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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시] 약속 - 이창기동지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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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
기사입력 2018-11-18

 

▲ 2018년 연초, 국민주권연대 해오름제에서 통일의 노래 맞춰 신명나게 춤을 추는 이창기 기자     ©자주시보

 

<약속> 

-이창기 동지께-

 

형,

이창기 선배님,

홍치산 시인님. 

쓰시고픈 글이 많은데 

어떻게 가셨어요. 

하시고픈 이야기가 아직 많은데

부르고픈 하나된 내 나라 

고무찬양의 노래, 칭송의 가락

머리 속에 한가득일텐데

어떻게, 어떻게 눈 감으셨어요.

 

웃으셨잖아요, 별 거 아니라고.

내 몸은 내가 잘 안다고.

불과 얼마 전에도

어화둥둥 노래소리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셨잖아요. 

지난 주에도 우리는 

아이들 용돈이며 장 봐서 집에 가라고

찔러 준 돈으로 일용할 양식을 샀잖아요.

 

만나는 동지들 마다

안색이며 살림이며 

그렇게 잔소리하고 걱정하더니

자기 속 타들어 가는 것은 

왜 그렇게 몰랐는지

 

그렇게 온 밤 밝히며 글쓰지 말라고 했잖아요. 

병실로 들이닥쳐 핸드폰도 압수라고

뉴스도 보지말라고 으름장도 놓았는데,

기사 하나, 시 한 편

해뜰 때 까지 쓰고 쓰러져 잠드는 시간.

어쩌면 그 시간을 꼭 맞춰...

병석에서도 그렇게 밤을 밝히셨는지,

어쩌면 그 시간 이별을 통보하셨는지.

 

밤 새, 무슨 시를 쓰셨나요. 

고통으로 지샌 것이 아니라

분명히 멋들어진 대서사시를 

가슴 속에 한가득 쓰셨을텐데...

전개는 용맹하고 결말은 아름다운 서사시

마침표를 찍으며

살짝 웃으셨을텐데.

 

우리가 그 시대로, 그대로 

청사를 이어갈테니

이제 붓 놓으세요. 

그곳에서 그립고 존경한 분들 만나서

웃으시게요. 

이제 밤 밝혀 애간장 태우며

눈물로 시를 쓸 일은 없어요.

 

마르지않는 천지에 붓을 적셔

홍치산 동지,

동지가 쓰시던 글, 저희가 이어 씁니다. 

칠천만 더불어 씁니다. 

기쁨과 환호의 시,

평화와 번영의 노래. 

장구한 <홍익인간> <이민위천>의 역사서. 

승리의 대서사시.

 

동지여, 고맙습니다. 

편히, 편히 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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