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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자 처벌 없이 추모 끝나지 않아” 용산 주민들 이태원 참사 추모 집회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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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통신원
기사입력 2022-11-21

▲ 이태원 참사 현장까지 추모 행진 하는 용산 주민들.  © 김영선 통신원


이태원 참사 현장 인근에 사는 용산 지역의 주민들이 추모 집회를 열고 누구보다 참사 이후 고통에 공감했다.

 

지난 19일 오후 2시 서울 이태원광장에서 진행된 추모 집회는 남태일 목사의 추모사로 시작돼 용산지역 주민과 청년의 추모 발언으로 이어졌다.

 

이날 추모사에 나선 용산 주민 정숙항 씨는 “참사 소식을 듣는 순간 ‘우리 아이들은?!’하고 외출한 아이들을 수소문해 아무 일 없음을 확인하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가까운 동네이기도 하고 모두가 그 연배의 아이들이기도 했으니까. 나와 가족의 안온함만 살피었을 뿐이다. 그리고 바로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나만 아니면 되는가 하는 물음이 자꾸만 부끄러움을 더하게 했다”라고 참사 당일의 상황과 심경을 전했다.

 

자식 셋을 키운 엄마로서 선천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큰 아이와 30년 넘도록 날마다 감사와 기도하는 마음으로 함께 했다는 그녀는 “한 유가족이 그러셨다. 이 사건을 직접 겪지 못한 누구도 도움이 안 되고 비슷한 상황에 놓인 분들과 함께 공감하고 싶다고. 나와 비슷한 아버지와 어머니들이 참사의 희생자가 되어버린 내 딸 같은 아이의 영정을 들고 애통해하는 모습을 우리는 왜 외신을 통해 봐야 하는가. 대한민국의 현실이 너무나 참담하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용산 주민이 대독한 추모시 「당부」에서 권말선 시인은 “다시 세월호처럼 진상규명도, 책임자 처벌도 미루고 덮어 둘 순 없다”라면서 “다시 세월호를 건져 올리는 심정으로, 진상규명도 명확히, 책임자 처벌도 명확히”라는 결심을 표현했다. (추모시 전문 하단 첨부)

 

▲ 추모 노래를 합창하는 용산 주민들.  © 김영선 통신원

 

이후 용산 주민들은 세월호 참사에 많이 불렸던 노래 「천 개의 바람이 되어」,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합창 공연을 하고, 참사 현장인 해밀턴 호텔 옆까지 국화를 들고 추모 행진을 했다.

 

이들은 참사 현장을 묵묵히 지키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인사를 드린 뒤에 헌화와 묵념을 했다. 그러면서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참사 현장을 자주 찾고, 지키자는 다짐을 했다.

 

  © 김영선 통신원

 

  © 김영선 통신원

 

「당부」

- 2022. 10. 29의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권말선

 

안타까이 떠나시는 그대여

부디 울지 말고 가시라

통한의 울음은 우리의 몫

산자의 참회로 남겨 두시고

그대여 부디

아프지 않게 가시라

 

그대 잘못이 아니다

그대 잘못이 아니다

 

그대 귀한 목숨 외면하고 만

이 모순 가득한 사회 구조

바꿔야지 바꿔야지 다짐하면서도

기어이 여기까지 오게 한

그대 나이를 훌쩍 지나 온

나의, 어른들의 잘못이다

그 날 그 참사의 자리

그대가 당했던 희생의 자리

그 혼잡함을 이용해

권력의 끈을 더 동여매려던

한 줌 권력 쥔 자들의 책임이다

어쩌면 수십 년 세월 동안

욕망에 사로잡힌 자들

제대로 청산해 내지 못한 채

그들에게 사악한 권력을 용납하고

용납하고 또 용납해 온

휘청이는 대한민국의 직무유기다

 

다시 세월호처럼 참사가 있었지만

다시 세월호처럼 진상규명도, 책임자 처벌도

미루고 덮어 둘 순 없다

다시 세월호를 건져 올리는 심정으로

진상규명도 명확히

책임자 처벌도 명확히

그리하여 안전한 사회도 

다시

다시

 

그대여, 또다시 

너무 미안하고 미안하다

세월호 아이들 앞에

무릎 꿇고 다짐했던 약속

미안하다 미안하다에서

한 발짝도 못 나간 죄인

낯을 들 수 없어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차마 말하지 못하고

다만 촛불로 모여 되새기나니

별이 되는 그대여

세월호, 우리 아이들 만나시거든

함께 손잡고 지켜봐 주시라

 

꽃다운 나이…

귀하디 귀한 목숨…

차마 보내지 못할 그대여

아픔 눈물 한숨 원망 분노

한 오라기도 가져가지 마시고

그대를 지극히 사랑하는

그대가 지극히 사랑하는

고운 사람들

그 사랑만 

그 눈빛만 품고 가시라

 

그대여

편히 가시라

여린 바람처럼 

잔잔한 햇살처럼 

맑은 풍경소리처럼

부디 평안히…

가시는 그대의 당부

그대 넋이 깃든 당부

말하지 않아도 이미

우리 가슴에 골수에

선연히 새기었으니

사무치게 새기고 새기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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