로 자금예산을 밝히면서 전면에 나섰다. 풍선, 드론, 라디오, USB메모리 등등 갖은 수단을 통해 조선에 정보들을 집어넣는다는데, 작전실시자들은 여우나 족제비의 방귀와 비슷한 효과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반대로 조선사람들은 “황색작전”을 엄청 경계하면서 마음의 탕개를 늦추지 않는 한편 적대세력의 사소한 움직임에도 강렬한 반응을 보인다. 조선을 100여 차 드나들던 한국계 캐나다 목사 임현수 씨가 억류되어 노동교화형에 언도된 것도 그런 차원에서 이해하는 게 맞겠다. 물밑접촉을 거쳐 캐나다 총리의 특사가 평양을 방문해 임 씨가 31개월 만에 풀려났는데, 이후에도 딴에는 진리와 진실을 전파한다고 자부하면서 조선 국경부근이나 조선 내부에서 걸러진 특정된 정보들을 퍼뜨리려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보이지 않는 싸움이 지금도 치열하거늘 이후에는 보다 은밀히 보다 격렬하게 진행될 것이다. 특히 한국에는 광신도들이 지천에 널렸으니까, “복음전파”라는 구실로 조선에 들어가는 사건이 명맥(?)을 이어갈 확률이 높다. “자국민 억류”에 반발하면서 “석방 촉구”하기에는 한국 정부도 쑥스러울 때가 있겠다. 

 

"황색작전“이 조선사람들의 시점으로 볼 때에는 가스와 마스크 혹은 방독면의 대결일 수 있다. 이후에도 볼거리가 풍성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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