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뉴욕타임스에 실린 북핵 수용 기고문, 시대의 절박한 요구 반영

- 작게+ 크게sns공유 더보기

이흥노 재미동포
기사입력 2022-10-20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언론 중 하나라고 평가되는 뉴욕타임스에 지난 13일(미국 현지 시각)에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핵 비확산 전문가 제프리 루이스 교수의 “북핵, 이제 눈감아야 할 때” 제목의 기고문이 실렸다. 북핵 수용 촉구 기고문이 권위 있는 미국 언론에 게재된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글은 무엇보다 한미의 반북, 반통일, 보수우익 세력들을 기절해 까무러치게 했을 걸로 짐작된다. 한편 진보개혁평화통일 세력은 늦은 감이 있다면서도 전폭 지지 환영하고 있다. 핵 전문가인 루이스 교수 주장의 핵심은 ‘∆지난 30년, 북핵 저지를 위해 취한 노력과 제재는 실패했다. ∆지금이야말로 북핵에 대한 사고의 전환, 즉 북핵 수용이 절박하다’라는 것이다. 

 

루이스 교수는 미국은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의 핵 보유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눈감아줬다면서 3년 전, 트럼프가 바로 이 접근법을 북핵 문제에 적용했다면 지금은 분명 딴 세상이 펼쳐지고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만 됐다면 긴장이 완화되고, 합리적 조치들이 마련되고, 건설적인 북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매우 아쉬워하고 있다. 무엇보다 제재 완화와 경제적 지원을 했다면 최소한 군축이 확보됐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걸 강조하고 있다. 이 정도의 성과만 얻어도 “북한이 핵무기를 비축하는 것보다 훨씬 더 바람직하다”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미국에도 꽤 많은 정치가, 학자, 전문가, 일반시민들이 루이스 교수와 비슷한 주장을 오래전부터 해오고는 있지만, 보수적 성격의 주요 언론매체의 의도적 무시로 빛을 볼 수 없다는 게 현실이다. 

 

이미 2019년 봄, 세계적 핵 과학자인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루이스 교수와 비슷한 주장을 해서 세인의 주목을 모았던 바 있다. 트럼프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변심하고서도 8개월이나 시치미를 떼고 천연덕스럽게 입을 다물고 있었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 나타난 트럼프가 준비된 선언문에 서명해야 할 마지막 순간에 판을 깨고 말았다. 볼턴에게 노란 봉투를 내밀고 악역을 맡게 한 트럼프는 자기의 뜻이 아니라 압력에 의해 불가피했다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트럼프는 “당장 준비된 선언문에 서명할 수도 있지만, 약속한 영변 외에 새로 발견된 핵기지들도 추가해야 한다는 걸 북측이 반대해 회담이 결렬됐다”라는 변명을 기자들 앞에 늘어놓고 베트남 정부가 마련한 축하연도 걷어차고 쏜살같이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트럼프의 무례한 외교적 작태를 보고 매우 실망한 나머지 헤커 박사는 ‘북핵 시설의 70~80%가 집중된 영변 핵단지 폐기 약속을 뿌리친 것은 적은 실수가 아니다’라며 퍽 안타까워했다. 그는 북한의 영변 핵단지와 여러 핵시설을 직접 시찰한 전 세계 유일무이한 미국 핵 전문가이다. 그래서 그는 다른 사람과 구별될 뿐만 아니라 그의 발언을 신뢰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미국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새로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문제의 핵시설은 정상회담을 준비하던 미국의 실무진조차 몰랐던 내용이다. 또한 회담장에서 미국이 불쑥 ‘리비아식’ 선제 핵폐기를 주장한 것은 1차 선언 위반일 뿐 아니라 의제에도 없는 도깨비 같은 소리다. ‘리비아식’이라면 애초에 북한이 회담에 응했을 리가 없다. 

 

미국이 난데없이 ‘리비아식 모델’을 들고나온 것은 트럼프가 변심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맞다. 동시에 의제에도 없는 수용 불가의 제안을 내민 것은 판을 깨자는 계략임이 확실해졌다. 북한도 즉시 기자회견을 열고 최선희 당시 외무성 부상 (현 외무상)은 “앞으로는 이렇게 좋은 조건과 기회는 영원히 없다”라고 선언했다. 최선희 외무상의 발언이 빈말이 아니라는 게 지금 밝혀지고 있다. 그래도 미련이 남아, 어렵사리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담을 주선했다. 그리고 2019년 10월 스톡홀름에서 북미 실무진 회담이 열렸다. 하지만 북한 실무진들은 미국의 똑같은 ‘선비핵화’ 복창에 그만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트럼프로부터 심한 모욕을 당하고도 그의 이중적 행각을 눈치조차 채지 못한 문 정권의 무능을 새삼 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남북 정상을 정면으로 배신한 주제에 트럼프는 ‘새 계산법’을 내놓으라는 북한 요구엔 말이 없고 오로지 대화의 손짓만 끈질기게 하다가 대선에서 패하고 사라졌다. 대화 제의에 북한이 반응하지 않자, 트럼프는 더 요란하게 대화 타령을 해댔다. 트럼프의 변절이 네오콘의 등쌀에 불가피한 현상이라며 감싸려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진보개혁 세력 중에도 있다. 그건 싱가포르 북미공동성명 하나만 보고 판단해서일 것 같다. 그의 산더미보다 더 큰 사기 비행을 들여다보지 않고 내린 결론인 것 같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전부터 한국은 미국의 ‘충견’이라는 인식하에 완전히 ‘호구’로 보고 있었다. 

 

비근한 예로, 트럼프는 2013년 대선 출마를 저울질할 때 지지자들 앞에서 미군 주둔비 전액을 부담케 하는 건 식은 죽 먹기보다 쉽다고 자랑했다. 그는 “주한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하면 3분 안에 한국은 납작 엎드려 살려달라고 빈다”라는 말을 했다. 이런 생각으로 그는 주한미군 철수를 줄곧 주창하곤 했었다. 트럼프는 남북 간 밀착을 틀어막기 위해 ‘일제통감부’라고 불리는 ‘한미워킹그룹’을 전격 창설했고, 실제로 물샐틈없이 남북을 완전히 꽉 틀어막았다. 

 

윤석열 정권은 반북 반통일, 대북 강경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미국의 핵항모를 동원한 한·미·일 군사훈련까지 해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높이며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향해 줄달음치고 있다. 

‘참수작전’까지 포함된 한미연합훈련 강행은 진짜 만병의 화근이다. 이것이 북한의 ‘핵무력 법제화’ 단행을 촉진한 배경으로 보인다. 핵법제화는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내외에 재천명하는 동시에 핵보유국의 책임과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것을 국제사회 앞에 약속하려는 걸로 풀이된다. 또, 북핵 폐기는 영원히 물 건너갔다는 걸 강조하려는 걸로 보인다. 북핵은 전적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이 만든 산물이다. 물론 거기에 기생해 부역했고 지금도 하는 대한민국도 북핵 책임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건 분명하다. 일각에서는 남북, 북미 관계 경색이 북핵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럼 북핵 문제가 없던 때에도 왜 관계가 경색됐을까에 대한 답을 해야 한다. 

 

우크라이나에 허수아비 젤렌스키를 대통령에 앉혀놓고 미러 대리전을 치르게 하는 게 미국이다. 전국을 붉은 피로 물든 폐허로 쑥대밭이 되고 무고한 수십만 명 시민이 흘린 피의 대가는 미국과 영국 전쟁 상인들이 먹고 배를 두들기며 노래를 불러댄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받는다’라는 우리 속담이 떠오른다. 세상이 변해서 이제는 일극 체제는 가버리고 다극 체제로 넘어갔다. 이번 유엔총회에서 처음으로 다극 제제의 시대라는 걸 절감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대리전을 통해 미국의 정체가 까밝혀졌고 미국 추종 일변도의 유럽이 각성하고 미국에 반기를 들기 시작하고 있다. 아직도 세상 물정에 눈먼 바이든은 북핵 재미를 더 볼 수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 

 

북한은 이번 기회에 결판을 내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불타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은 조만간 미국이 기절초풍하고 세상이 놀랄 초강력 최첨단 기술을 선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듣도 보도 못한 사상초월의 최신예 무기를 발사해서 미국의 안보에 구멍을 뻥 뚫어 최대 위기로 몰아갈 것이 거의 확실하다. 미국이 자기 안보를 챙기기 위해 방향을 틀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지경으로 몰리게 될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핵보유의 북한과 공생, 공존하는 데에 빨리 익숙해져야 한다. 

 

국민으로부터 버림받는 윤석열 정권은 ‘빨갱이 타령’. ‘종북 소동’으로 권력을 유지하던 군사정권 통치술을 답습하려는 시도를 즉시 접어야만 한다. 검찰 정권으로도 정권 유지에 한계를 느껴서인지 이제는 공안정국으로 들어섰다. 미운 놈은 종북이고 간첩으로 몰리는 판이다. 또한 국제외교도 연일 문제가 터진다. 일방적 미국 추종 외교로 왕따를 자처하고 있다. 한·미·일 삼각동맹을 사실상 완성하고 미국의 반중러 전선에 특공대로 뛰고 있다. 미중 대리전을 위해 대만에 한국군이 상륙할 자세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2의 젤렌스키가 돼서는 안 된다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URL 복사
x

PC버전

Copyright 자주시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