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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가 본능인가?’ 미국 처지 보여주는 바이든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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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훈 기자
기사입력 2023-04-06

 

“보좌관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한다.”

“본능적으로 대응한다.”

"개인적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도 바이든 외교의 특징이다."

 

▲ 지난 2022년 3월 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멋쩍은 표정을 짓고 있다.  © 백악관

 

지난 3일(미국 현지 시각)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이렇게 평가했다.

 

WP는 바이든 대통령의 감정적인 외교 정책 때문에 미국이 큰 실패를 겪었다고 짚었다. 특히 최악의 실패 사례로 지난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갑작스러운 야반도주(미군 철수)를 꼽았다. 

 

이 밖에도 WP는 이란 핵 합의 복원 무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악화를 실패 사례로 꼽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하마드 빈 살만 알 아사드 왕세자를 경멸하면서 ‘국제 왕따’로 만들겠다고 공언했고, 이런 감정적 대응이 미국을 곤란하게 만들었다고 WP는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사우디는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중국, 러시아와 긴밀한 협력에 나섰다. 

 

사우디는 지난 3월 10일 이란과 국교 정상화를 합의하는 과정에서 중국을 중재자로 선택했다. 또 지난 3일에는 러시아가 속한 산유국 협의체 OPEC+(오펙플러스) 회의에서 하루 116만 배럴에 이르는 대규모 석유 감산을 주도했다. 미국의 석유 증산 요구를 무시하며 대놓고 러시아의 편을 든 것이다.

 

미국으로선 달갑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사우디는) 80년(을 이어온) 전략 파트너”라며 사우디를 비판조차 하지 못했다. 

 

사우디가 미국과 더 멀어질까 봐 눈치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을 두고도 바이든 대통령이 ‘이것이 옳다’고 확신하며 밀어붙였다고 WP는 전했다.

 

WP는 바이든 대통령이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도록 이끌었다며 성공한 사례라고 주장했는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지난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핵심 동맹인 일본은 러시아와 정상적으로 석유를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각국은 러시아 석유 거래를 할 때 배럴당 60달러가 넘지 않도록 상한선을 두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일본은 올해 1, 2월에 러시아에서 배럴당 70달러에 이르는 석유를 구매해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다.

 

일본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G7 국가들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살상용 무기를 지원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WSJ는 일본이 대러 제재에 참여하는 척하면서 러시아의 석유를 구입해 “동맹을 부수고 있다”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5일(중국 현지 시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나란히 중국을 찾았다. 

 

마크롱 대통령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오는 7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와 경제 교류 협력,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의 중재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홍콩 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 관계자는 “3년간 이어진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불안정한 기간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과 다시 연결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중국에 러시아 규탄에 동참하라고 강하게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선호하는 대만 관련 논의도 주요 의제에서 밀려났다고 SCMP는 보도했다.

 

또 EU의 대중국 접근을 주제로 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연설에 관해서도 “미국은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라고 SCMP는 평가했다.

 

미국이 주도해온 대러시아, 대중국 봉쇄망이 삐걱대는 상황임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세계 여기저기에 손을 뻗치려 하지만 뭐 하나 뜻대로 되는 게 없는 무기력한 미국의 처지를 보여준다.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지 않고 감정과 본능을 앞세우는 바이든식 외교가 계속된다면 미국이 몰락하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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