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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프리카에서 반서방의 횃불이 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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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찬욱 사월혁명회 사무처장
기사입력 2023-08-11

지난 7월 26일 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발생한 쿠데타가 주변 국가에 영향을 주어 반서방의 횃불이 되고 있다. 

 

프랑스는 니제르를 1960년 8월 독립할 때까지 오랫동안 식민 지배했다. 

 

니제르는 주요한 금 생산국이지만 ‘세계 최빈국’으로 인구의 40% 이상이 극심한 빈곤 속에 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니제르는 이슬람주의 무장 세력의 확산에 따른 미국 등 서방 대테러전의 북·서아프리카 전초기지였다.

 

미국 시엔엔(CNN) 등은 7월 30일 쿠데타를 지지하는 니제르 민중 수천 명이 수도 니아메의 프랑스 대사관 앞에 모여 창에 돌을 던지고, 대사관 간판을 발로 밟는 등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니제르 민중은 프랑스 국기를 불로 태우며 “프랑스를 타도하라”라고 외치며, “러시아 만세”, “푸틴 만세” 등의 구호를 연호하며 러시아 국기를 흔들었다.

 

미국 에이피(AP)와 프랑스 아에프페(AFP) 등 외신 통신들도 쿠데타를 지지하는 민중 수천 명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을 외치고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시위에 나서면서, 식민 지배를 한 프랑스 반대 구호도 나왔다고 한다.

 

니제르에서는 대통령 축출 이후 결성된 ‘조국수호국민협의회(National Council for the Defence of the Fatherland)’를 지지하는 집회도 열리고 있다.

 

 

프랑스와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의 군사 압박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국민, 군대, 외교관을 공격해 프랑스의 이익을 침해하는 자는 누구든 혹독한 프랑스의 대응을 볼 것 …중략… 니제르의 헌정 질서를 복원하고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의 복권을 위한 모든 계획에 지지한다”라고 했다.

 

또한 과거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은 15개 나라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Economic Communitu of Western African States)도 군대 동원을 언급하며, 쿠데타를 일으킨 니제르 군부를 압박하고 있다.

 

▲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 회의.     

 

그러나 사실은 미국과 프랑스가 개입하여 니제르를 위협하고 있다.

 

니제르는 북·서아프리카 미군 기지의 핵심축으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드론 기지가 있으며 미 신식민주의 상징이었다.

 

여기에 대항하여 러시아·아프리카동반자포럼 사무국장인 올레그 오제로프 러시아 특사는 8월 6일 “러시아는 니제르 등 국가들의 사태를 내정으로 보고 있고, 이 과정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 …중략… 니제르 문제에 대한 개입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반생산적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니제르의 새 군부 지도자 압두라하마네 치아니 장군도 텔레비전 연설에서 “니제르 국민 전체가 단결해 국가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모든 세력을 물리치자”라고 말했다. 

 

이들은 보통 군인이 아니라, 그동안 외세의 압제에 억눌려 있던 것이 폭발한, 반프랑스 반서방 자주노선으로 의식화한 군인이다.

 

 

반서방 ‘쿠데타 벨트’ 나라들의 전쟁 불사 대응

 

현재 니제르 접경국들은 군사 개입 반대 공동성명과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특히 니제르에 대한 외국의 군사 개입에 대항하고 나선 말리(2020년), 기니(2021년), 부르키나파소(2022년) 등은 최근 쿠데타 등으로 군부 정권이 들어선 국가다.

 

기니는 7월 30일 성명으로 “군사 개입을 포함해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가 권고한 제재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니제르 서쪽 접경국 말리와 부르키나파소도 7월 31일 외국의 니제르 군사 개입은 자국에 대한 전쟁 선포로 간주하겠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니제르의 쿠데타가 성공한다면 동쪽의 차드(2021년)와 수단(2021년)에서 서쪽의 기니까지 아프리카 대륙의 5,600킬로미터를 가로지르는 ‘쿠데타 벨트’가 만들어진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사하라 사막과 중부 아프리카 초원지대 사이 반건조지대인 사헬을 포함하거나 인접해 있는 서아프리카로 모두 프랑스어권이다.

 

19세기 말 프랑스 제국주의의 횡단 정책과 영국 제국주의의 종단 정책이 1898년 이집트령 수단의 파쇼다에서 충돌(파쇼다 사건)하여 프랑스가 패배하지만, 프랑스는 사헬지역 등 아프리카의 서쪽 지역 일부를 차지한다.

 

▲ 1949년 서아프리카 프랑스 식민지.     

 

 

 

프랑스의 아프리카 신식민지

 

19세기 아프리카를 지배하던 유럽 제국주의 열강들은 2차 세계대전 후 더 이상 아프리카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영국은 아프리카 식민지를 보호령 14개국으로 분리 통치하면서 단계적으로 많은 자치권을 부여했다.

 

그러나 딱 한 나라, 프랑스는 그렇지 않았고 물러가지 않았다.

 

프랑스에 식민 지배를 당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독립한 지 60여 년이 넘어가지만, 여전히 서아프리카는 프랑스에 종속되어 있다.

 

프랑스가 서아프리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이 과거 프랑스 통화인 프랑과 가치가 연동하는 세파(CFA)프랑을 사용하는 것이다. 

 

세파프랑은 1945년 서아프리카의 프랑스 식민지에서 도입된 통화로, 현재 서아프리카 16개국을 단일 통화권으로 묶고 있다. 그래서 서아프리카를 프랑스 세력권인 ‘프랑사프리카(Françafrique)’라고도 부른다. 

 

▲ 세파프랑.     

 

경제학자 프랑수아 자비에르 버샤브는 이 용어를 이 지역의 부패하고 은밀한 정치·경제·군사적 결탁을 도모하는 프랑스 신식민주의로 재정의하기도 했다. 

 

특히 니제르는 세계 7위의 우라늄 채굴국으로, 그 25%가 프랑스 등 유럽으로 수출되는 등 프랑스의 대표적인 신식민국가이다.

 

그러나 이 지역에 친러시아, 반서방의 횃불이 타오르고 있다.

 

 

친러시아 반서방 글로벌 사우스 선봉 서아프리카

 

지난해 9월 쿠데타를 통해 세계 국가원수 중 가장 최연소인 이브라힘 트라오레가 장악한 부르키나파소뿐만 아니라 인접국인 말리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복원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7월 27∼28일)에서 부르키나파소의 트라오레는 “우리 세대는 이해할 수가 없다. 어떻게 엄청난 부를 보유한 아프리카가 오늘날 세계 최빈곤 대륙이 될 수 있다는 것인가? …중략… 저항하지 않는 노예는 동정의 가치가 없다. 아프리카연합(AU)은 서방의 꼭두각시 정권에 맞서 투쟁하려는 아프리카인에 대한 비방을 중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과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 등에 따르면 부르키나파소는 북한과 2017년 단교 이후 다시 외교관계를 복원하기로 했다고 한다. 

 

올리비아 루암바 외교부 장관은 각료회의 뒤 “두 나라의 외교관계 복원이 군사 장비와 물자의 공여를 통해 안보 분야 같은 몇몇 분야에서 모범적인 양자관계를 유지하게 할 것 …중략… 광산개발, 보건, 농업, 연구개발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지난해 가봉, 말리, 기니, 나이지리아, 리비아와 의료·경제 협력에도 합의했다고 외신은 전한다.

 

 

부활하는 범아프리카주의와 몰락하는 프랑스

 

이제 서아프리카에서 프랑스가 지배하는 세계는 끝났다.

 

20세기는 혁명의 시대였다. 그리고 반제 자주 투쟁의 역사였다.

 

특히 아프리카의 자주독립 투쟁에는 인민의 자발성과 뛰어난 민족해방 투쟁 지도자가 있었다.

 

영국령 최대의 카카오 생산지 골드코스트를 1957년 가나공화국으로 독립시킨 ‘콰메 은크루마’와 포르투갈령 아프리카 식민지 해방투쟁을 이끈 ‘아밀카르 카브랄’ 그리고 벨기에령 콩고에서 모든 민족의 통합을 주장한 ‘파트리스 루뭄바’ 등 지도자들이 투쟁을 이끌었다.

 

특히 은크루마는 가나뿐 아니라 유럽 제국주의 식민 열강으로부터 “아프리카 대륙의 완전한 해방”을 위한 투쟁에 매진했다. 

 

1963년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개최된 아프리카통일기구 결성에서 은크루마는 “아프리카 인민은 통일을 외친다”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자신의 범아프리카주의 구상을 천명했다.

 

“우리는 모두 통일된 아프리카를, 개념으로서 만의 통일이 아니라 대륙 차원에서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모든 문제에 대처하면서 함께 전진하고자 하는 공통의 욕망으로 통일된 아프리카를 원합니다. …중략… 우리와 미래에 아프리카 대륙 정부라는 새로운 구상을 마련해줄 통일의 기본 원칙에 합의할 때까지 이곳에 남고자 하는 결의로 아프리카인은 단결했습니다. 우리가 아프리카 대륙의 통일과 우리 인민의 사회적, 정치적 진보의 기틀이 될 새 헌장의 기본이 될 일련의 새 원칙을 세우는 데 성공한다면, 제 생각에 이 회의는 수많은 집단과 지역적 진영이 종말을 고하는 자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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