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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배신자의 길이냐 구국의 길이냐의 선택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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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재미동포
기사입력 2023-06-10

이낙연 전 총리가 1년간 워싱턴 연수 생활을 끝내고 지난 6월 4일 워싱턴을 떠나 독일을 거쳐 6월 24일 귀국하게 된다. 그는 조지 워싱턴 대학 연수 중 동포들과의 대화도 여러 번 했고 강연회도 열었다. 또, 『대한민국 생존전략 - 이낙연의 구상』(21세기북스, 2023)이라는 제목의 책도 내고 출판기념회도 열었다. 이 전 총리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두는 이유는 남다른 경력과 영향력을 가진 그가 위기에 직면한 나라와 국민을 구하는 데 앞장서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연설, 동포들과의 대화, 그리고 자신의 저서를 통해 대한민국은 지금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외교, 안보 등이 총체적 문제라고 지적하고 자신이 해야 할 바를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5월 말, 귀국을 앞둔 이 전 총리는 출판기념회에서 동포들에게 위기의 대한민국이 “미·중 대립의 신냉전에 한민족이 최전선에 선 형국”이라면서 “한미 공조를 강화해도 중국과는 건설적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북한과도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대북한 및 민족통일에 대한 그의 발언은 동포들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았을 뿐 아니라 많이들 그의 주장에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도 가고 북녘 동포들을 도우며 평화통일에 도움을 줘야 한다”라는 발언에 이르자 동포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진지하게 경청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외교가 너무 약하다면서 “동맹국 미국에 할 말은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동포들이 한반도의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어달라”라고 주문했다. 대통령이 돼 “미 대통령을 만나면 한국의 역할을 인정해달라고 말할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뭔가 딱 부러지게 정곡을 찌르면서 한국 외교가 약하다고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걸 보면, 진짜로 약한 건 이 전 총리 자신인 것 같다. 한국이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한 건 맞지만 적어도 왜 위기를 맞이했고 위기의 책임자가 누군가라는 것은 딱 부러지게 지적하고 비판했어야 옳았다. 양다리를 걸치고 눈치나 살피며 기회를 엿보는 회색분자의 구태의연한 잔꾀를 버리지 못한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 퍼주기만 하는 한국 외교의 참상을 겨우 ‘외교가 약하다’, ‘우방인 미국에 할 말은 해야 한다’는 목소리로는 너무 나약하다.

 

대통령이 되면 미국에 한국의 역할을 인정해달라고 하겠다는 이 전 총리의 말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이것은 의연한 자주적 자세가 아니라 예속적 노예근성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여 입맛이 쓰다. 민족의 이익이 걸려있는 중차대한 사안이면 그냥 밀어붙이겠다는 배짱을 가져야지, 누구의 인정이나 허가를 구걸하려는 자세는 지도자로서 자격 미달에 가깝다고 보여서다. 그는 “미국에 올 때는 착잡한 상태로 깊은 물 속에 가라앉는 듯했다”라고 실토했다. 그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자업자득’이라는 걸 모르는 게 문제다. 

 

하지만 정권을 뺏기고, 특히 남북 합의 선언을 방치한 것에 대한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국민에게 먼저 엎드려 사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양심 있는 정치가의 자세다. 위에서 지적한 2개의 큰 실책은 민족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중차대한 사건이다. 이와 이 전 총리가 직·간접적으로 연동돼 있어서 절대로 자신과 무관하다는 태도를 고수해선 안 된다. 그는 이미 대선 경선에서 ‘대장동 사건’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아주 저질의 선거운동을 해서 국민의 빈축을 산 바가 있다.

 

결국 자신도 패배하고 정권 연장 실패에도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엄연한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바로 그 화근이 오늘까지도 연장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발목을 잡는 동시에 민주당 분열의 씨앗이 되고 있다. 

 

그의 재미동포들과의 작별 인사말은 매우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다. 그는 재미동포들이 긴장 완화에 앞장서고 남북을 오가며 평화통일에 적극 기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금까지 누구도 이렇게 응축된 통일 절규를 동포들에게 한 정치가는 없었기에 더욱 그의 당부가 값지다고 여겨진다. 

 

재미동포들에게 호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절박한 것은 자신이 귀국과 동시에 통일의 충직한 전사가 되겠다고 다짐했어야 옳다.

 

2018년 역사적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북미공동선언으로 온 겨레는 행복에 겨워 두둥실 춤을 췄고 지구촌은 축하의 인사를 보냈다. 한반도 평화 번영의 꿈이 현실로 펼쳐지는 이 기막힌 절호의 시점에서 이 전 총리는 어떤 역할을 했으며 태도를 취했을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남·북·미 3자 간 화해의 미소가 오가는 분위기 속에서 대북 제재와 전혀 무관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를 성사하지 못한 건 누구의 책임일까? 이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합리화될 수가 없다. 이 전 총리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의 전면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부라도 이행됐다면 정권을 뺏겼을 리가 없고 전쟁 위기란 있을 수도 없었을 게 아닌가. 솔직하게 말해 숨을 죽이고 미국 눈치만 보느라 교류 협력이라는 말조차 못 한 무능한 정권의 이인자가 이낙연 전 총리가 아닌가. 전쟁을 못 해 미치고 환장하는 호전광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 정권을 갖다 바치고 말았으니 땅을 치고 통탄할 노릇이다. 그러니 이 전 총리가 시커먼 전쟁의 먹구름이 한반도로 몰아치는 데 일조한 꼴이 되고 말았다.

 

이 전 총리가 워싱턴에서 한 발언들을 종합해 보면 민족문제나 국제정세에 대한 시각이 생산적, 건설적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여 기대가 된다. 조만간 귀국하게 되면 이 전 총리는 과거를 거울삼아 다시는 배신의 길을 걷지는 말아야 하고 그럴 것으로 믿어진다. 당연히 이재명 당 대표를 구심점으로 굳세게 일치단결해서 난국을 헤쳐나가는 데 앞장서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지금 절체절명의 과제는 이번 총선을 매끄럽게 치러내고 성공적인 총선 결과를 도출하는 데 적극 공헌해야 한다. 그 결과는 반드시 인정될 것이고 빛 좋고 맛 좋은 기막힌 열매를 따게 될 것이라는 걸 명심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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