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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merica의 운명」을 보는 내내 가슴이 벅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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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23-10-26

▲ 민족위와 평화이음은 지난 25일 정전 70주년 다큐 「WARmerica의 운명」 공동체 상영을 하였다.  참가자들의 단체 사진.  © 민족위

 

제국의 몰락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7시 30분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에서 80여 명의 대학생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정전 70주년 다큐 「WARmerica의 운명」 공동체 상영이 있었다.

 

「WARmerica의 운명」 공동체 상영은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민족위)와 ‘함께 만드는 통일세상 평화이음’(평화이음)이 준비했으며 1부 영화관람, 2부 대담으로 진행됐다.

 

「WARmerica의 운명」은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전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나라 미국, 전쟁을 통해 세계를 호령하던 미국, 그 미국이 무너지는 처지를 사실적으로 조명했다. 

 

  © 김영란 기자

 

영화를 본 민소원 한국대학생진보연합(아래 대진연) 회원은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미국의 잔혹한 학살과 그 학살을 즐겼던 모습을 담은 영화를 보면서 미국은 당연히 몰락해야만 하는 국가, 당연히 망해야 하는 국가라는 생각이 커졌다”라고 말했다. 

 

▲ 민소원 대진연 회원.  © 민족위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은 “미국이 탄생해서 전 세계에서 살육을 저질러왔던 역사를 보니까 암에 걸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미국이 망해가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조금은 풀리더라”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미국이 아메리카에 들어가서 원주민들을 학살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스페인이 남미에 들어가서 그쪽에 있는 사람들을 다 죽일 때부터 사실은 제국주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었다. 우리 민족도 그 피해로 식민지로 전락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형 소장은 “제국주의 체제, 제국주의자들이 세계를 지배하던 시대가 드디어 끝나고 있다. 영화에서도 언급됐지만 지금 우리는 제국의 몰락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 김태형 소장.  © 김영란 기자


윤숙희 민족위 회원은 “영화에서 (미국의 전쟁으로) 피해를 본 분들이 울먹이면서 말씀하시던 장면이 가슴에 남아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전쟁으로 피해를 본 분들은 희생을 감수하면서 어떻게 살아가실까에 관해 생각하게 됐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지만 민중들이 들불처럼 일어나 노래하며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것처럼 전 세계가 연대해야겠다는 것과 젊은 세대들이 더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벅찼다”라고 말했다.

 

▲ 윤숙희 민족위 회원,  © 김영란 기자

 

 

주한미군과 맞서 싸우는 사람들

 

 

1부 영화관람에 이어 김성일 민족위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2부에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미국, 주한미군을 상대로 투쟁을 벌이는 사람들이 대담자로 나섰다.

 

김은희 ‘온전한생태평화공원조성을 위한 용산시민회의’ 대표, 최희신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활동가, 박근하 대진연 회원이 무대에 올랐다.

 

▲ 공동체 상영 2부는 대담으로 진행됐다.  © 김영란 기자

 

김은희 대표는 미군기지 환경오염의 심각성과 용산어린이정원 폐쇄의 내용으로 말했다.

 

김은희 대표는 “미군기지 환경오염은 미국이 반드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라고 운을 뗀 뒤에 “2019년 12월부터 반환이 시작된 용산 미군기지는 환경오염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이라며 미군이 저지른 환경오염 실태에 관해 설명했다.

 

또한 김은희 대표는 용산어린이정원의 문제점에 관해서 “용산어린이정원 근처에서 맹독성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용산어린이정원 땅은 이미 중금속으로 오염된 곳인데 윤석열 정부는 정화를 하지 않은 채 어린이들을 불러들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계속해 “(윤석열 정부는) 용산어린이정원을 윤 대통령의 사유지처럼 운영한다. 이곳에서 대통령연설문으로 시 짓기, 대통령 부부 그림 색칠하기, 대통령 사진 전시회 등의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대통령실 경호처가 출입을 관리하고 있다. 원래 공원 관리는 국토교통부가 한다”라며 “용산어린이정원 문제점을 폭로했던 나(김은희 대표)는 출입을 금지당했다. 지금도 용산어린이정원 문제점을 폭로하는 1인 시위를 할 때마다 용산경찰서 경비과장이 졸졸 뒤를 따라다닌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은희 대표는 용산어린이정원 폐쇄를 위한 활동을 완강하게 이어갈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 김은희 대표.  © 김영란 기자

 

최희신 씨는 동두천에 있는 ‘성병관리소 건물’ 보존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성병관리소는 주한미군과 떼어놓을 수 없다. 주한미군 기지가 있던 곳이라면 어디나 이른바 ‘기지촌’이 있었다. 기지촌은 주한미군 기지가 들어선 곳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를 말한다. 이곳에서 주한미군을 상대로 성매매를 한 여성들을 ‘기지촌 여성’이라고 부른다. 

 

기지촌 여성이 성병에 걸리면 성병관리소에 수용됐다. 기지촌 여성들은 주 2회 성병 검사를 받았다고 한다. 성병 검사를 받았다는 검진 기록이 있는 보건증을 항상 갖고 다녔으며, 검진을 받지 않았으면 잡혀갔다. 그리고 기지촌 여성들의 이름과 어떤 클럽에 있는지, 성병 검사를 받았는지, 성병에 걸렸는지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목록을 주한미군 기지 관계자, 클럽 주 그리고 국가가 모두 갖고 있었다고 한다. 한 마디로 기지촌 여성을 주한미군과 한국 정부가 관리했던 것이다. 심지어 박정희 정권은 기지촌 여성들을 애국자라며 추켜세웠다.

 

최희신 씨는 “한국은 미군들의 달러를 잡기 위해서 여성들의 몸을 관리하는 것을 선택했다. 1960년대 중반부터 성병 진료소들이 기지촌에 굉장히 많이 생겼고 동두천에도 세 군데의 성병 진료소가 있었다. 1973년에 그것을 통합해서 성병관리소를 만들었다”라며 “남아 있는 몇 개의 기록을 보면 성병관리소에 1년에 적게는 1,400명씩 수용됐다”라고 말했다.

 

계속해 “성병관리소는 전국에 다 있었다. 경기도에 여섯 군데 있었는데 다 없어지고 동두천에만 건물이 남아 있다. 성병관리소에 깃든 한이나 고통 같은 것도 있지만, 이곳이 상징하는 역사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라며 “성병관리소의 역사적 상징성을 후대에게 알려줘야 하며, 더 나아가 한반도의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성병관리소 건물을 보존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최희신 씨와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회원들은 주말에 시민들을 만나 건물 보존을 위한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 건물을 보존하기 위한 동두천시 조례 제정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계속해 최희신 씨는 “기지촌은 동두천만이 아니라 부산에도, 군산에도, 춘천에도, 대구에도, 평택에도 있었다. 많은 여성이 자신의 생존과 가족의 생존을 위해 자신이 팔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팔았다. 하지만 그녀들이 원해서 한 것은 아니었다. 국가가 강력하게 조장했고, 당신들이 국가를 먹여 살린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이는 국가폭력”이라고 말했다.

 

▲ 최희신 씨.  © 김영란 기자

 

실제 우리 사법부도 이를 인정했다. 

 

2022년 9월 29일 대법원은 기지촌 운영과 관련해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다. 당시 대법원은 한국 정부가 기지촌을 조성하고 관리하여 성매매를 조장함으로써 기지촌 여성들의 인권을 침해한 것에 관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최희신 씨는 동두천의 성병관리소 건물 보존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마지막 대담자로 나선 박근하 회원은 지난 3월 10일 용산미군기지 안으로 진입해 한미연합군사령부 앞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 시위를 벌인 대학생 18명 중 한 명이다.

 

박근하 회원은 미군기지로 진입하며 투쟁을 벌인 이유를 “너무나 심각하게 전쟁 위기를 높이는 윤석열 대통령과 그 뒤에 있는 미국의 심장을 찔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미군기지로 들어가게 됐다. 투쟁하면서 ‘여기는 우리 땅’이라고 외쳤다. 우리나라 땅인데 미군이 주둔한 후에 우리는 이 땅을 밟지 못했다. ‘우리 땅, 우리 흙, 우리 풀을 왜 우리는 밟지 못하고 한반도를 갈라놓은 장본인인 미국만 왜 이곳에 들어오는가. 너무 이상한 일 아닌가. 여기가 우리 땅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투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용산미군기지 진입 투쟁의 의미를 “지금까지 민주주의와 통일이 진척됐던 역사를 보면 항상 어딘가에서 선을 넘은 사람들이 있었다. 미국과 적폐 세력들이 그은 선 안에서 투쟁하면 이뤄질 것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그 선을 분명히 누군가는 넘어서 투쟁을 해야 하고 그 투쟁이 시대를 넘고 이어져 지금의 우리가 있다”라며 “이번 투쟁은 미국이 그은 ‘금단의 선’을 넘은 것”이라고 말했다.

 

▲ 박근하 회원.  © 김영란 기자

 

대담 사회를 본 김성일 집행위원장은 “대담자들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미국의 침략전쟁과 미군의 범죄가 미치는 피해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다는 것을 느낀다”라며 “미국에 의해 우리 민족이 겪는 수난의 역사와 한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역사를 이제 완전히 끝내고 새로운 미래로 나가기 위해 앞장서 싸우자”라고 호소하며 대담을 마쳤다. 

 

2시간 20여 분간 진행된 민족위와 평화이음의 공동체 상영은 전체 참가자들의 기념사진 촬영으로 모두 끝났다.

 

  © 민족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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