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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결산] 대한민국 대통령은 김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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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23-05-09

▲ 미국 방문 당시 국빈 만찬 모습.   © 대통령실

 

윤석열 정권 들어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나갈 때 부인 김건희 씨가 동행하면, 윤석열 대통령보다 김 씨가 더 돋보여 대통령이 둘이냐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김 씨는 대통령과 함께하는 일정 이외에도 자체 일정을 많이 수행한다. 물론 대통령의 아내로서 국격을 높이는 일에 일조하는 것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김 씨는 자신을 돋보이기 위한 것으로 보여 국민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이번에도 김 씨는 5박 7일 미국 방문 기간 단독 일정 7개를 소화했다. 문화예술, 보훈, 북한 인권, 투자 유치 등 다양한 분야였다. 역대 대통령의 아내와 달랐다. 

 

이번 미국 방문 기간에 불거진 문제점을 살펴본다.

 

첫 번째, 국정 개입 논란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24일(미국 현지 시각) 넷플릭스가 4년간 한국 콘텐츠에 25억 달러(약 3조 3천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대통령실은 넷플릭스 투자에 김 씨가 관여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가 어떻게 교감하고 개입했느냐’는 질문에 “중간중간에 진행되는 부분을 대통령에게 먼저 보고드리고, 콘텐츠 관련해 관심이 꽤 많았던 영부인께도 진행 상황을 보고드린 적 있다”라고 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의 말을 정리하면 넷플릭스 투자 관련해 김 씨는 사업 보고를 받았고, 이와 관련해 지시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김 씨가 국정운영에 개입한 정황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개입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김 여사는 당장 국정운영에서 손을 떼시라”라며 “우리 국민은 김 여사를 대통령으로 뽑은 것이 아니다. 선출되지 않은 영부인의 국정 개입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씨의 국정 개입 의혹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대통령 관저를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관저로 선정했다가 시설 낙후와 주변 환경문제 등을 이유로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바꾸기로 한 결정에 김 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최근에 ‘개 식용 금지’와 관련한 발언도 짚어볼 지점이다.

 

김 씨는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과 비공개로 만나 “개 식용을 정부 임기 내에 종식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그것이 저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개 식용을 금지하기 위해서는 법을 제정해야 한다. 그래서 김 씨가 국힘당에 ‘개 식용 금지법’을 제정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태영호·조수진 국힘당 의원은 ‘개 식용 금지’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육견협회(아래 육견협회)는 지난 4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 여사는 대통령도 아니고 국회의원도 아니고 대통령을 내조하는 사람이므로 중립을 지켜야 한다”라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이익단체인 동물보호단체의 편을 들어서 개고기를 금지하겠다고 하는 것은 정치 활동이고 월권이고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씨 때문에 탄핵당했고, 마찬가지로 김 여사가 윤 대통령 대신 정치하면 윤 대통령이 탄핵당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씨는 대통령 선거 기간에 자신의 허위 경력 의혹이 일자 “돋보이고 싶어 그랬다”라면서 사과한 뒤에 “조용히 내조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스로 한 말을 뒤집고 김 씨가 마치 대통령인 것처럼 행동한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두 번째, 백악관 관저 방명록이다.

 

문제가 된 방명록은 지난 4월 25일(미국 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관저에서 열린 친교 행사에 참여하면서 작성된 것이다.

 

당시에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우리의 글로벌 동맹을 위하여”라고 남긴 뒤 하단에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적었다. 이어 김 씨도 ‘대한민국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라고 썼다. 

 

  © 대통령실

 

이를 두고 국민은 ‘대통령 배우자’라고 쓴 경우는 처음 본다며, 김 씨를 비판했다. 

 

대통령의 아내가 방명록에 글을 남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이렇게 ‘대통령 배우자’라고 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김 씨가 자신이 윤 대통령과 동급임을 드러내려고 이렇게 방명록을 쓴 것이라는 의혹의 찬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전속 사진작가 출신인 장철영 행정사는 지난 4월 28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방명록에 배우자가 서명하는 경우는) 간혹 있긴 있는데 배우자라는 말은 안 적는다. 아예 그냥 대통령이 이름 쓰면 그 밑에다가 여사님 이름만 적지 이 밑에다가 또 대한민국 대통령 배우자라고 적는 경우는 제가 처음 봤다”라고 지적했다. 

 

세 번째,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이다. 

 

 

위 사진은 김 씨를 중심으로 찍은 사진이다. 

 

사진작가나 기자들은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피사체를 부각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이 사진을 찍은 사람에게 중심은 윤 대통령이 아니라 김 씨이다. 

 

마치 한국의 현실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이 사진을 보면 김 씨를 대통령으로 착각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 사진이 논란으로 되는 것은 그동안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들 때문이다. 

 

윤 대통령 부부가 함께 참여한 행사의 사진을 살펴보면 윤 대통령과 김 씨의 사진 양에 있어서 별 차이가 없다. 그리고 대통령실은 대통령 부부가 동행하는 행사에 김 씨를 더 중심에 놓은 사진을 공개한 적이 많다.

 

▲ 2023년 1월 31일 주한외교단을 위한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김건희 씨. 윤석열 대통령은 배경처럼 흐려져 있다.   ©대통령실

 

  © 대통령실

 

이와 관련해 장철영 행정사는 “(대통령실에) 처음부터 2부속실이 없어지면서 (김건희 전 대표를) VIP2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도 V2라고 그냥 줄여서 이야기하는 걸로 알고 있다”라면서 “부속실 자체에서 2부속실을 따로 떼어야 한다. 떼고 같이 운영해야 하는데 지금 청와대 대통령실 홈페이지만 봐도 사진실이 대통령하고 여사님(김 씨)하고 사진이 같이 혼용돼 있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장 행정사의 말을 해석하면 대통령실 자체가 김 씨를 마치 대통령처럼 모신다는 것처럼 들린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이 됐다. 

 

처음에는 조용한 행보를 하던 김 씨가 시간이 지날수록 공식·비공식 행보가 늘어나고, 심지어 국정에 개입하는 발언과 행동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한창 대통령선거 운동이 진행되던 2022년 1월 공개된 전화 통화 녹취록에서 “내가 정권을 잡으면”이라고 한 말이 실수가 아니었다는 것을 최근 점점 도드라지는 김 씨의 행보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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