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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수 정유진의 시 ➂ 「노동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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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
기사입력 2023-10-21

▲ 2023년 8월 29일 첫 재판을 마친 뒤 정유진 씨가 그린 그림이다.  © 정유진

 

 

노동의 외침

 

 

-정유진

 

촛불들어 적폐정권 몰아냈는데

왜 아직도 노동자는 목숨을 바쳐야 하는가

근로기준법 준수하라 제 몸에 불을 놓아

부르짖던 전태일의 외침이

건설노동자는 막노동 잡부가 아니다

공갈협박 폭력배가 아니다 생명으로 호소한

양회동의 외침으로 되살아나 불타올랐다

 

별 볼일 없는 노동자도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더도 덜도 말고 일한만큼

행복도 제 것이 되는 세상 만들어 보자고

단결하고 투쟁했는데

돌아오는건 건설노조 빨갱이 낙인

죽어 자손 만대 이어져도

갚지 못할 듣도 보도 못한 액수의 손해배상

어론의 마녀사냥 긴 감옥생활

세상의 주인되자는 노동자의 삶은

70년대도, 80년대도, 90년대도, 2000년대도

2023년에도 변함이 없어라

 

한강의 기적이 OECD 세계 경제 10위 선진국의 기적으로

잘 사는 대한민국 호들갑을 떨어도

기적을 만들어낸 노동자는 주머니 텅 빈 투명인간이 되어

시키면 시키는 대로 있지 않으면

공포정치에 납작 엎드려 있지 않으면

단결투쟁도 아스팔트 위 간절한 호소도

이대로 못살겠다 그 어떤 표현도

불법으로 엄벌을 주겠다 협박하는구나

 

기업하기 좋은 도시 넘쳐나도

노동하기 좋은 도시 하나없는

노동이 없는 나라 대한민국

부자감세, 기업법인세 인하, 자본을 위한 노조말살

노동시간 고무줄처럼 늘리며 노동자의 생명을 담보삼는

노동자가 없는 나라 대한민국

 

노동이 인정받는 나라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

노동자는 생명으로 호소한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분노하라! 투쟁하라! 승리하라!

 

 

*또 한 분의 열사를 기억합니다. 한 생을 스스로 접으며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당신이 살아갈 내일을 이어가는 살아있는 자들의 삶의 몫이 너무나 무겁습니다.

(이 시는 건설노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분신한 ‘영원한 건설노동자 양회동 열사’의 영결식 하루 전날에 작성된 시입니다.- 편집자 주)

 

2023.6.20.

정유진

 

*정유진 씨는 이른바 ‘창원 간첩단’ 사건으로 현재 서울구치소에 갇혀 있습니다. 지난 9월 14일이 구속기한 만료일이었으나,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1심 재판이 현재 중단돼 있습니다.

정유진 씨를 비롯한 4명의 구속자는 ‘변호인단의 정당한 이의 제기를 무시하고, 검찰의 방패막이 되는 재판부를 신뢰할 수 없다’라며 재판부 기피 신청을 했습니다. 

구치소에서 정유진 씨가 쓴 시를 가족의 동의를 얻어 본지에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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