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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불을 질러놓고 ‘불이야’라고 고함치는 한·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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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재미동포
기사입력 2023-09-20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5박 6일간의 긴 방러 일정을 마무리했다. 당·정·군 핵심 관계자들을 대동하고 평양에서 출발(9.11)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함경북도 두만강 건너편에 자리 잡은 러시아 국경도시 하산역에 도착했다. 여기에서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과 극동지역 대통령 전권대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일행을 맞이했다. 이는 북러 간 친선 우호 관계가 높은 수준으로 다져지고 있다는 신호라 할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전용 열차의 다음 기착지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였다. 지각 대장 별명을 가진 푸틴 대통령이 반 시간 일찍 나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기다렸다는 게 알려져 큰 화젯거리가 됐다. 이 기지에서 북러정상회담에 이어 환영연이 있었다. 두 정상 간 선물 교환도 있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첫 우주정복자들을 낳은 로씨야[러시아]의 영광은 불멸할것이다. 김정은 2023.9.13”이라는 친필을 방문록에 남겼다. 

 

전용 열차는 다시 하바롭스크 주에 있는 콤소몰스크나아무레 러시아 최대 최고 전투기와 여객기 생산기지에 도착했다. 이 역 앞에서 러 산업자원부 장관, 주지사, 지역 시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맞이했다. 또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곳을 방문한 영상 사진 기록도 관람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주기지에서와 같이 항공기 생산공장에서도 많은 질문을 했고 항공기에 직접 올라 성능을 알아보기도 했다.

 

 

이곳 방문록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로씨야 항공기술의 급진하는 발전상과 거대한 축력을 체감하며 2023.9.15 김정은”이라고 적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주로 우주 기술, 전폭기, 잠수함 등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일정에 동행한 북러 수행원들의 면면을 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관심사를 충분히 배려한 인선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다양한 분야에서 방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군사 분야보다 공동 개발 사업에 역점을 뒀다는 게 후문이다. 

 

 

북러의 밀착은 자의보다 타의에 의한 것

 

유엔에서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열띤 토론에서 북한은 항상 러시아를 지지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루한스크 공화국이 분리 독립을 선언하자 이를 즉각 승인한 나라도 북한이다. 대북 제재에 가담했던 중러는 몇 년째 적극적으로 대북 제재 해제를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와 압박 외에도 인도-태평양 전략, 한·미·일 삼각동맹, 다국적 군사훈련, 한반도 핵전략자산 배치 등에 관해 북·중·러는 안보 위협이라며 한 목소리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내 편 아니면 적’이라는 바이든 정부의 패거리 정치는 북·중·러를 싸잡아 악마화하고 적대시하고 있다. 따라서 북·중·러가 자연스럽게 뭉치도록 추동하고 조종하는 꼴이 됐다. ‘7.27전승절’ 참석차 방북한 쇼이구 러 국방부 장관과 북한이 군사협력 논의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귀국 후 러 국방부 장관은 북·중·러 합동군사훈련을 못 할 이유가 없다면서 강력히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미국은 작년 중순부터 북한의 무기 지원설을 자주 흘리고 있다. 

 

 

북러 밀착의 일등 공신 윤석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 - 푸틴 대통령 만남 주선자는 윤석열”이라고 한다. 한반도 문제, 특히 통일 문제 최고 전문가의 진단이라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은 줄곧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고 “선제타격 대상”이라는 소리를 주문처럼 외우고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냉큼 올라타고 돌격대 노릇을 하면서 국익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미일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절세의 ‘충견’이라며 등을 돌리고 있다. 

 

8월 중순 지상 최대의 한미연합훈련이 실시됐다. 미국 최첨단 핵전략자산까지 동원됐다는 게 밝혀지자 북한은 물론이고 중러가 격하게 반발했다. 따라서 북한은 대응 차원의 미사일을 연속 발사했다. 전쟁 수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전쟁이 터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하는 소리가 들린다. 전쟁을 부추기는 데 예외 없이 ‘약방의 감초’ 탈북자 단체가 동원됐다. 이들은 또다시 지난달 초 12만 장의 대북전단을 살포했다. 

  

푸틴 대통령은 윤 정권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해 여러 번 경고했다. 심지어 그는 “러시아가 남북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북한에 군사적 지원을 한다면 남측이 좋아하겠는가?”라고 예를 들기도 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해외에 나가기만 하면 러시아를 침략국이라 비난하고 대만 문제에까지 끼어들어 미국의 주장을 대변하고 있다. 한국은 중러에 미운털이 박힌 지 오래다. 우회적인 탄약 지원도 모자라 최근 무려 3조 원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약속하고 나섰다.

 

 

북·중·러를 적으로 몰아가는 건 바이든 재선 전략의 일환

 

한반도 문제, 특히 북핵을 트럼프가 자신의 재선 전략에 절묘하게 활용 악용했다는 사실을 눈치챈 사람은 별로 없다. 심지어 진보 진영조차도 트럼프가 네오콘 호전광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싱가포르 북미선언’을 사장했다고 믿는 게 사실이다. 미국은 북·중·러를 한패로 묶어 적으로 몰아 경제 안보 차원의 다양한 다국적 봉쇄 고립 정책을 취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이것은 바이든 재선 전략의 일환이라고 해도 지나치질 않을 것 같다.

 

우크라이나전 패배는 바이든 재선에 결정적 장애물이 된다. 승리는 바라지 않지만, 최소한 전쟁을 대선까지는 끌고 가자는 게 목표인 것 같다. 지는 전쟁을 끌고 가려면 원조와 무기 지원이 절실하다. 우크라이나전에 지친 미국인들은 원조와 무기 지원에 대해 부정적이다. 이를 의식한 바이든은 북러, 중러 무기 거래에서 구실과 명분을 찾으려는 공작을 펴고 있다. 지금 미국민의 불평불만이 터지기 직전이다. 

  

▲ 지난해 12월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 [출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불평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책임을 떠넘길 제물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게 북·중·러다. 이들을 악마화하고 이들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해 국면전환을 꾀하려는 것이다. 동시에 이는 대선 전략의 일환이라 해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 바꿔 말해, 한·미·일은 초대형 불을 질러놓고 되레 입을 맞춰 “불이야”라 고함을 쳐대고 있다. 미국은 북중이 무기를 지원하면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야단법석을 떨고 있다. 속으론 손뼉을 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러에 대한 각계 반응

 

우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북러 협력은 안보리 제재 결의를 존중하는 틀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와 간섭이 북러 밀착을 불렀다”라고 논평했다. 워싱턴포스트(9.16)는 무기 거래를 위한 북러 간 대화는 외교가 없는 미국의 무개입 정책의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대북 추가 제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평양을 설득하려면 “북한이 원하는 걸 테이블 위에 올려놔야 한다”라면서 미국의 대북 정책을 비판했다. 

 

윤석열 정권은 북러 군사협력은 위법, 불법이며 “핵 발사는 정권의 종말”이라고 협박했다. 장호진 외교부 차관은 주한 러시아 대사를 불러 즉각 북러 무기 거래를 중단할 것을 본국에 전달하라고 촉구했다. 야당은 북러 밀착에 대한 책임은 윤석열에게 있다고 비난했다. 김종대 군사전문가(연세대 교수)는 “윤석열이 한러 관계를 거덜 냈고, 한중 관계를 거덜 내는 중”이라면서 매우 신랄하게 비판했다. 

 

노동신문(9.14)은 “조러[북러] 친선 협조, 선린 우호 관계를 강화 발전시키고 반제자주위업 수행을 고무 추동한 대 사변적 계기”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외교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한편, 한신대 이해영 교수는 색다른 주장을 제기해 시선을 끌고 있다. 이 교수는 “미국의 선전 선동에 속고 말려들어 진실을 보지 못하는 경향이 짙다”라고 운을 떼고는 ‘북러 무기 거래설’을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러시아는 서방 전체보다 7배가 넘는 포탄을 생산하는 데 굳이 북한의 포탄 지원을 요청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군사기술 영역을 뛰어넘는 장기적, 전략적, 미래지향적 공동 사업(계획)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됐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교수는 북한이 신세계 질서라는 유라시아 대륙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지정학적 대전환을 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전,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기자회견에서 푸틴은 북러 협력은 법 테두리 안에서 추진될 것이라며 북한의 무기 지원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이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발언이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로 접어들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푸틴은 북러 합의가 매우 방대하다면서, 특히 북·중·러 삼각지대를 중심으로 대규모 공동사업이 펼쳐질 것이라고 자랑했다.

 

 

북러정상회담 종합 평가

 

이번 북러정상회담은 한·미·일, 특히 윤석열 정권의 반 북·중·러 행각이 빚은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북러는 공히 미국과 서방의 혹독한 제재 압박에 직면한 공동의 운명체라는 점에서 두 나라가 굳게 뭉쳐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하려는 건 당연하다고 하겠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더 많은 걸 챙겼다고들 하지만, 보는 관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이익을 앞세우는 것이 국제외교라는 점에서 두 나라가 동등하게 재미를 봤다고 해야 옳다. 

 

작금의 국제정세가 요동치고 미·중·러 외교 수장들도 바삐 움직이고 있다. 왕이-설리번 몰타 회동(9.16~17)에서 뾰족한 해결책이 도출되지 못한 것 같다. 시진핑 주석과 왕이 외교부장이 모스크바로 날아갔다. 돌연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충격적 발언을 했다.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하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김종대 교수의 말과 같이 한러 관계는 완전히 거덜 났다는 걸 재확인 할 수 있는 사건이 터졌다. 윤 정권 외교부가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즉각 북러 무기 거래를 중단하라”라는 통첩을 본국에 전달할 것을 촉구했다. 뚜렷한 증거도 없이 이렇게 오만무례한 발언을 해대니 한러 관계가 거덜 나는 건 당연하지 않겠는가. 자기는 제3국을 통해 몰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3조 원을 또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건 ‘내로남불’이 아닌가.

 

중러와 대결·적대 관계는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킬 뿐 아니라 우리의 안보 비용을 천문학적으로 늘릴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자칫 전쟁으로 연결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윤석열은 전쟁하지 못해 미치고 환장하는 호전광이 아닌가. 국민이 등을 돌린 절대적 위기(20%대 지지율) 돌파를 위해 윤 정권이 전쟁에 불을 당길 가능성이 매일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쟁이 터지기 전에 끌어내는 게 절체절명의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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