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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이제는 진실을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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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금란 시인
기사입력 2018-10-19

▲ 제주토벌을 거부한 병사들의 호소문, 동아일보 1948년 11월 30일자에 실렸다 [사진출처-인터넷검색]     ©

 

이제는 진실을 말하자

               --여순항쟁 70주년을 기념하며

                              박금란

 

역사는 흘러 지워지는 것이 아니다

햇빛 받아 반짝이는 아침바다로

의로운 피 동백꽃잎에 배어들고

반동의 급소를 찌르는

단단한 차돌칼 무기가 되는 것이다

 

1948년 10월 19일

어둠이 깔리는 여수 신월리 14연대는

지창수 하사관 주도로

‘제주도 파병거부 병사위원회’ 항쟁의 나팔소리 울리며

‘동족을 상잔하는 제주도 출병 절대반대’

‘미국도 쏘련을 본받아 즉시 철퇴하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만세’ 구호를 내걸고

‘애국인민에게 고함

우리들은 조선인민의 아들 노동자 농민의 아들이다

우리는 우리의 사명이 국토를 방위하고 인민의 권리와

복리를 위해 생명을 바쳐야한다는 것을 잘 안다

우리는 제주도 애국인민을 무차별 학살하기 위하여

우리들을 출동시키려는 작전에 조선사람의 아들로서

조선동포를 학살하는 것을 거부하고 

조선인민의 복지를 위해 총궐기 하였다

1.동족상잔 결사반대      2.미군 즉시 철퇴‘

자주통일국가 건설을 위한 인민항쟁의 불길은

10월20일 3시경 순천을 접수하고

구례 곡성 남원 방면으로

벌교 보성 화순 방면으로

광양 하동 방면으로

빛화살 같이 번져나갔다

 

미국군사고문의 작전지휘로

항쟁의 마을들 불태워지고

‘손가락 총’이 지목하는 사람을 즉결총살을 했고

일본군 출신 김종원이 일본도를 들고

항쟁자들의 목을 잘랐다

10월 25일까지 죽어간 자만 1만1천131명

죄 있는 자들은 살고 죄 없는 자들만 죽어나갔다

이것이 미군정의 잔혹한 통치다

 

정의의 전쟁 여순항쟁이여

우리는 부끄럽게 70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미군을 몰아내지 못했다

반공으로 도배한 교과서로 언론으로 방송으로

백성을 세뇌시켜

우리민족의 뿌리가 어디인지 무엇인지 모르고

미국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는 잡초가 되어

몽매한 세월 허송 허송 보냈지만

그래도 진실을 밝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외로운 싸움 놓지 않았던

캐고 캐어 보석을 캐낸

여순항쟁 진실아 고맙다

여순항쟁은 이제 개선장군이 되어

우리 앞에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여수 만성리 해변 검은 모래 알알이 배어든

학살의 붉은 피

우리 가슴 속에서 결코 지울 수 없다

역사 속에서 보석 같이 빛나는 

영원한 투쟁으로 새겨져

너와 나를 일으켜 세워주고

여순항쟁이 가리키는 민족사랑 인민사랑

쪽지를 물고

신월리 앞바다를 힘차게 날아올라

역사에서 승리한 피의 언어로

통일의 탑을 쌓아가자

 

연좌제에 묶여

터트리지도 못한 슬픈 울음

끼룩끼룩 갈매기와 함께

통곡도 하고 이제는 말하자

여순항쟁의 진실을

신월리 앞바다가 기쁨의 눈물로 

넘실거리는

미군즉시철퇴 통일의 배를 띄우자

‘승인’이니 나발부는 

미제국주의 침략과 지배와 간섭의 주둥이에

철퇴를 가하자

고귀한 영령들이여

우리 힘을 합쳐 자주조국 안아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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