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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를 잔뜩 모은 곳에서 아이들을 뛰어놀라고?”··학부모들, 어린이정원 개방 중단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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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23-05-19

▲ 19일 오전 11시 용산 어린이정원 정문 앞에서 학부모들이 어린이정원 개방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영란 기자

 

“용산 어린이정원 개방 당장 중단하라!”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19일 오전 11시 용산 어린이정원 정문 앞에서 학부모 10여 명이 이같이 외쳤다.

 

이날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 평등교육실현 서울학부모회, 서울혁신교육 학부모네트워크, 온전한 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용산시민회의, 작은 도서관 ‘고래 이야기’, 녹색연합, 강민정·서동용·윤미향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용산 어린이정원 개방 중단을 요구하는 학부모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부모들은 윤석열 정부가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짓을 하고 있다며 용산 어린이정원 개방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 김영란 기자

 

먼저 용산에서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작은 도를 운영하는 용은중 씨가 학부모를 대표해 발언했다.

 

용 씨는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인데 2년 전까지 축구 선수하고 군인이 꿈일 만큼 축구를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아이가 축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넓은 공공운동장이 없는 상황에서 용산 ‘어린이정원’ 개방 소식에 손뼉을 칠 뻔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라고 말을 했다.

 

이어 “개방된 이곳은 다이옥신은 기준치의 34.8배, 비소는 39.9배가 검출됐다. 그리고 벤젠, 페놀, 납 등 온갖 유해 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어린이정원을 개방하면서 오염의 실상을 모를 리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당장 실상을 공개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를 본 김은희 ‘온전한 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용산시민회의’ 대표는 “용산의 초등·중등학교는 용산공원이 어린이정원으로 개방하였고 축구장이 있으니까 토요일 일요일 예약하라는 공문을 보낸다. 우리 아이들을 이 위험한 곳에 초대하여 마음껏 뛰어놀라고 윤석열 정부는 학교까지 이용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전은영 서울혁시교육학부모 네트워크 대표는 “공원 부지 어디에도 위험한 곳이라는 문구 한 줄 없다. 오염 해결을 하지 않은 곳에서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 전국 유소년 야구대회 개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어린이에게 필요한 것은 오염을 가득 담고 역사 청산도 제대로 하지 않은 넓기만 한 잔디밭이 아니다. 좁더라도 안전한 곳이다. 15센티미터가량의 흙을 덮으며 청산해야 할 역사를 덮은 땅이 아니라 소박하더라도 당당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 김영란 기자

 

윤석열 정부는 용산 어린이정원을 개방하면서 오염된 곳에 15센티미터의 흙을 덮었기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이런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비판했다.

 

정 사무처장은 “아이들이 축구를 하다가 태클로 땅이 파이면 오염물질이 나올 수 있지 않은가. 만에 하나 폭우가 내려서 15센티미터 정도로 덮은 흙이 쓸려 내려가면 그곳에서 아연 등 오염물질이 노출돼 우리 아이들에게 닿을 수도 있다. 그런데 왜 개방하는가”라고 말했다.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린이정원을 개장한다는 기사를 보고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용산 미군기지는 사실 유해 물질 덩어리가 모여 있는 장소 아닌가. 어린이정원 개방은 위험 물질과 흉기 같은 것들을 잔뜩 모아놓은 통 위에다가 얇은 천 하나 얹어놓고 그 위에서 아이들이 뛰어놀라고 얘기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면서 “윤석열 대통령 스스로 어린이날을 맞이해서 ‘어린이가 우리의 미래다’라고 얘기했는데 우리 미래인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대통령을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모든 학부모가 관심을 가지고 문제 해결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위험한 곳을 ‘임시’라고 붙여 개장한 것을 중단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논의하겠다”라고 덧붙였다.

 

▲ 강민정 의원.  © 김영란 기자

 

한편 어린이정원을 살펴본 김은희 대표에 따르면 다이옥신이 검출된 곳을 가보니 한쪽은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으나 한쪽으로 완전히 노출돼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다이옥신이 처음으로 검출된 곳이 부평의 미군기지였다. 다이옥신을 정화할 때 다이옥신이 바람에 날릴 위험을 막기 위해 돔을 설치하고 1,000℃의 열을 토양에 투입하면서 정화했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어린이정원은 다이옥신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어린이정원 개방으로 어린이들을 위험한 곳으로 내몬 것과 관련해 국토부·환경부 등에 대한 고소·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김영란 기자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용산 어린이정원 개방 중단을 위한 학부모 기자회견문

 

오염정화 없는 <용산 어린이정원>은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개방을 당장 중단하라.

 

반환받은 용산미군기지 부지에 대한 오염정화를 완전히 생략하고, 당초의 용산공원 조성 계획과는 전혀 다른 <용산 어린이정원>이 개방되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을 기념하여 진행된 이 개방에서 많은 어린이들이 참가하는 <전국유소년축구대회>와 <전국유소년야구대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용산주민들과 학부모들, 교육자들은 어린이들의 안전성이 전혀 담보되지 않은 <용산 어린이정원> 개방에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환경부의 ‘어린이 활동공간 환경보건 업무지침’에는 토양 관련 기준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토양에 함유된 납, 카드뮴, 6가크롬, 수은 및 비소가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적합해야 하는데, 이번에 개방된 부지에는 미군이 사용한 스포츠필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부지는 환경조사 결과 석유계총탄화수소(TPH)는 36배, 납은 5.2배, 비소는 3.4배 등 기준치를 초과했습니다. 한 마디로 <용산 어린이정원>은 환경기준을 모두 위반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지역주민들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용산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정도가 매우 심각한 상태임을 알리고 여러 공공기관에 문제 제기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정부는 객관적 입증자료를 제시하지 않은 채 ‘괴담’이라고 치부했습니다. 특히 국토부가 진행한 <토양 안전성 보고서>는 모두 비공개로 결정하고, ‘토양오염’이 주요 문제임에도 “대기 환경 안정성 기준에 만족한다”라고 주장합니다. 토(흙)과 공기(대기)를 정작 구분하지 못한다는 뜻인가요? 또 “공원부지로 사용하는 경우 위해성이 없다”라고 정말 공원을 정원으로 둔갑한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이에 시민들은 국민들은 불신과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제기하는 의혹과 문제점은 여러 개가 있으나 오늘은 세 가지만 이야기하겠습니다.

첫째, 정부는 토양에 15센티미터 흙을 덮고 잔디를 깔아서 안전하다고 하지만, 어느 지점에 어떻게 흙을 덮었는지 확인된 바 없습니다. 오염정화는 생략한 채 흙을 덮으면 안전하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공원에 출입할 성인은 물론이고 반려동물, 특히 유·아동들은 환경오염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건강에 대한 자유권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것입니다. 

 

둘째 다이옥신이 발견된 일부 지역이 개방에서 제외되었다고 하였지만, 개방된 부지의 바로 옆에 간이칸막이 정도만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심각한 오염이 발견된 곳에서 공사로 인해 토양이 파헤쳐졌습니다. 이 방향족 화합물인 다이옥신이 입자로 날릴 것입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치명적인 호흡기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다이옥신이 처음으로 검출된 부평 미군기지 정화작업에서는 다이옥신이 바람에 날릴 위험을 막기 위해 돔을 설치하고 1,000℃의 열을 토양에 투입했습니다. 신중하게 위험 물질을 다루고 적정하게 처리를 해야 합니다. 

 

셋째 정부는 반환받은 용산 미군기지에 시민들이 원하지도 않는 어린이 정원을 만들면서  2023년 예산 3백여 억 원을 쏟아부었습니다. 미군기지 반환이 완료되는 시점이 오면 용산공원 부지는 다시 정화해야 합니다. 이렇게 불필요한 과정과 작업을 거치는 것은 국가 예산 낭비뿐만 아니라 공정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의혹과 문제 제기에 명확한 해명도 설명도 없이 시민사회단체들을 ‘환경괴담 유포집단’이라고 매도하고 있습니다. 이게 자유민주주의 나라인지 의심이 됩니다. 

 

윤 대통령은 며칠 전 <유소년야구대회>를 찾아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여러분들 뛰는 거 보니까 제가 청와대에서 나와서 용산으로 온 게 얼마나 잘된 일인지 가슴이 아주 뿌듯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위험천만한 오염지대에서 아이들의 건강권과 안전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언행은 너무나도 무책임한 행동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용산 어린이정원> 개방을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 토양오염 심각하다 <용산 어린이정원> 개방 중단하라!

- 어린이가 위험하다 <용산 어린이정원> 개방 중단하라!

- 국민건강 위협하는 <용산 어린이정원> 반대한다!

 

2023년 5월 19일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 평등교육실현 서울학부모회, 서울혁신교육 학부모네트워크, 온전한 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용산시민회의, 작은 도서관 고래이야기, 녹색연합, 국회의원 강민정, 국회의원 서동용, 국회의원 윤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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