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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 미 대북 특별대표 발언..반복되는 미국의 ‘선비핵 후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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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재미동포
기사입력 2023-02-17

성 김 대북 특별대표가 지난 2월 8일(현지 시각) 워싱턴지역 한인 동포들과 간담회를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무슨 사연인지 대북 정책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적이 없다. 그래서 온갖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뜸을 오래 들이다가 융통성 있는 실질적 제안이라고 내놨는데 세상에 공개하지 않고 북측에만 전달했다. 미국은 “이제 공은 평양에 가 있다”라고 했는데 북측은 이 제안을 단칼에 거절한 걸로 알려졌다. 그래서 궁금증이 풀리질 않고 있다.

 

성 김 대표는 동포와 간담회에서 비록 단편적이긴 하지만 바이든의 대북 정책에 관해 언급했다. 성 김 대표가 재미동포라는 점과 북미 접촉의 최일선 실무자라는 점에서 그의 발언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의 발언으로 궁금증을 털어내기에는 좀 미흡하나 미국의 대북 정책의 윤곽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미 북측이 바이든의 새 제안을 거부한 것은 ‘싱가포르 선언’ 내용에도 근접하지 못하는 제안이기에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에 의견이 모이고 있다. 

 

김 대표의 발언 요지는 대강 아래와 같다. 

∆북한의 핵무기 포기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게 확실하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WMD) 능력이 매우 위험하다. 따라서 미국 및 유엔 대북 제재는 응당한 조치이고 철저히 이행돼야 한다. 

∆북한의 잦은 무력도발은 외교적 대화에 관심이 없다는 걸 말해주는 것이다. 

∆북핵 해결의 진전이 전무한 상태에서 한반도 평화협정은 시기상조다. 

∆평화협정 이전에 북핵과 인권 문제 해결이 우선순위다. 

∆통일은 가능하나 시기가 문제다. 

∆한일관계 회복과 한·미·일 안보 체제의 강화는 좋은 소식이다.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에 북한의 무기 지원은 우려 사항이다. 

 

김 대표의 발언 중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최상의 방도는 강력한 국제적 대북 압력 제재 이행뿐이라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여 년간 북측을 향해 줄기차게 불어대던 18번 ‘선비핵 후보상’ 나팔 소리의 재생이다. 이제는 참 듣기도 지겹다. 명색이 대북 특별 대표라서 뭔가 건설적이고 희망적인 발언이 나오리라고 생각했으나…역시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역사에 유례없는 고강도 제제에도 끄떡하지 않고 핵보유 군사 강국으로 우뚝 선 북한이 손들고 항복하리라는 생각을 한다는 것은 북한에 대해 무지하거나 아니면 뭔가 수상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이미 북핵 폐기는 물 건너갔다는 걸 시인하면서 실패한 고강도 압박과 제재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게 이상하다는 말이다. 바로 이점을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여러 번 있었던 비핵화의 기회를 마지막 순간에 걷어찬 이유가 바로 핵을 가진 북한의 악역이 절실하게 필요해서다. 그래서 미국은 북한이 문제를 만들도록 유인(유도)하는 공작을 벌인다. 올봄에 있을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은 바로 북의 도발 유도작전이라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건 미국의 이런 이중적인 태도에 속절없이 속는 이가 각계각층에 꽤 많다. 김 대표는 평화협정이 시기상조라며 바이든 정부의 입장을 역설했다. 

 

종전선언은 남북, 북미 정상이 언급한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두 번이나 이를 지지 호소한 바 있다. 70년이 지나도록 휴전상태를 끝내지 않고 유지 고수하는 미국의 음흉한 속셈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게 작은 문제가 아니다. 종전을 평화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 번영 여정의 첫걸음이다. 그런데 미국은 이 첫걸음을 떼지 못하게 교묘하게 훼방 놓고 제동을 걸고 있다. 

 

미국이 길길이 날뛰며 종전선언을 결사반대 이유는 주한미군 철수 때문이다. 미국은 ‘종전선언→평화 체제→남북 교류협력→민족통일→주한미군 철수’ 순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김 대표는 종전선언 이전에 북핵과 인권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이는 걸핏하면 미국이 미운털 박힌 나라에 내미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인권불모지인 미국은 제 코가 석 자나 빠진 주제에 남의 인권 타령을 할 형편이 못 된다. 70년 전쟁상태를 끝장내자는데 인권을 들이대는 건 몰상식의 극치라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김 대표는 한일관계 회복과 한·미·일 안보 체제 강화를 높이 평가했다. 그런데 한국이 이 작전 수행에 특공대로 뛰게 돼 있어 우리에게는 대재앙이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 우리의 이익을 희생하는 처사라 해내외 동포들이 한사코 반대하는 것이다. 

 

그는 통일은 가능하며 시기가 문제라고 했다. 또 자기가 살아있는 동안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반도 통일을 결사 저지하는 미국의 고위 관리 처지에서는 대답하기가 불편한 질문이었을 수 있다. 심지어 미국은 한 번도 빈말이라도 ‘통일’ 소리를 한 적이 없다. 그의 통일 소리는 진실이 없는 말장난 같아서 입맛이 쓰다. 우리 겨레의 피를 어어 받은 동포라면 한반도 분단과 휴전의 책임 당사자인 미국이 우리 민족의 소원인 통일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북핵 폐기는 물 건너갔고 압박 제재는 완전히 실패했다고 자인하는 미국은 이제 북핵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 됐다. 적대 정책 폐기와 제재 해제로 우선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올봄에 전쟁 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최신 무력 장비가 총동원된 가운데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훈련이 벌어진다. 때를 같이해 북한은 최첨단 핵무기를 세상에 전격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최대 안보 우려일 수 있다. 늦기 전에 절박한 안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관계 정상화를 바로 착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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