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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쟁 위기, 이대로 괜찮은가] ① 현황과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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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환 기자
기사입력 2022-12-01

1. 전례 없는 전쟁 위기 국면

 

윤석열 정권 들어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급격히 고조되었다. 물론 과거에도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고조된 적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최근 위기는 예년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첫째, 남·북·미 정부의 발언이 매우 강경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북한을 향해 ‘선제타격’, ‘버르장머리’, ‘주적’ 같은 과격한 발언을 늘어놓았고 취임 후에는 ‘원점 타격’, ‘압도적 대응’, ‘확장억제력 대폭 강화’ 같은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미국은 2022년 핵태세검토보고서에서 북한을 향해 ‘정권의 종말’을 거론해 북한의 반발을 불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떤 세력이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의 군사적 대결을 기도한다면 그들은 소멸될 것”, “(선제타격과 같은)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둘째, 남·북·미 군대의 군사 행동이 최고조에 달했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한미는 그동안 조심해왔던 한미연합훈련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실제로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을 연이어 벌였으며, 한·미·일 연합훈련까지 진행하였다. 미국은 핵항공모함, 핵잠수함, 전략폭격기 B-52와 B-1B, 핵 지휘통제기 E-6B 머큐리 등 온갖 전략무기를 훈련에 동원하였다. 여기에 한국이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단독 훈련도 급증했다. 

 

북한은 한미의 군사 행동에 더 강경한 군사 행동으로 맞대응하였다. 여러 종류의 특수 기능 미사일과 수중 발사 탄도미사일 그리고 초대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화성포-17형을 발사하였고, 한꺼번에 수백 발의 포사격, 수십 발의 미사일 발사, 수백 대의 전투기 출격 등을 예사롭게 하였다. 

 

셋째, 남·북·미 정부의 강경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권은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을 무력화하였고, 대북 독자 제재도 강행하였다. 9.19남북군사합의 파기나 독자 핵무장을 언급하기도 하였다. 북한은 선제 핵공격 전략을 명시한 핵무력법을 제정하여 언제든 핵공격을 할 수 있음을 선언하였다. 

 

넷째, 대화와 협상이 오랫동안 중단되었으며 재개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대화는 양측의 요구가 있을 때 가능하다. 한미는 때때로 북한과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다. 미국은 ‘조건 없는 대화’까지 언급했다. 하지만 북한은 공개적으로 대화 거부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정권을 향해서는 “인간 자체가 싫다”라고 하면서 “제발 좀 서로 의식하지 말며 살았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소원”이라는 말까지 하였다. 미국을 향해서는 “아까운 시간을 잃는 무의미한 미국과의 어떤 접촉 가능성도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이에 따라 벌써 3년 넘게 아무런 대화도 없는 실정이다. 

 

장기간 대화 없이 서로 핵미사일을 사용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실전에 버금가는 훈련 혹은 작전을 진행하는 지금 상황은 지금껏 있어 본 적 없는 심각한 전쟁 위기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은 11월 20일 한겨레 칼럼에서 “한반도는 최근 아찔한 국면을 통과했다”라고 했으며 김진향 한반도평화경제회의 상임의장은 11월 26일 윤석열 퇴진 16차 촛불대행진에서 “일촉즉발 한반도 전쟁 위기는 엄존하는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도 27일 한겨레 칼럼에서 “한미와 북한의 강대강 대결 구도가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라고 하였다. 

 

2. 전쟁 위기의 원인

 

남북은 자신의 군사 행동이 상대의 도발에 맞대응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얼핏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비슷한 끝없는 논쟁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고 한반도 전쟁 위기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11월 24일 담화에서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었다”라고 언급한 것도 이를 반영한다. 

 

엄밀히 말해서 문재인 정부도 대북 적대 정책을 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남북정상회담도 하고 9.19군사합의도 맺었지만 한미연합훈련이나 첨단 무기 반입을 지속하는 등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똑같은 미사일을 쏴도 한국이 쏘면 ‘억지력 확보’라고 부르고 북한이 쏘면 ‘도발’이라고 부르는 등 대통령이 나서서 이중 기준을 적용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 시기에 전쟁 위기가 고조됐다고 여기지 않는 것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위기관리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북 전단 살포를 방치하다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일까지 겪은 후 늦게나마 대북 전단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이런 일 때문에 적폐 세력한테 ‘북한에 굴복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북한도 이런 점을 감안하여 문재인 정부를 적대하는 언행을 자제하였으며 퇴임 직전까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보내고 남북정상회담을 담은 화보를 출간하기도 하였다. 

 

이에 반해 윤석열 정권은 거침없이 북한을 자극하고 있다. 마치 북한의 군사 대응을 바라기라도 하는 것처럼 계속해서 북한을 자극한다. 

 

윤석열 정권의 이런 행태는 여러 요인이 복합된 결과다. 철저한 대미추종주의, 뼛속까지 들어찬 반공반북 의식, 무조건 문재인 정부 정책과 반대로 하려는 열등감, 색깔론으로 지지층을 결집해 정권 위기를 극복하려는 오래된 습성, 북미 군사 지형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모르고 모든 것을 힘으로 밀어붙이려는 검찰식 사고방식 등을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윤 대통령은 당선 후 국군보다 주한미군 기지를 먼저 찾는 기이한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안전, 한국의 안보는 국군이 아닌 미군이 지켜준다고 여긴 듯하다.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은 윤석열 당선에 관해 “매우 조짐이 좋은 것 같다”라고 기대하며 “더 많은 훈련이 좋다”라고 하였다. 이런 미국의 기대 속에 취임 후 가장 빨리 미국을 방문한 대통령인 윤 대통령은 미국의 대북, 대중 돌격대를 자처하였다. 그리고 미국의 요구에 맞게 한미연합훈련을 대폭 확대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한반도 전쟁 위기 고조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올해 2월 8일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보낸 기고문에서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과 남한의 굴종적인 대응으로 지난 몇 년간 남북관계가 크게 왜곡됐다”라고 주장했다. 즉,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굴종했다고 본 것이다. 

 

아마도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에 굴종하는 바람에 북한이 우리를 얕보게 됐다. 나는 반대로 강경하게 나가서 북한을 밀어붙여야겠다. 그러면 문재인 때문에 대북 압박에 소극적이던 미국도 나에게 힘을 실어 주면서 북한을 혼내줄 것이다. 그렇게 북한을 압박하고 한쪽으로 경제 지원이라는 당근을 제시하면 북한을 굴복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고 여겼던 듯하다. 이런 생각이 취임 후 윤석열표 대북 정책인 ‘담대한 구상’을 낳았다. 

 

설마 이 정도로 한반도 정세 변화를 못 읽으랴 생각할 수도 있지만 국정 운영하는 모습이나 해외 나가서 보이는 행태를 보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듯하다. 11월 24일 김진향 상임의장도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1주년 특별 공개 방송에서 “가장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 본인의 군사 안보에 대한 무개념과 무지”라면서 “윤석열 대통령 자체가 위기의 요인이다”라고 주장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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