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대통령 심기를 건드려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인가?”

- 작게+ 크게sns공유 더보기

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23-08-25

▲ 용산어린이정원 출입을 금지 당한 시민들이 25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 김영란 기자

 

용산어린이정원에 출입을 금지당한 용산 주민과 대학생이 25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온전한생태평화공원조성을 위한 용산시민회의’(아래 용산시민회의)는 이날 오전 10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시설인 공원에 시민의 출입을 금지하고 검열하고 감시하는 것이 적법하냐”라며 “인권 침해이고 심각한 차별행위”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면 차별을 받는 ‘윤석열 정권의 블랙리스트’가 있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 김영란 기자

 

대통령경호처, 국토교통부, 환경부는 지난 11일 대통령 경호·경비 및 군사시설 보호, 용산어린이정원의 안전 관리 등을 고려해 불법행위를 한 용산 주민들의 출입을 막았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불법행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김은희 용산시민회의 대표는 “왜 출입을 금지당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주위 사람들이 ‘우리가 윤석열에게 찍혔다’라고 말한다. 이 말은 무슨 의미인가. 용산어린이정원의 문제점에 대해서 목소리를 계속 내서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기에 용산어린이정원 출입 금지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용산어린이정원은 대통령의 사유지가 아니다. 용산어린이정원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면 ‘국민 아님’으로 취급해도 되는가. 이것은 국민에 대한 탄압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졸속으로 했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참 잘한 일이다’라는 것을 증명하려고 오염 범벅인 땅에 용산어린이정원을 만들어 어린이들까지 동원한 것 아닌가”라면서 “특별전시라는 이름으로 대통령 부부의 사진으로 도배하고, 대통령 부부 색칠 놀이를 하고, 대통령의 연설문으로 시를 지으라는 곳, 이것은 ‘대통령 정원’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서 예약해야 하고, 검문 검색대를 통과해야 하고, 가방 뒤지는 것을 지켜봐야 하고, 경호원의 감시를 끝까지 받아야 하는 용산어린이정원은 바로 대통령을 보호하는 곳”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의 주장은 용산어린이정원의 관리 책임이 국토교통부에 있지만 ‘대통령 정원’, ‘대통령을 보호하는 곳’이기에 경호처가 출입을 통제한다는 것이다.

 

▲ 김은희 대표.  © 김영란 기자


인권위에 진정서를 공동으로 제출한 박근하 한국대학생진보연합(아래 대진연) 회원도 발언했다. 대진연 회원 30여 명은 지난 7월 11일 용산어린이정원을 가기 위해 예약을 했다. 그런데 방문 하루 전날인 10일, 회원 대부분이 입장 금지 통보를 받았다.

 

박근하 회원은 “입장 금지를 이해할 수 없어 용산어린이정원에 문의했다. 그런데 공원 측에서는 ‘우리들도 잘 모른다’라는 말만 하면서 책임을 회피했다. 대학생들은 그 어떤 이유도 설명도 들을 수가 없었다”라며 “충격적이었던 것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용산어린이정원에 가지 못해서 장소를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급히 변경했다. 그런데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이미 수십 명의 경찰이 배치되어 있었고, 대학생들을 줄줄 따라다니며 불법 채증과 사진을 찍으면서 감시했다.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 우리를 감시하고 사진을 찍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경찰들 역시 아무런 설명도 해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을 반대하는 국민이라서 우리의 출입을 막은 것은 아닌가. 지금도 대학생들은 용산어린이정원 입장 예약조차 못 하고 있다. 이는 정권의 불의함에 항의하는 사람들은 국민으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윤석열 정권의 본심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 김영란 기자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용산어린이정원 출입 금지 조치는 국민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인권 침해이며 특정한 누군가를 배제시키고 차별하는 행위”라고 짚었다.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용산어린이정원 출입 금지는 심각한 인권 침해다!

 

용산어린이정원은 누구나 예약만 하면 들어갈 수 있는 공원이다. 

그런데 갑자기 대학생들이 신청한 방문 날짜의 하루 전이었던 7월 10일, <용산 반환 부지 임시 개방 구간 관람 규정>에 ‘출입 제한 조항’이 추가되었고, 방문을 신청한 대학생 30여 명이 일괄적으로 출입 금지 통보를 받았다. 

 

이유를 알아보기 위하여 문의를 여러 차례 했지만, 모른다는 답변뿐 정확한 이유를 듣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7월 22일 용산어린이정원을 방문했던 용산 주민 6명은 8월 들어 재방문 예약신청에서 ‘예약 불가’ 상태임을 확인했다. 관계자들에게 문의했으나 “위의 방침이다. 이유는 말해 줄 수 없다”라고만 말하고, 어디로 연락해보아야 이유를 알 수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도 “연락할 곳은 없다”라며 무책임하고 무성의하게 답할 뿐이었다.

 

‘대통령 색칠 놀이를 폭로한 사람들이 출입 금지를 당했다’는 보도가 여기저기서 나오자 대통령 경호처가 뒤늦게 “대통령 색칠 놀이 때문이 아니라 불법적 행위가 확인되어 출입을 통제했다”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이와 관련한 보도자료에서도 ‘불법적인 행위’라고 규정한 명확한 사유는 명시되지 않았다.

  

7월 22일 용산어린이정원을 방문했던 용산 주민들은 어떤 불법행위도 저지르지 않았다. 

방문 시간 내내 경호원과 경찰들은 귀찮을 정도로 주민들을 따라다녔고 그들의 철저한 감시 속에서 관람은 이루어졌다. 만약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그 많은 경호원과 경찰은 무엇을 했단 말인가. 입구에서부터 수많은 경호원과 경찰들이 주민들을 맞이했고 검색대 통과 후에도 가방 속 소지품 검사를 낱낱이 했고, 방문자들이 사진을 찍는 것까지 일일이 간섭하며 동행했다.

 

공공시설인 공원에 시민의 출입을 금지하고 검열하고 감시하는 것은 적법한 것인가. 

바로 지금 정부가 인권 침해와 불법을 저지르고 공권력을 남용하고 있다.  

혹시 대학생들과 용산 주민 6명이 정부가 관리하는 블랙리스트로 등장한 것인가.

만약 용산어린이정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해서 방문을 금지하는 것이라면, 이는 더 문제가 심각하다. 민주주의 사회임에도 비판이 허용되지 않고, 블랙리스트를 부활시키고, 독재 시대로 회귀하려는 그 시작인 것이다. 그 때문에 이 사태에 많은 언론이 주목하는 것 아니겠는가.

 

용산어린이정원 출입 금지 조치는 국민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인권 침해이며 특정한 누군가를 배제시키고 차별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오늘 우리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함으로써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한다. 정부는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하루빨리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한 용산어린이정원을 폐쇄해야 한다.

 

2023년 8월 25일

 

용산어린이정원 출입 금지 국가인권위 진정서 제출 참가자 일동

광고
광고
광고
광고
URL 복사
x

PC버전

Copyright 자주시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