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트럼프의 허언증, 진실은 무엇인가

가 -가 +

이세춘
기사입력 2020-05-09

<평화이음>이 월간 '민족과 통일' 5월호를 발간했다.

우리사회와 한반도 정세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소개한다. (편집자 주) 

 


 

트럼프의 허언증, 진실은 무엇인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뜬금없이 김정은 위원장의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최근에 받았고 좋은 내용이었다, 북과 미국은 잘 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하루 만에 북은 최근 편지를 보낸 적이 없다면서 정상들 사이의 문제는 “아무 때나 여담 삼아 꺼내는 이야기꺼리가 아니며 더욱이 이기적인 목적에 이용되면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북미 정상 간 친서는 3월 20일경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낸 것이다. 여기에는 코로나19 방역에 협조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한다. 북에는 코로나19 환자가 없으며 예방조치도 비교적 잘 되고 있다. 미국이 협조할 수 있는 건 인도적 분야의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것이다. 그런 걸 가지고 친서를 보낼 이유는 없다. 대부분 짐작하듯 실제 친서에는 북에 대한 ‘특수한’ 요청이 있었을 것이다. 북의 거듭된 단거리 미사일 발사 훈련에 대해 묵인할 테니 제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이나 핵실험은 하지 말아달라는 요청 말이다. 

 

정말 이상한 일이다. 북이 미사일을 쏘거나 핵실험 징후를 보이면 미국이 그동안 그랬듯 단호히 응징하겠다고 경고하면 그만이다. 국방부나 국무부가 원래 하는 일이 그런 것 아니었나? 전략폭격기로 무력시위를 하고 항공모함을 파견해 북을 위협할 수도 있고, 대북제재를 강화해 북을 압박할 수도 있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하지 않고 거꾸로 친서를 보내 웃음거리가 되는가. 세상이 다 아는 얘기지만 북한이 더 강력한 반격을 할 경우 미국이 감당할 수 없어서다. 미국의 처지가 가련하게 됐다. 

 

어쨌든 편지라는 게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것도 있는 법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답장을 받지 못했다. 이것도 망신이다. 그러니 트럼프 대통령이 은근슬쩍 답장을 받은 것처럼 말을 흘린 것 아닐까? 그런데 미국이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 북은 최고지도자의 권위를 절대적으로 생각하는 나라다. 이런 식의 거짓말은 애교로 넘어갈 수 있는 게 아니다. 미국은 사태수습을 위해 북에 뭔가 크게 양보해야 할 것이다. 원래 문제를 직면하지 않고 회피하면 일을 키우게 되어 있다. 

 

미국은 지금 한국의 총선 결과를 두고 신경이 곤두서있다. 해리스 주한미대사가 군사기밀 유출 논란을 일으키며 한국 공군에 인도된 글로벌호크 사진을 공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만약 문재인 정부가 총선 압승에 힘입어 남북교류협력에 나서면 낭패다. 지금 미국은 남북관계를 통제할 힘이 많지 않다. 문재인 정부를 가까스로 틀어막는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총선 승리 축하 전화를 걸어 30분이나 통화했다는데 아마도 이런 얘기까지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는 정말 남북교류협력에 나설까?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기는 했지만 미국의 통제에서 벗어날 정도의 의지를 키웠을지는 의문이다. 총선 직후 국가보안법 이야기가 회자되자 서둘러 진화하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배짱이 부족하다. 

 

하지만 코로나19 비상시국에 근본적인 인식 전환을 해야 한다. 지금 세계는 이미 대공황에 진입했다. 한국의 경우 IMF 사태를 능가하는 경제대란이 발생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소외계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 그렇다고 사회안전망 구축이나 복지 확대를 주장해봐야 한계가 있다. IMF 사태 때도 정리해고 반대를 이야기했지만 나라 경제가 거덜 나는 판에 소외계층이나 사회적 약자를 배려할 여유는 없었다. 물론 이런 기회를 활용해 이익을 챙기는 기득권세력도 있다. 이에 맞서 기층 민중의 생존권을 지키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고 했다. 시야를 넓혀서 경제 위기를 근본적으로 타개할 방안을 찾아보자. 

 

대공황에 대비해 각국은 2가지 흐름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나는 재난지원금의 형태로 국민에게 돈을 풀고 있다. 기본소득제 도입에 대해서도 논의가 풍부하다. 원래 공황이란 공급과잉과 수요부족에서 나온다. 공황을 해결하려면 생산량을 줄이고 수요를 늘려야 한다. 공황 시기에 많은 기업들이 파산하면서 생산량은 자연적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노동자들도 대거 해고되면서 수요가 따라서 줄어든다. 때문에 정부에서 국민에게 돈을 풀어 수요를 높이려는 것이다. 하지만 기본소득제가 근본적 해법이 될지는 의문이다. 

 

다른 하나는 보호무역주의 등 자립경제, 블록경제가 강화되는 것이다. 중국, 유럽, 일본 등과 무역전쟁을 하고 있는 미국이 대표적이다. 미국뿐 아니라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무역량이 급감하고 있어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몰락이 전 세계적인 추세임을 알 수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세계 무역량이 무려 32%나 감소하고 내년에도 24% 반등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역대 최장기, 최대 규모 파국이었던 대공황 이후 최악이다. 이런 상황에 우리도 언제까지 높은 대외의존도를 유지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당장 내수경제 위주로 돌아서기도 쉽지 않다. 이런 때에 남북경제협력을 전면 개시하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출로를 열 수 있다. 

 

세계적인 비상 상황이다. 비상 상황에서는 우물쭈물하는 자가 죽는다. 하던 대로 해도 죽는다. 과감하고 신속한 결단이 필요하다. 답은 정해져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최신기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Copyright ⓒ 자주시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