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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 서울광장에 마련..참사 100일 시민추모대회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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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23-02-04

▲ 4일 오후 2시 40분경부터 서울광장 옆 차도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00일 시민추모대회’가 열렸다. 2만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 김영란 기자

 

이태원 참사 100일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서울광장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가 마련됐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아래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아래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2시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00일 시민추모대회’(아래 시민추모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시민추모대회에 앞서서 유가족 150여 명과 시민 등 1천여 명은 오전 11시쯤 서울 녹사평역 합동분향소를 출발해 광화문으로 행진하던 중, 서울광장에 이르러 분향소를 설치했다.

 

분향소 설치를 가로막는 경찰과 시민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유가족이 실신하기도 했다.

▲ 서울광장에 진입하려는 경찰을 시민들이 막고 있다.  © 이호 작가

 

▲ 경찰의 방해를 뚫고서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한 시민들.  © 김영란 기자

 

시민들의 힘으로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서울광장 옆 차도에서 시민추모대회를 오후 2시 40분경부터 시작했다. 

 

서울시는 애초 시민추모대회를 진행하려고 했던 광화문 북측 광장 사용을 불허한다는 통보를 했다. 그리고 경찰은 북측광장 옆 차도에 마련된 무대를 겹겹이 에워싸 시민들의 접근을 막았다. 

 

이에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분향소를 마련한 서울광장 옆의 차도에서 2만여 명의 시민과 함께 시민추모대회를 진행했다. 

 

▲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작년 10월 29일 이태원에 정부는 없었다. 100일이 다 되는 지금까지도 유가족에게 정부는 없다. 왜 우리를 외면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라면서 “우리는 국민에게 더 가까이 우리의 목소리를 알려드리기 위해서 서울광장으로 나오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 이상민 장관의 파면을 요구한다. 독립된 진상조사기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한다”라면서 “유가족들은 국민을 믿고 서울광장에서 정부가, 윤 대통령이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줄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  © 김영란 기자

 

이어 참사 희생자 고 이재현 군의 어머니가 발언했다. 이재현 군은 참사 트라우마로 지난해 12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159번째 희생자이다.

 

고 이재현 군의 어머니는 “그날(이태원 참사) 이후 재현이는 예전과는 다른 아이가 되어버렸다. 확연히 줄어든 말수에 잠들기가 어렵다며 한 번도 안 먹어본 수면제를 달라고 했다”라면서 “참사 이후 재현이 앞에는 그 깊이도 높이도 가늠할 수 없는 벽이 놓인 것이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10월 29일 이후 재현이는 세상에 홀로 내던져져 있었다. 엄마, 아빠한테 자기가 겪는 고통을 넘겨주기 미안해서 혼자 안간힘을 쓰며 살아보려 했다. 하지만 세상은 16살의 어린 재현이의 고통을 방치했고 무관심했다. 그리고 재현이는 제게 사랑한단 말을 남기고 먼 길을 떠났다”라고 말하면서 시민들에게 재현 군을 잊지 말아 줄 것을 호소했다. 

 

▲ 고 이재현 군의 어머니.  © 김영란 기자

 

야당의 대표들도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해 발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진정한 추모는 기억이다. 또한 참사의 온전한 치유는 성역 없는 진상 규명 그리고 책임자 처벌에서 시작된다. 희생자와 유족, 모든 국민에게 평범한 주말이 되어야 했던 10월 29일을 고통으로 만든 그 책임을 반드시 묻고 진실을 밝히겠다. 진실을 위해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라고 말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김영란 기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는 “민주당, 정의당과 함께 이태원 참사 특별법 그리고 이상민 장관 탄핵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라면서 “윤 대통령이 유가족들 앞에 진심 어린 사과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내겠다. 참사를 기억하고 진실을 밝히는 일이 피해자들의 몫으로만 남지 않도록 단호하고 집요하게 끝까지 함께하겠다”라고 말했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참사의 책임을 회피하고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려 할수록 광장에 나오는 국민은 늘어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금 당장 유가족들의 뜻을 받들어 참사의 책임이 있는 이상민 장관을 즉각 파면하고 독립된 조사기구를 설치해서 단 한 점의 의혹도 남김없이 모든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라며 “만약 그 뜻을 따르지 않는다면 지난 역사의 교훈대로 우리 국민이 진실을 바로잡고 정권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 김영란 기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 나도원 노동당 대표, 김예원 녹색당 대표도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을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정당 대표들의 발언에 이어 가수 리아 씨의 추모 공연이 있었다. 리아 씨는 공연 중에 “이 정부는 사과하지 않았다. 분노하자. 같이 싸우자”라고 호소했다.

 

이어 시민추모대회 참가자들이 참사 희생자 159명의 이름을 부르며 기억하는 상징의식을 했다. 

 

▲ 눈물을 흘리는 유가족.  © 김영란 기자

 

고 유연준 씨의 언니인 유정 씨는 “세월호 참사 때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세월호 참사로 친구들을 떠나 보낸 기억이 생생하다. 아픈 기억이 채 가시기 전에 동생을 잃었다. 세월호 참사에서 그랬듯이 이번에도 운 좋게 살아남았다. 하루하루 운명에 맡기고 언제까지 서바이벌 생존을 해야 하는가”라면서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은 왜 참사가 일어났는지에 대한 의문점 해소에서 시작하지만, 끝은 재발 방지를 위한 것이다.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참사가 왜 발생했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되짚어 봐야 한다. 참사의 진상 규명에는 여야, 보수와 진보의 구분이 있어서는 안 된다. 색깔론도 결부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 국가를 운영하는 책임자들은 권력만큼 책임이 뒤따른다. 책임의 범위는 법적인 잣대가 아니라 무한한 책임이다. 윤 대통령이 그 책임을 못 느끼거나 부담스럽다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오후 4시 30분께 시민추모대회를 마친 유가족들은 분향소로 이동했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서울시와 경찰의 철거 시도에 대비해 24시간 동안 서울광장 분향소를 지킨다는 계획이다. 이지현 시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시민과 자원봉사자들의 지원을 받아서 순서를 정해 분향소를 지킬 예정”이라며 “유가족들도 유가족대로 돌아가며 분향소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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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란 기자

 

▲ 경찰은 시민추모대회 내내 방송을 틀면서 방해했다. 그리고 분향소 를 철거하기 위해 병력을 계속 대기시켰다.  © 김영란 기자

 

▲ 서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 분향소 주위를 시민들이 에워싸며 지키고 있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서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에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 안진걸

 

▲ 유가족들은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에게 마음을 전하고 있다.  © 안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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