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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200] 전쟁 위기, 불안한 한미 군사 대비 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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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환 기자
기사입력 2022-10-26

1. 강대강 고조되는 한반도

 

한반도를 둘러싸고 연일 전쟁 위기를 높이는 소식이 들려온다. 한미연합훈련과 한·미·일 해상 훈련에 맞춰 북한이 다양한 미사일을 발사하더니, 얼마 전에는 최전방에서 한미와 북한이 서로 대규모 포사격 훈련을 하였다. 24일 새벽에는 서해에서 서로 상대의 함정이 경계선을 넘었다며 기관총과 다연장로켓포(방사포)를 위협 사격하는 일도 벌어졌다. 

 

남북은 서로 상대가 먼저 도발해서 맞대응했을 뿐이라며 명분을 내세운다. 예를 들어 지난 10월 6일 한·미·일 3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방어훈련을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이틀 전인 4일 일본 열도를 넘어간 북한 미사일을 명분으로 삼은 것이다. 북한 역시 10월 14일 390여 발의 포사격을 하면서 전날 있었던 남측의 포사격에 대한 대응조치라고 발표했다. 실제로 전날 주한미군이 다연장로켓포 사격훈련을 했다. 이처럼 남북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식으로 누가 먼저 ‘도발’을 했는지 따지고 있다. 

 

이 상황이 되기 전인 2018년 연이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남·북·미가 무엇을 약속했는지 돌아보자. 당시 3자는 전쟁 위기를 낮추기 위해 상대를 향한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4.27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내용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는 상대방에 대한 모든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는 것 등이다. 

 

또 6.12북미싱가포르공동성명 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선언했다. 

 

9.19군사분야합의서에서는 “쌍방은 상대방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 및 무력 증강 문제, 다양한 형태의 봉쇄 차단 및 항행 방해 문제, 상대방에 대한 정찰행위 중지 문제 등에 대해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하여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라고 명시했다. 

 

한편, 이 모든 것에 앞서서 북한은 2018년 4월 20일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열어 핵시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중단을 결정했다. 

 

그리고 최근 긴장 국면이 조성되기 전까지 북한은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중단 결정을 지켰다. 그러나 한미는 2019년 한미연합훈련 명칭을 ‘동맹 연습’으로 수정하고는 재개했다. 또한 한국은 막대한 돈을 들여 F-35, 글로벌호크를 비롯해 여러 첨단 무기를 미국에서 들여왔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BBC 코리아에 “북한이 굉장히 민감해하는 최첨단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와 F-35 스텔스 전투기 등 미국산 무기 도입 역시”, “북한 입장에서 보면 (9.19군사분야) 합의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북 전단 살포도 정부의 묵인 아래 계속했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고, 북한이 비핵화와 핵시험장 폐기, 시험 중단에 합의했다”라고 자랑했다. 

 

이처럼 그동안 남·북·미 합의를 북한은 지켰지만 한미는 지키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이번 위기 고조 과정에서도 한미의 군사행동 때문에 맞대응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2. 문제가 드러난 한미 군사 준비 태세

 

한·미·일과 북한이 강대강 군사 대치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한국과 미국의 군사 준비 태세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1) 현무-2C 강릉 타격

 

정부는 우리 군이 보유한 미사일 현무를 굉장한 위력이 있다며 자랑했다. 서울경제는 10월 1일 국군의 날 보도 제목을 아예 「北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한국형 ‘괴물미사일’ 공개됐다」라며 극찬했다. 

 

그런데 이 미사일이 오작동하였다.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에 대응한다며 동해안에서 동해 쪽으로 현무-2C를 발사했는데 이게 동쪽으로 10초간 날아가다 갑자기 방향을 반대로 바꿔 서쪽으로 날아가 군부대 안에 추락한 것이다. 다행히 탄두가 폭발하지 않았고, 군부대 안에 떨어져서 피해가 적었는데 만에 하나 도심지에 떨어졌다면 대형 참사가 발생할 뻔했다. 

 

나아가 당시 함께 발사한 에이태킴스 2발 가운데 한 발을 추적하지 못해 어디로 날아갔는지 파악하지 못하는 사고가 있었음이 나중에 드러났다. 비행 도중 추적 신호가 끊겼다고 한다. 

 

군에서는 인명피해가 없다며 어떻게든 덮고 넘어가려 하는데 이번 사건은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만약 현무 미사일과 에이태킴스가 우리 영토가 아닌 북한 영토로 날아갔다면 어떻게 됐을까? 물론 군에서는 북한에 실수나 사고라고 해명할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이를 그대로 수용할까? 북한 입장에서는 이게 의도한 공격인지 사고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동안 한미가 북한을 적으로 대하며 군사행동을 했던 점을 고려하면 의도한 공격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1999년 5월 7일 코소보 전쟁 과정에서 미국이 유고슬라비아 중국 대사관을 폭격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미국은 오폭이었다고 사과했고 중국은 450만 달러의 피해 보상금을 받고 넘어갔다. 대사관 공격은 그 나라 영토 공격이나 마찬가지임에도 중국은 상응하는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당시 중국과는 전혀 다른 대응을 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 제정한 핵무력법에 따라 북한 땅에 미사일이 날아온 즉시 핵공격으로 반격할 가능성이 높다. 즉, 곧바로 전면전이 발발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번에 현무 미사일 사고가 한국 땅 안에서 끝난 게 천만다행인 셈이다. 

 

군사전문가 김종대 전 국회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현무 미사일이 그나마 한국이 가진 무기 중 북한에 대항할 수 있는 미사일인데 사고가 났으니 전수조사해야 하고, 그 사이에 미사일을 쏠 수 없는 기간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고 개탄했다. 

 

현무나 에이태킴스만 문제가 아니다. 지난 10월 24일 안규백 의원은 북한의 다연장로켓포에 대응할 국군의 다연장로켓포인 K-239 천무의 추가 양산 예산이 정부 예산안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천무는 기존 노후 무기인 구룡을 대체할 무기인데 2026년에야 대체를 완료할 예정이다. 구룡은 작년 기술검사에서 18문 가운데 17문이 운용 불가 판정을 받을 정도로 낡았다. 또 미국에서 도입한 다연장로켓포인 MLRS도 상당수가 기준 수명인 25년을 넘겼다고 한다. 

 

미국이 자랑하는 F-35도 문제가 많다. 지난 10월 19일 미국 유타주 힐 공군기지로 돌아가던 F-35A 전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로 발생한 화재가 유타주 전역에서 목격될 정도로 컸다고 한다. 문제는 F-35 사고가 상당히 잦다는 것이다. 지난 1월에도 미 해군 소속 F-35C 전투기가 남중국해에서 훈련하다가 항공모함에 추락했고, 한국군이 운용하는 F-35도 착륙장치가 고장 나 동체로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심지어 F-35 기관포에 결함이 있어 실탄 사격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현재 한국은 F-35A를 도입한 지 4년 6개월이 지났지만 기관포 실탄이 한 발도 없는 실정이다. 

 

▲ 유타주 F-35A 추락 사고 장면.     

 

▲ F-35C가 항공모함에 추락하는 영상.     

 

미국을 대표하는 무인기 글로벌호크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글로벌호크를 대당 2천억 원에 들여왔는데 1년 정비비가 1대 값과 맞먹으면서 실제 가동률이 50%에 불과한 형편이다. 또한 정찰 임무에 핵심적인 부분에서 매년 20여 건씩 고장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헤리티지 재단은 ‘2023 미 군사력 지수’ 보고서에서 미군 태세가 ‘약함’ 상태라고 평가했으며 특히 공군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의 준비 태세’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강함’ 등급을 받은 핵무기에 관해서도 “노후화되면서 운반 시스템과 탄두 신뢰성이 위험에 처해 있다”라고 경고했다. 종합적으로 “미군은 두 곳에서 대규모 전쟁을 동시에 처리하기에 역부족인 상태”라는 것이다. 

 

한편 현무 미사일 사고를 처리하는 군 당국의 문제도 심각하다. 사고가 발생해 지역 주민 속에서 난리가 났는데 밤새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고 정상적인 훈련인 것처럼 속인 것이다. 언론도 이미 사고 소식을 알면서 군에서 보도유예를 요청했다는 이유로 정상적인 훈련이라는 거짓 보도만 내보냈다. 또 야당 의원들이 현장 방문을 하려고 하자 군은 문에 쇠사슬을 감고 못 들어가게 막아버렸다. 

 

나중에야 현장 확인 결과 단순히 골프장에 탄두가 떨어진 걸로 끝이 아니었고 미사일 추진체는 유류 저장고 옆에 떨어져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음이 드러났다. 

 

이런 군 당국의 행태는 국민의 불안과 의심을 키워 국민의 일치단결을 해치며 군 사기도 떨어뜨려 전반적 군사력을 약화한다. 

 

2) 9.19군사합의 파기 주장

 

정부·여당 일각에서 9.19군사합의를 파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볼 때 과연 합리적인 주장인지 의문이다. 

 

9.19군사합의에는 남북 모두 공통으로 지켜야 할 충돌 방지 조치가 담겨 있다. 당시에도 적폐 세력은 9.19군사합의가 국군의 손발을 묶어놓는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문재인 정부는 북한군도 똑같이 제약받기 때문에 우리만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남북이 동일한 제약을 받는다고 해서 똑같이 손해를 보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미사일 100개를 가진 나라와 10개를 가진 나라가 서로 미사일을 쏘지 않기로 약속하면 미사일 100개 가진 나라가 손해며 10개 가진 나라가 이익이다. 즉, 서로 적대적 군사행동을 하지 않기로 약속하면 군사력이 강한 쪽이 손해며, 약한 쪽은 이익을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남북은 군사력 측면에서 누가 강자고 누가 약자일까? 

 

지난해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이 세계 6위 군사 강국으로 도약했다고 자랑했다. 미국에서 분석하는 2021 세계 군사력(GFP) 지수에 따른 평가다. 여기서 북한은 28위로 평가했다. 이전 정부들도 자체 군사력 비교를 했지만 모두 한국이 북한을 앞선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북한의 핵무기를 제외한 결과다. 

 

2021년 10월 31일 자 중앙일보 보도 「한국 6위, 북한 28위라는 군사력 격차…핵무기 계산 안했다?」는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사항을 빠뜨렸다. 핵무기다. GFP 지표와 정부의 군사력 평가 모두 북한군 핵무기 능력은 검토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하며 “하늘을 덮는 강철비에 핵무기 하나 섞여 날아오고 한·미 연합군이 이걸 놓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북한에서 자취를 감춘 잠수함이 한반도 인근 바다에 숨어있다 며칠 뒤 갑자기 떠올라 핵무기를 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우려했다. 

 

핵무기는 전쟁의 양상을 바꾸는 결정적 무기다. 이런 무기는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전쟁에 영향을 주는데 북한은 이 핵무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 가장 먼저 사용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우리로서는 전쟁이 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는 게 절박하다. 그런 면에서 전쟁 위험을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다면 9.19군사합의를 어떻게든 지켜야 하는 게 상식적인 결론이다. 

 

지난 10월 8일 자 노컷뉴스 보도 「9.19 군사합의 파기도 만지작…최후 안전핀마저 뽑히나」는 “북한이 최근 전술핵 선제 사용을 공언하고 법제화한 것은 재래식 국지전이 곧바로 핵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재래전과 핵전의 경계가 희미해진 가운데 그나마 작은 칸막이 역할을 했던 9.19합의마저 제거될 경우 예상 가능한 참상이다”라고 하며 9.19군사합의 파기는 “우리 국익을 해치는 자해적 결과가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지금 윤석열 정부와 국힘당은 반대로 가고 있다. 

 

10월 4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도발 강도를 봐가면서 9.19남북군사합의 효율성을 검토할 것”이라며 합의 파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10월 7일 정진석 국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만일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우리는 마땅히 9.19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10월 7일 “아주 특단의 사정이 없는 상태에서 9.19군사합의를 포함해 합의를 깨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9.19합의 백지화 등 구체적 사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하였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도 “아직은 9.19군사합의의 실효성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미리 말씀드리기는 좀 어려운 것 같다”라며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이처럼 9.19군사합의를 두고 정부·여당 내부 의견이 갈리면서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월 14일 출근길 기자 문답에서 북한이 “정치공세와 대남 적화통일을 위한 심리전”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런데 정작 윤석열 정부가 여기에 충실히 호응, 반응해 주고 있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9.19군사합의 파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10월 15일 자 미국의소리(VOA) 보도 「미 전문가들 “북한,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한국 파기 선언은 역효과 낼 것”」에는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국장 등 여러 미국 전문가들이 9.19군사합의를 파기하면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므로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된다는 주장이 실렸다. 이게 오히려 정세를 객관적으로 보는 측면이 있다. 

 

3) 북한군에 대한 정보력

 

북한이 얼마 전 전투기 150대를 동시에 띄우는 대규모 공군 훈련을 했다. 그러자 군 당국은 실제로는 100대 안팎이었다, 훈련 도중 추락한 전투기가 있다, 일부는 근처 비행장에 급히 착륙하거나 아예 이륙도 못 한 전투기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 국내 언론은 북한이 공개한 훈련 사진이 조작됐다는 해외 전문가들의 분석을 비중 있게 실었다. 결과적으로 북한 전투기에 많은 문제가 있고 공군 훈련도 별것 아니며 우리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북한군의 진짜 군사력과 약점을 파악하고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간 워낙 북한군에 대한 잘못된 분석들이 많아서 이번에도 과연 군 당국이나 전문가들의 분석이 맞을지 의문이 든다. 예를 들어 2012년 4월 15일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첫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두고 종이로 만든 모형이었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5년 후 북한이 실제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더 이상 종이 모형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군사 분야는 아니지만 북한의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이 총살당했다는 보도를 국내 판매 부수 1위라는 조선일보가 2013년 8월에 했다가 5년 만에 현송월 단장이 살아서 나타나는 바람에 오보로 판명된 적도 있었다. 대북 정보가 이 정도로 엉터리다. 

 

20년쯤 전인 2003년 3월 2일 동해에서 북한을 감시하던 미군 정찰기 RC-135S 근처로 북한군 미그 전투기 4대가 접근한 사건이 있었다. 이들은 정찰기에 15미터까지 접근했으며 그중 한 전투기의 조종사가 손짓으로 떠나라는 신호를 보내는 장면이 영상으로 촬영되어 공개되기도 했다. 정찰기가 수신호를 따르지 않자 다른 한 대의 전투기가 레이더를 조준해 사격 전 단계 행동을 취했다. 이에 기겁한 미군 정찰기는 즉각 임무 수행을 중단하고 일본 가데나 공군기지로 돌아갔다. 이것을 보면 북한 공군기가 제 기능을 못 한다고 치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만약 과거 북한군에 관한 오보처럼 이번 북한 공군 훈련에 관한 여러 분석이 거짓말일 경우, 군 당국의 의도와는 반대로 북한 공군력이 대단하고 이에 군 당국이 놀랐다는 것을 입증하는 꼴이 된다. 북한 공군보다 우리 군이 훨씬 우월하다면 굳이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북한군 능력을 깎아내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군이 볼 때도 ‘한국군이 겁을 먹고 거짓말로 우리 공군훈련을 평가 절하하는구나’라고 여길 것이다. 

 

만약 군 당국의 분석이 거짓말이라면 이는 우리 국방 태세에 치명적인 약점을 만들게 된다. 북한 군사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올바른 대비책을 세울 텐데 거짓말로 비하하고 깎아내리기만 하면 제대로 된 대비 태세를 갖출 수 없다. 또 국민에게도 현실과 달리 우리가 우세하고 북한이 열세하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자아도취에 빠지게 만든다. 이것은 마약을 먹이는 것이나 다를 게 없다. 국민의 정신 상태를 해이하게 만들었다가 나중에 진실이 드러나면 나라 전체가 공황에 빠질 것이다. 

 

4) 훈련에 발전이 있는가

 

한미는 북한이 신무기를 공개하거나 새로운 유형의 군사훈련을 하면 그제야 그에 맞춰 작전계획을 변경하고 새 작전계획에 맞춰 연합훈련을 한다. 예를 들어 2015년 최전방 지뢰 폭파 사건으로 시작된 전쟁 위기 상황에서 북한군이 대규모 잠수함 작전에 돌입하자 미군이 깜짝 놀라서 작전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고 아우성을 친 일이 있었다. 작년 말에도 미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의 발전에 맞춰 새로운 작전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한 번씩 작전계획을 갱신하려면 몇 달에서 몇 년 정도의 공백이 발생한다. 

 

지난 10년 동안에도 북한은 여러 종류의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초대형 다연장로켓포, 열차발사 탄도미사일, 저수지발사 탄도미사일 등 신형 무기들을 대거 개발, 공개하였고 대규모 잠수함 기동, 대규모 전투기 기동 등 새로운 전법을 선보였다. 그럴 때마다 한미 당국은 대책 마련에 고심해야 했다. 

 

▲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발사 장면.     

 

반면 한미 당국은 그사이에 신무기를 개발한 게 별로 없다. 언론에 공개된 훈련 내용도 매년 비슷하다. 이런 상황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실전에서 누가 이기겠는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3.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북한은 전략·전술 핵무기를 모두 완비하였다. 그리고 이를 ‘선제 핵공격에 사용하겠다, 첫 공격이 핵공격이다’는 핵교리도 공개 확정하였다. 지금 북한이 공개하는 훈련 양상을 보면 무기 성능시험 단계를 넘어 실전 훈련 단계임을 알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한미연합훈련 기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분석한 결과 과거와 달리 미국의 전략무기가 등장하면 적극적으로 대응 미사일 발사를 하였으며, 무기의 제원과 훈련 목적을 공개하지 않아 “개발 과시보다는 실전 대응력을 내부적으로 시험하는 차원”이라고 결론 내렸다. 즉, 무력 시위가 목적이 아니라 실전 훈련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한편 한·미·일도 대북 전쟁 훈련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주한미특수전사령부는 9월 30일 이른바 ‘참수작전’ 훈련 장면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해 북한을 자극했다. 

 

이처럼 양측이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면 결국 전쟁이 나게 된다. 미국과 러시아가 강대강 대치를 하며 물러서지 않다가 결국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북한은 핵무력법에 핵무력의 사명 중 하나로 영토완정을 명시했다. 영토완정은 자기 영토를 100% 되찾겠다는 것이므로 핵무력을 동원한 통일을 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북한은 그동안 연방제 통일방안을 주장해왔다. 연방제 통일방안이란 남북이 협상을 통해 1개의 중앙정부를 세우고 남북에 지역 정부를 두어 서로의 체제를 유지하자는 것이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공존하는 통일방식이다. 

 

만약 이 땅에 전쟁이 난다면 남과 북 둘 중 하나가 이길 것이다. 한국이 이기면 상관없지만 만약 북한이 이기면 북한이 한국을 점령하게 된다. 그런 상황에도 북한이 연방제 방식으로 통일할지는 알 수 없다. 북한이 꼭 그래야 하는 법은 없으니 그냥 북한 체제를 한국에도 적용할 수도 있다. 

 

북한은 최근 우리국가제일주의를 내세운다. 원래는 우리민족제일주의를 앞세웠는데 김정은 시대 들어 우리국가제일주의로 바뀐 듯하다. 우리민족제일주의에 비해 우리국가제일주의는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성격이 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통일을 포기하고 남북이 별개 국가로 공존하자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핵무력법에 영토완정을 못 박은 걸 보면 통일을 포기한 게 아니라 한국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즉, 한반도 전체로 영토를 넓힌 ‘우리국가(북한)제일주의’인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연방제 방식으로 통일하자고 요구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아주 심각한 상황이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보고 비상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 본토까지 날아가는 상황에서 과연 미국이 핵 공격을 받고 핵 보복 공격을 하겠냐”라고 말했다. 미국의 더그 밴도 카토연구소 수석연구원도 “미국이 서울을 방어하기 위해 호놀룰루와 시카고를 잃을 수 있는데 어떤 대가, 부담, 어려움을 감수하고 한국을 보호할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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