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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일침 589] 법률전문가 정치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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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민
기사입력 2019-01-31

 

 

한국 남자들은 술자리에 모이면 군대이야기가 단골이라 한다. 병종과 기수를 따지면서 관계를 정하고 친분을 쌓는단다. 그런 모습을 중국에서는 보기 드물다. “신의 아들” 빼고는 다 군대에 가야 되는 한국과 달리 중국에는 군대복무경험자가 적어서이다. 1980년대 중반 덩샤오핑(등소평)이 군대가 너무 비대해졌다면서 100만 감군을 시작할 때에도 5~6백만 명 군대에 비해 인구는 8억이었으니 청년들이 군대에 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웠다. 지금 14억 가까운 인구에 군대정원이 200만을 좀 웃도는지라 군대경력자비례는 예전보다도 줄었다. 소학교부터 시작된 필자의 수백 명 동창생 가운데서 군대에 갔다 온 사람은 고작 2명이라, 모임에서 군대이야기가 나오더라도 맞장구치거나 반박하는 사람이 없어서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는다. 

 

헌데 동창생들 가운데서 군대경력자보다 더 희귀한 게 변호사다. 고작 1명. 지인들 가운데도 변호사가 별로 없고 사법계통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드물다. 변호사나 법관출신으로 특별히 유명해지고 재부를 쌓은 사람들은 전국적으로도 많지 않다. 정계에서 활약하는 사람은 더구나 없다. 중국 제도상 변호사나 법관 출신들이 크게 출세할 수 없기 때문이겠다. 그에 대한 불만으로, 대학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법률전문가 신분으로 자주 정부에 비판적인 정치적 주장을 펴서 이름난 사람들이 대중 사이에서의 이미지는 별로다. 

 

중국 일부 변호사들이 부러워하는 게 미국 변호사들이다. 미국 변호사 수입이 많은 거야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으나, 정계에 진출하여 활약하는 건 중국 변호사들로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미국 정치인 중 변호사출신비례를 제시하면서 부러워마지 않는 글을 본 적 있다. 

실제로는 미국보다 한국 정계 변호사 출신 정치인 비례가 더 높지 않을까 싶다. 계속 변호사로 일한 사람들 외에 검사, 판사였다가 변호사로 변신했던 사람들도 많고, 위로 올라 갈 수록 법률 밥을 먹었던 사람들의 비례가 높아진다. 현재 중앙과 지방정부, 여러 정당의 수장들 중 법률 밥을 먹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어찌 보면 기형적인 현상이 아니겠는가. 

 

1990년대 중반까지는 한국 정계 일선에서 뛰는 사람들의 직업이 비교적 다양했다. 2002년 대선이 인권변호사 출신 노무현 후보와 엘리트 법조인 이회창 후보의 대결구도를 이루면서부터 법률밥을 먹었던 사람들의 정계진출과 활약이 부쩍 늘었다고 기억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내내 사법계통과 껄끄러웠고, 순 변호사 출신과 법조계 기득권 출신 혹은 법조계 현역들의 불화 혹은 싸움은 그치지 않았을 뿐더러 점점 더 심해지는 양상이다. 지금은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 시장, 도지사 등이 존재하니 법률싸움도 한결 희한해진다. 법은 하나인데 해석은 각가지고 저마다 전문가이니까.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된 후, 현역 법관들이 아프리카에서도 대법원장을 구속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기자가 쓴 소설이 아니라 실제로 어느 법관이 그런 말을 했다면 그 볍률관이 놀랍다. 법조계의 높은 벼슬 경력이 면죄부로 된다면 법이 왜 존재하겠는가?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구속으로 한국이 들썩인다. 같은 증거를 놓고 여야 법률전문가들의 판단이 다르다. 한국 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하는 중국 유학생들이 머리가 어지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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