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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무기 열전 3] 평양에서 뉴욕까지 30분도 안 걸리는 IC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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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환 기자
기사입력 2023-01-19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은 보통 사거리가 5,500킬로미터 이상인 탄도미사일을 말한다. 원래 서로 다른 대륙에 있는 미국과 소련이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개발해서 이름을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라 부르게 되었다. 

 

현재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프랑스, 영국, 이스라엘, 북한이다. 단, 프랑스와 영국은 지상에서 발사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없고 잠수함 발사 대륙간 탄도미사일만 운용한다. 이 글에서는 지상 발사 대륙간 탄도미사일만 다룬다.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매우 먼 거리를 날아가야 하므로 연료와 산화제의 양도 어마어마하게 필요하다. 그 무거운 것을 날려야 하니 로켓엔진 힘도 좋아야 한다. 로켓엔진의 무게와 크기도 따라서 증가한다. 아예 로켓엔진을 여러 개 묶어서 쓰기도 한다. 그래서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미사일 중에 가장 크고 무거운 미사일이 된다. 미국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LGM-30 미니트맨 III은 무게 36톤, 길이 18.3미터, 지름 1.68미터에 달한다.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미사일 2~3개를 직렬로 이어 붙여 2~3단 미사일로 만든다. 보통 1단 로켓으로 우주까지 날아 오른 뒤 다 쓴 1단을 버리고 2, 3단으로 원하는 위치까지 날아가는 방식이다. 추진력이 좋은 액체 연료 미사일은 2단, 추진력이 떨어지는 고체 연료 미사일은 3단을 주로 사용한다.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관한 여러 오해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미사일이 일단 우주로 올라가면 중력과 공기저항이 없어 어디든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말이 안 된다는 건 대륙간 탄도미사일마다 사거리가 다르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보통 고도 100킬로미터를 우주로 보는데 이 경계선을 카르만선이라고 한다. 고도 100km에서 중력은 5%도 줄어들지 않는다. 고도 1천 킬로미터까지도 대기권이라서 공기가 없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무중력이라거나 공기 저항이 없다거나 하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미니트맨 III은 수직거리로 1,120킬로미터를 위로 올라간다. 고도 1,120킬로미터면 엄청나 보이기는 하지만 지구 반지름이 약 6,400킬로미터임을 감안하면 그리 높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한국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의 고도 1,300킬로미터보다도 낮다. 미니트맨 III 사거리 1만 3천 킬로미터를 감안하여 궤적을 그려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 

 

▲ 미니트맨 III 궤적. 지구 전체 크기에 비해 그리 높이 올라가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 문경환 기자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비행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자. 가장 널리 알려진 미니트맨 III을 기준으로 설명한다. 

 

 

① 1단 로켓Ⓐ이 점화하면서 지하 발사대에서 솟아오른다. 

② 발사 후 약 60초가 지나면 추진이 끝난 1단 로켓을 분리해 버린다. 탄두를 덮은 덮개Ⓔ도 버린다. 2단 로켓Ⓑ이 점화한다. 

③ 발사 후 약 120초가 지나면 추진이 끝난 2단 로켓을 분리해 버린다. 3단 로켓Ⓒ이 점화한다. 

④ 발사 후 약 180초가 지나면 추진이 끝난 3단 로켓에서 후추진체(Post-Boost Vehicle)Ⓓ가 분리된다.

⑤ 후추진체가 기동하여 재진입체 전개를 준비한다. 

⑥ 재진입체와 기만체(디코이, 채프)가 하나씩 분리된다. 

⑦ 분리된 재진입체와 기만체가 대기권에 진입하며 핵폭발 준비를 한다. 

⑧ 목표한 상공이나 지상에서 폭발한다. 

 

전체 비행시간은 30분 정도인데 로켓 추진은 3분 정도면 끝남을 알 수 있다. 나머지는 우주 공간에서 관성으로 날아가는 것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22년 2월 25일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전략핵탄두 규모를, 폭발력을 조절해서 전술핵처럼 쓸 수 있다”라고 해서 논란이 되었다. 

 

이 발언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첫째는 전략핵탄두의 폭발력을 전술핵 수준으로 줄이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나중에 핵무기를 다루면서 자세히 살펴본다. 

 

둘째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전술핵으로 사용하는 게 군사 상식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마치 모기 잡겠다며 대포 쏘는 격이다. 애초에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전략핵탄두를 위해 개발한 것인데 고작 전술핵탄두를 쓰려고 이런 고가의 전략무기를 동원한다는 게 매우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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