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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기자회견 연 이태원 참사 유가족 “윤석열 정부가 책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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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윤 기자
기사입력 2022-11-22

“10·29 이태원 참사는 위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에 의한 간접 살인이었습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송은지 씨의 아버지가 한 말.

 

“유족들이 모이면 안 되는 것입니까? 유족들이 무슨 반정부 세력이라도 됩니까? 장례비와 위로금은 그렇게 빨리 지급하면서 정작 우리가 필요로 하는, 유족들이 모여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은 왜 참사 24일이 넘도록 안 해주는 겁니까?”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민아 씨의 아버지가 한 말.

 

“지금도 증거 인멸은 이뤄지고 있으며 자료 삭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모든 걸 낱낱이 밝혀 이 억울한 청년들의 찬란한 미래가 짓밟히지 않도록 10조를 줘도 절대 바꾸지 않았을 내 아들, 아이들의 앞날에 더 이상 억울한 일이 없도록 국민 여러분들과 기자님들께 부탁드립니다. 도와주세요.”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지한 씨의 어머니가 한 말.

 

  © 강서윤 기자

 

2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가족들이 직접 얼굴을 공개하고 목소리를 낸 건 참사가 발생하고 24일 만이다. 

 

참사로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는 애도와 묵념이 끝나고 윤석열 정부에 울분을 토하는 유가족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오스트리아 국적 희생자 김인홍 씨의 어머니는 “제가 여기에 온 것은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다. 정부의 사과를 받아내야 하는데 아들의 장례식이 28일 비엔나에서 있어서 가봐야 한다”라며 “비엔나에 가서라도 억울하게 죽은 이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라고 말했다.

 

희생자 이상은 씨의 아버지는 “국민 한 사람의 인권과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고 전 국방부 장관을 구속하고 심지어 전 대통령까지 수사하려고 하는 이 정부에 묻는다”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국가는 어디 있었는지 국가는 무엇을 하였는지 이제는 국가가 답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희생자 이남훈 씨의 어머니는 아들의 사망진단서를 들어 보이며 “무능한 이 정부에 아들을 빼앗겼지만 더 이상 아들 앞에서 그저 눈물만 흘리고 있는 무능하고 무지한 엄마는 되지 않겠”다며 “이 땅의 모든 아들, 딸들이 또다시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참사에 희생되지 않도록 철저히 밝혀달라고 이 나라, 이 정부에 단호히 대응하고 소리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희생자 송은지 씨의 아버지는 “우리 유가족들은 묻는다”라며 “거짓말이나 일삼고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고 떠벌린 행안부 장관 이상민”을 비롯해 박희영 용산구청장, 이임재 용산 경찰서장, 류미진 112치안종합상황실장의 이름을 하나하나 거론했다.

 

희생자 이민아 씨의 아버지는 “결국 경찰이 일반 시민들의 안전이 아니라 시위 관리와 경호 근무에 얼마나 매몰되어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참사 17일 지나서야 수소문 끝에 겨우 몇 분 (유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그것도 (정부의) 아무 지원 없이 비밀 공작하듯이 말이다”라고 윤석열 정부의 행태에 울분을 토했다.

 

희생자인 배우 이지한 씨의 어머니는 “이 참사는 분명히 초동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일어난 인재이며 부작위에 의한 살인 사건임에 분명하다”라면서 “저는 이 사태가 158명을 쳐다만 보면서 생매장한 살인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초동 대처가 있었으면 희생자는 한 명도 없었으리라 확신한다고 흐느꼈다.

 

이날 한 언론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단을 공개한 것을 둘러싼 논란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이에 관해 회견에 참석한 유가족 측은 윤석열 정부의 조속한 희생자 명단 발표와 후속 조치 같은 공적 조치가 미비했던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희생자 ㄱ 씨의 영정사진을 들고 온 어머니는 “전문가나 공부를 많이 하신 분들이 동의 없는 명단 공개는 2차 가해라고 했다”라고 운을 떼면서 “저희들 동의 없이 (정부가 설치한) 위패와 영정 없는 (분향소) 사진을 봤을 때 그게 2차 가해였다”라며 그런 분향소는 본 적이 없다고 절규했다.

 

질의응답에서는 유가족들을 대리해 민변 10·29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TF 팀장인 윤복남 변호사가 답변했다. 도중에 유가족 한 분이 정신을 잃을 뻔해 질의응답이 잠시 중단된 상황도 있었다.

 

윤 변호사는 “희생자들 장례를 다 치렀고 수사가 진행 중이니 이제 다 마무리되는 것처럼 (참사 조치가) 진행되는 게 너무나 분통해서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라며 “핵심은 유가족들의 진정한 뜻이 반영되고 희생자들을 제대로 추모하고 있는지에 달렸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이 ‘얼마를 준다 한들 아들이 돌아오고 딸이 돌아오느냐’고 말씀하시는 상황이어서 손해배상은 아직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라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규명이 선행되지 않고 금전적 배상으로만 끝날 일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기자회견이 진행되던 시간에 대통령실발로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의한 일괄 국가배상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앞서 지난 21일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유가족을 대상으로 한 “정당한 보상”을 강조한 바 있다.

 

첫 기자회견에서 유가족들은 정부의 금전 지원이 아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중요하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유가족이 원치 않는 배상 문제를 자꾸 들고나오는 윤석열 정부의 태도를 두고 앞으로 논란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족들은 윤석열 정부를 향해 6가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진정한 사과 ▲성역 없는, 엄격한, 철저한 책임규명 ▲피해자 참여를 보장하는 진상규명 ▲참사 피해자의 소통 보장, 인도적 조치 등 적극적 지원 ▲희생자에 대한 기억과 추모를 위한 조처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정부의 공식 입장 표명 및 구체적 대책 마련 등이다.

 

아래는 유가족들의 6가지 요구사항 전문이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의 정부에 대한 6가지 요구사항

 

진정한 사과

정부는 ‘10·29 이태원 참사’의 책임이 이태원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 지방자치단체, 경찰에게 있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고, 유가족, 생존자를 비롯한 참사의 모든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 헌법상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의무를 가진 대통령은 조속히 참사의 모든 피해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책임 있는 후속조치를 약속하라.

 

성역 없는, 엄격한, 철저한 책임규명

정부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10·29 이태원 참사’를 방지했어야 할 모든 책임자들을 빠짐없이 조사하고, 가장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나아가 참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하거나, 거짓해명을 한 자들을 무관용으로서 엄중하게 문책해야 할 것이다.

 

피해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진상 및 책임규명

정부는 ‘10·29 이태원 참사’ 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는 한편, 유가족, 생존자를 포함한 피해자들에게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진상 및 책임 규명의 경과를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나아가 진상규명 과정에 유가족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참여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진상 및 책임규명이 이루어져야한다. 참사 당시 뿐만 아니라 참사 이전, 참사 이후까지의 진상과 책임이 모두 규명되어야 할 것이다.

 

참사 피해자의 소통 보장, 인도적 조치 등 적극적인 지원

정부는 유가족, 생존자를 포함한 참사의 모든 피해자들이 서로 소통하고 슬픔을 나눌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보장해야 한다. 참사 이후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트라우마와 각종 어려움을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피해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여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사항을 확인하고 즉각적으로 관련 조치를 취해야 한다.

 

희생자들에 대한 온전한 기억과 추모를 위한 적극적 조치

정부는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온전한 기억과 사회적 추모를 위해 추모시설의 마련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한다. 정부는 공개를 희망하는 유가족들의 의사를 확인하고, 유가족들의 의사에 따라 공개가 가능한 희생자의 이름을 온전한 기억과 추모를 위해 공개해야 한다. 나아가 공허하고 형식적인 애도가 아니라, 참사의 재발방지와 사회적 추모를 위한 정부의 공적 조치가 필요하다. 유가족들과 협의하여 희생자들의 명예회복, 기억과 추모를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

 

2차 가해를 방지하기 위한 입장 표명과 구체적 대책의 마련

정부는 무분별하게 발생하고 있는 2차 가해를 묵과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참사가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책임이 아닌 정부의 책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희생자들에 대한 2차 가해에 반대한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2차 가해를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2022. 11. 22. (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10·29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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