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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생각이 익을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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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금란
기사입력 2023-09-30

생각이 익을 무렵

 

-박금란

 

돈 없으면 못 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열 손가락 갈퀴로 먹이를 캐내며

감자알 같은 소박한 양심을 지킨 사람들

추석 보름달 품고 살아있네

 

댓돌 위에 짚신처럼 

가진 것 없어도

이야기꽃 피우며

이웃의 정이 보름달처럼 넉넉했던

외갓집 마실방이 옛적이 되었지만

 

오가는 이 없는 원룸 바닥에 갇혀

부침개 쪼가리 하나 없는

콩나물국에 밥 한 그릇 추석상이지만

갓 쩌낸 송편 같은 마모되지 않은 사람들

페북에서 올망졸망 보면서

그래 살만 하구나

 

생각이 익을 무렵

우리의 조각보 같은 가슴들에

휘영청 보름달이 뜨네

우리는 살아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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