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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속에서도 결기를 내뿜으며 피어나는 꽃, 이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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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근
기사입력 2019-06-05

 

* 김수근 청년당 공동대표가 이창기 기자의 추모집을 읽고서 소회를 보내왔습니다. 이에 소개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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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기 선배는 굉장히 노골적인 사람이었고 거침없는 사람이었다는 생각과 함께 아무도 쉽게 건드리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것을 누구보다 태연하게 확신에 차서 이야기하고 행동했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창기가 된다는 것이 구호로만 될 수 없는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서로 이창기가 되기 위해, 그가 꿈꿨던 그 날을 11초라도 앞당기기 위해 헌신하고 자신의 몫을 다하려 결심하는 동지들의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얼마의 몫을 할 수 있을까?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만을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이 조국과 민족, 민중을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을 보았을 때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 배우거나 따라 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는 말이 추모집을 읽어가며 들었던 솔직한 심정입니다.

 

제가 운동이라는 것을 접하고 삶이 되면서 수없이 바보 과대표라는 시가 있다고 들어왔습니다. 읽어보진 않았고 홍치산이라는 시인과 함께 유명하다고만 들어왔습니다. 그러다 언젠가 홍치산이라는 시인이 이창기 기자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홍치산을 너무 특별하게 생각했던 것도 있고 이창기 기자를 몰랐던 것도 있고 그저 둘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가끔 지나치며 보게 된 이창기 기자를 보며 솔직히 저분이 기자가 맞나? 라는 의구심을 품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언젠가 한 번 우연히 지하철 안에서 이창기 선배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처음 인사를 드렸고 그게 이야기를 주고받은 마지막이었습니다. 선배는 한 번도 이야기 나눠본 적 없는 저를 보시고는 거침없이 노골적으로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같이 가는 구간이 얼마 안 되었던 것 같은데 선배는 하나라도 더 이야기 하고 싶어 안달이 나신 것 같았습니다. 그 때는 좀 당황했던 것 같고 짧은 순간이라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저에게는 참 신기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분은 뭘까? 라는 생각과 마지막으로 신신당부하던 말씀만 기억에 납니다. 항일운동 관련한 책을 봤냐고? 그 책 하나만 보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고 하시며 학습과 투쟁, 승리하는 방법부터 재정사업까지 모든 방법이 다 나와 있다고 보고 또 보라고 하며 말하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2013년 정도였을 거 같은데 저는 운동한 지 얼마 안 되어 그런 책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살고 있던 시기였는데 정말 그 책을 안 보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그 당시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창기 선배를 보며 어떻게 하면 생의 마지막까지 불타오를 수 있을까? 사람의 세포는 죽어가고 몸은 쇠약해지는데 점점 더 뜨겁게 타오르는 것이 과학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물질이 다 타도 더 뜨겁게 탈 수 있는 건 정신뿐이고 이창기 선배는 그런 정신과 신념을 가진 자주적인 사람이었고 진정한 혁명가였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되었습니다.

 

2000년에 <자주민보>를 창간했다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거의 20년 전에 만든 <자주민보>가 결국 2019년 평화번영통일시대를 선도하는구나. 20년 전에 오늘을 예감했을까? 오늘을 확신했을까? 조국과 민족의 미래를 보고 비전을 보고 승리를 보는 놀라운 통찰력과 추진력은 어디서 나왔을까? 저에게는 그저 의문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20년 후 세상은 어떨까? 2039년은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이창기 선배가 있다면 어떤 비전으로 또 열변을 토하셨을까? 제대로 20년 후를 예감한다면 지금도 감옥에 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20년 후를 준비하는 <2000년도의 자주민보> 같은 폭주기관차가 되어야 하는 걸까? 고민해보았습니다.

 

이창기 선배는 앞을 내다보았고 적을 철저하게 분석했으며 일격을 날렸고 예상된 반격에 굴하지 않고 정면 돌파해 나아간 폭주기관차 같아 보입니다. 크게 보고 길게 보고 넓게 전선을 쳐서 최후의 승리로 나아가는 타고난 전략가, 분석가, 싸움꾼 같습니다.

 

그러한 이창기 선배의 정신이 수백 수천의 이창기를 만들고 선배가 뚫어놓은 철길을 따라 더 힘차게 달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또 이창기 선배는 어떻게 사람이 변함없이 한결같을까? 스무 살 때 모습 그대로인 유일한 사람. 마치 조국통일이라는 종착역을 향해 달리는 기차처럼 정차하거나 탈선 한 번 하지 않고 우직하게 달리며 점점 더 속도를 높이는 사람. 언제나 정 많고 푸근한 무궁화호 같은 사람인데 나중에는 KTX보다 더 빨리 달리는 무궁화호 같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결같을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람됨이 바르고 그 지향이 옳으면 더 깊어지면 될 뿐 변화할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많은 변화가 필요한 저를 돌아보며 사람이 잘 커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순간에도 방북취재를 하고자 했던 모습을 보며 이창기 선배에게 평양은 어떤 곳이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창기 선배가 평양을 지나 백두산을 오른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제가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는 비교하기도 힘들 것 같습니다. 평양과 백두산 기행을 준비하는 이 시기에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사업을 만들어야 할까 고민되었습니다. 이창기 선배의 간절함을 조금이라도 담아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었고 이창기가 되어 방북 신청을 하고 기필코 뚫어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지애가 넘치는 이창기 선배.

특히 청년학생들을 진심으로 챙기고 응원하는 마음은 후대사랑이라는 것으로만 설명할 수 있을까? 스스로가 청년학생이 아니었을까? 청년생처럼 생각하고 학습하고 실천하며 언제나 즐겁고 유쾌하게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피 끓는 청춘이기에 항상 청년학생으로 산 것이 아닐까? 그 마음알기에 항상 옆에서 함께한 것이 아닐까? 이창기가 한 명 더 있었다면 한 명은 대학생으로 살았을 것 같습니다. 쉰이 넘어서도 학생 운동하는 사람. 이창기 학생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11초도 우리 민족에서 눈을 떼지 않고 더 빨리 알려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밤을 지새우고 단순한 전달을 넘어 왜곡된 세상에 올바른 인식을 주기 위해 이면의 내용까지 분석하고 작은 부분까지 사실에 기초하여 서술하고 친절하게 다정다감하게 매력적으로 설명해주는 기자. 우리 민족에 대한 조금의 오해나 불신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민족과 통일 앞에 철저한 자세가 느껴지는 기사들.

 

그리고 어떤 기사는 마치 시처럼 섬세하고 감성적인 부분까지 파악하는 것을 보며 사람을 좋아하고 챙기는 것이 일상이던 선배의 모습이 기사에도 드러나고 딱딱하기만 한 기사들과 달리 인간적이고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북 만화영화 소년장수 87편을 모두 보고 기사를 썼다는 것을 보며 많이 놀랐습니다. 뭐 하나 대충하는 것이 없고 한 편을 써도 완전무결한 기사를 쓰려는 자세는 어떻게 따라 배울 수 있을까 싶습니다. 민중을 위해 완전무결하게 일을 해내는 최고의 일꾼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추모집을 덮으며 이창기라는 인간은 어떤 사회적 존재였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인간을 사랑하고 만인을 사랑할 수 있어서 기뻤고 환희에 찼던 사람. 만인에게 닿을 만큼의 향기가 나고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사람. 사람이 아니라 꽃이었던 것 같습니다. 향기를 넘어 눈보라 속에서도 결기를 내뿜으며 피어나는 꽃. 절대 지지 않는 꽃. 조국통일의 꽃 이창기. 그 꽃이 피었기에 결국 봄이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름답게 피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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