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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발등에 북한, 이란 불똥이 떨어져

미국은 북한─이란 대미공동전선 구축 저지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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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재미동포
기사입력 2020-01-10

 

성탄절 선물에 이어 새해 선물 소동으로 발 뻗고 잠잘 수 없었던 서울, 동경, 워싱턴이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잠을 청할 수 있게 됐다. 이들 여러 도시에서 북의 미사일 낙하 오보와 경보기 오작동까지 벌어지는 걸 보면 얼마나 불안에 떨고 있었나를 짐작게 하고 남는다. 동경에서는 한 주요 언론 매체가 북의 미사일이 일본 영해에 떨어졌다는 오보를 내보냈다. 한편, 서울 근교 동두천 미군기지에서도 성탄 전야에 경보기 오작동으로 미군들이 대피 소동을 벌려야 했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한 편의 희극이다. 딱 1년 전, 하와이에서 경보기 오작동으로 북의 미사일 공격이라며 방공호를 향해 ‘걸음아 나 살려라’고 뜀박질 쳤던 일을 연상케 한다. 

 

이번 선물 소동은 미 본토 전체가 북의 사정권에 놓여있어 불안하다는 것을 절감케 한 계기가 됐다. ‘연말 시한’을 의식해선 듯 미 여야의원들이 평화적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지 ‘화염과 분노’의 시대로 복귀해선 안 된다는 간곡한 편지를 트럼프에게 보냈다. 또한 중동 패권에 장애물이라는 이유로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암살한 미국은 이란의 보복 다짐에 직면하게 됐다. 미 의회는 의회 승인 없는 이란과의 전쟁 금지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보복의 악순환이 우려된다. 트럼프의 무모한 일방적인 ‘이란 핵협정’ 탈퇴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도발은 시간 문제가 돼왔다. 

 

일단 솔레이마니 장군 암살로 일시적 쾌감은 느낄 수 있었을 테지만 실제론 잃는 게 너무 많다. 이란을 잡으려다 이라크까지 놓칠 우를 범할 수도 있다.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격’이라 하면 제격일 것 같다. 이란 북한은 불량국가로 <악의 축>이고 <동네북>이라는 인식이 깊이 미국 사람의 뇌리에 박혀있다. 그래서 미국은 무슨 짓을 해도 괜찮고 옳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의도적으로 ‘연말 시한’을 무시한 미국의 의도는 북측의 성탄 및 새해 선물을 유인하기 위해서일 것 같다. 북측 선물을 빙자해 대대적 무력시위로 미국이 북에 아주 강하다는 이미지를 보여줄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연말 시한’을 맞아 미국은 무력시위와 대화, 강온 양면 전략을 수립한 것 같다. 온갖 최첨단 정보탐지자산을 서울로 끌고 가 북녘 감시를 강화하는 동시에 첨단 폭격기까지 배치했다. 뭔가 북의 발사 징조가 보이기만 하면 대대적으로 무력시위를 벌일 만반의 준비를 완료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비건 부장관이 서울로 급히 가 북을 향해 대화의 손짓을 해댔다. 북측은 비건의 대화 타령은 일단 ‘연말 시한’을 넘기고 보자는 여론몰이 선전술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무시해버렸다. 비건은 스웨덴 실무회담 (10/5/19)에서도 빈손으로 나타나 말장난으로 일관했던 전례가 있어서일 것이다. 

 

조선노동당 중앙위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12/28-31)가 끝났다. 이번 회의에서 북측이 채택한 ‘새로운 길’이란 바로 “정면돌파전”으로 밝혀졌다. 가장 핵심적 결의사항은 ∆미국의 적대정책이 존속하는 한 한반도 비핵화는 종말을 고하게 된다.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는 어떤 장애 난관도 ‘정면돌파전’으로 뚫고 나간다 등이다. 쉽게 말하면 그냥 주저앉아 기다리자는 게 아니라 제기되는 어떤 난관도 정면돌파로 뚫어내겠다는 비장한 결의가 응축된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밝혀진 “새로운 무기를 곧 선보이게 될 것”이라는 대목은 미국을 분명히 불안케 할 뿐 아니라 미국의 변화를 촉구하는 경고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에스퍼 미 국방부장관은 북미 대화가 우선이나, 도발하면 응징이 따른다고 했다. 또, 그는 봄철 한미합동훈련도 북의 행동에 따라 재개가 검토 될 수 있다고 했다. 실권도 없는 허수아비에 불과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미 국방장관의 말을 흉내 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의원 일부가 제재 일변도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중·러가 제재 일부 해제와 남북 협력 문제를 유엔에 안건으로 제기했다. 한반도 문제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한편,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북이 평화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한 걸음 더 나가서 “김정은위원장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했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치켜세우고 사랑에 빠졌다는 트럼프를 평가하게 될 결정적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핵미사일 발사 유예의 현 상태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트럼프는 평가하는 것 같다. 틈만 나면 이걸 큰 외교 업적이라고 자랑하니 말이다. 그러나 적대 정책 분쇄를 정면돌파해야 하는 북측이 손 놓고 기다릴 이유가 없다. 트럼프가 최후통첩 ‘연말 시한’을 지키지 못한 건 큰 실책이다. 물론 신뢰에도 큰 상처를  남겼다. 제재를 강화하면서 ‘빅딜’을 외치고 ‘선 비핵화’ 나팔을 불어대는 건 대화를 회피하려는 못된 수법이다. 연말연시를 기해 대대적 무력시위로 힘자랑을 하려고 꿈꿨으나 돌연 북측이 “정면돌파전”의 길로 방향을 틀자 실의에 빠진 미국은 씁쓸하게 됐다. 장전됐던 화살이 결국 이란으로 날아갔다. 수비대장 솔레이마니 장군이 암살됐다. 이라크의 주권은 없었다.

 

탄핵이라는 난파선에 매달린 트럼프와 범죄혐의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네탄야후 이스라엘 수상을 구제하기 위해 살인 사건을 벌렸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일반적으로 전쟁은 재선 후보에게 아주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와 다르다. 전쟁을 연속적으로 치렀고 지금도 치루는 중이라 미 국민은 전쟁 증오 공포가 대단하다. 암살 소식이 전해지자 미 평화단체와 시민들은 90개 도시에서 이란 침략 반대 시위를 가열차게 벌였다. 미 의회가 전쟁을 반대하고 나섰다. 그러나 수천 명 미 정예군이 중동으로 급파되고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이란핵협정’을 폐기한 바로 장본인 트럼프가 이란을 침략하기에는 명분이 서질 않는다. 

 

미국의 ‘앞잡이’로 널리 알려진 이라크 의회가 미군 철수를 가결 (1/5)했다. 참으로 놀라운 현상이다. 이라크 이란 시민들의 반미 구호가 하늘을 찌른다. 이에 화난 트럼프는 수십억 달러나 들어간 미 공군기지 값을 지불하지 않으면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미 국방성과 이라크 주둔 미군은 철수란 어림도 없다며 오리발을 내민다. 서울 국회의원들은 미국의 시녀로 널리 알려진 이라크 의회가 미군 철수 가결을 했다는 사실을 죽어도 믿지 않을 것이다. 혹시나 믿는 의원이 있다면 아마 기절해서 일어서지도 못할 게 뻔하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지금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건 북한─이란 대미 공동전선 구축이다. 분리해 각개격파가 최선이긴 하나, 실은 둘 다 버거운 상대다. 하나도 어려운 데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치른다는 건 미국으로선 상상키 어렵다. 미-이란 대결 긴장 고조는 한반도 비핵 평화를 오히려 촉진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이란에는 무력을 통한 강경책을, 북한에는 대화를 통한 비핵 평화에 성과를 내서 호전광보다 평화애호가라는 이미지를 재선 운동에 활용하려 할 것이다. 북미 간엔 핵미사일 동결이 우선 1차적으로 가능하다. 동시에 남북 간 교류 협력에 미국은 훼방을 놀아선 안 된다. 이건 반미의 핵심 요인이다. 전쟁에 불을 댕겨 대선 승리를 노릴 게 아니라 북미 핵 담판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면 재선 성공은 ‘받아 놓은 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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