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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일침 478] 80조원, 5000억 위안, 우마오당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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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6-01

 

며칠전 29일 가짜뉴스를 까밝힌 “오마이뉴스“의 글에서 "문재인이 김정은에 80조 줬다"는 소문을 보았다. 판문점 선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80조 주고 구걸한 거라고, 그 돈은 저번에 임종석 비서실장이 아랍에미리트 가서 받아온 거란다. 유튜브의 '개미애국방송'이라는 곳이 진원지로서 동영상이 거기서부터 카톡을 통해 퍼진다는 것이다.

이성적인 사람들은 속을 리 없는 주장이었으나, 어르신들에게는 통하는지 믿는 사람들이 꽤나 있단다. 그런 부실뉴스들이 6· 13지방선거에 영향을 끼친다면 제작자, 유포자들이 선거법위반이 아니겠나 싶다. 

 

필자가 주목한 건 설 자체보다 80조라는 수자였다. 그보다 며칠 앞서 한국 모 언론이 중국 단둥(단동)과 조선(북한) 사이의 교역이 활발하여 “대북 제재”에 구멍 났다고 아우성친 기사에 현지에서 떠돈다는 소문이 끼었는데, 시진핑 중국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5월 초순 다롄(대련) 회동에서 저리 대부금 인민폐 5천 억 위안(약 84조 원) 제공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이 소문은 홍콩에 거주하는 이른바 유명 “민주화 인사”의 입을 통해 중국 지도부가 김 위원장에게 5천억 위안(84조원)을 몰래 빌려줬다는 설로 진화하여 한 중화권 매체가 퍼뜨렸고, 다시 한국에 수입되었다.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생겼다는 헛소문들이 모두 80조원 대라는 건 흥미로운 현상이다. 5천억 위안이 정수(整數)이고 한화와의 환율 때문에 4조원 차이가 생겨나지 않았을까? 한국식 가짜뉴스 생산, 유통자들로서는 5천 억 위안이 80조원 설과 더불어 여론몰이에 써먹기 딱이다. 

환율은 요술사이다. 인민폐나 조선 원을 달러나 한화로 환산하면 접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인상이 실제 사용자들의 체감과 많이 다르기 마련이다. 실제구매력을 무시하고 메마른 수자만으로 변해버리면 나라의 경제형편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달러로 환산하여 표기하는 방식으로 일부 나라의 실력이 과소평가되는 것과 달리, 환율을 무시하여 어떤 수치를 늘이는 방식도 있다.

 

근년에 중국에서 “우마오당(五毛党오모당)”이라는 말이 퍼졌는데, 중국공산당과 중국 정부를 지지하는 댓글을 달면 1건 당 우마오(五毛)를 받는다는 설에서 나왔다. 인민폐는 펀(分푼, 우리말로는 전), 쟈오(角각), 위안(元원)으로 나뉘니 10펀이 1쟈오, 10쟈오가 1위안이다. 쟈오(角)를 입말로는 흔히 마오(毛)라고 하기에, 우마오는 50전이다. 확인되지 않았으나 소문이 외국에까지 수출되었다. 헌데 미국에서 “Fifty Cent Party”로 옮겨져 댓글 건당 수입이 6배 이상 늘어났다. 환율대로 계산해서 우마오를 8점 몇 센트로 옮기면 미국인들에게는 너무 적고도 복잡한 수자여서 충격력이 떨어질까 그랬나? 

한국 언론들이 중국을 다루는 기사에서 우마오당의 수입을 미국 주장대로 6배 늘여놓은 것 또한 굉장히 웃긴다. 

80조원이던 5천억 위안이던 우마오던 50센트이든 거짓은 어디까지나 거짓이고 거품이라 터지기 마련이다. 

거짓임을 번연히 알면서도 모종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거짓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가엾다. 거짓말을 하면 남의 머리를 속일 수는 있더라도 자신의 몸은 속이지 못한다고 한다. 몸이 거짓을 느낄 때 병집이 생겨서 건강을 해친다니까 성공한 거짓말은 달콤한 독약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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