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논평] 국힘당과 이동관 그리고 총선

- 작게+ 크게sns공유 더보기

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23-11-10

지난 9일 국회에서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국힘당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관련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전격 취소했다.

 

두 법안을 극렬하게 반대하던 국힘당은 왜 무제한 토론을 취소했을까.

 

먼저 국힘당이 무제한 토론을 해도 두 법안의 통과를 막기는 어려운 처지였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등 야당은 법안을 찬성하기에 무제한 토론이 끝나면 통과는 예상된 상황이었다.

 

그리고 법안이 통과됐어도 믿는 구석이 있었다.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법안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있으며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 의지를 이미 내비쳤다.

 

이런 상황이었기에 국힘당은 무제한 토론에 굳이 힘을 쏟을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민주당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 발의다. 

 

국힘당은 9일 오후 2시 20분께 국회 본회의에 이동관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이 보고되고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이 상정되자 즉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어 애초 계획했던 무제한 토론을 철회하기로 했다.

 

윤재옥 국힘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되는데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은 국회에서 의결되면 방통위가 마비되기 때문에 필리버스터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힘당은 탄핵소추안은 보고 후 72시간이 지나도록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 자동 폐기되는 국회법을 이용한 것이다. 

 

국힘당은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 등 4개 법안에 60명의 의원을 투입해 오는 13일까지 닷새 동안 무제한 토론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개 법안마다 24시간의 무제한 토론이 진행된 후에는 재적의원 3/5(179명) 찬성으로 무제한 토론을 강제 종결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러한 규정을 활용해 이동관 탄핵소추안의 국회 보고 24시간이 지나는 10일 오후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이동관 탄핵소추안을 표결 처리할 계획이었다.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과반수(150명) 찬성으로 의결되므로, 민주당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그런데 국힘당이 9일 무제한 토론을 전격 철회함으로써 본회의는 이날로 끝나 이동관 탄핵소추안 표결을 할 수 있는 본회의 기회 자체가 사라진 것이다.

 

민주당은 김진표 국회의장을 찾아가 “탄핵소추안이 본회의에 72시간 내 처리될 수 있도록 추가로 본회의를 열어달라”라고 요청했으나 김 의장은 “여야가 본회의 개최 일정을 합의해오라”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민주당은 이동관 탄핵소추안을 철회하고 12월 국회에서 재추진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힘당이 이동관 지키기에 나선 이유는 명확하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이동관의 직무상 권한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있을 때까지 정지된다. 이렇게 되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을 통해 언론을 장악하고 길들이려는 윤석열 정부의 구상이 틀어지게 된다. 그리고 내년 봄에는 총선이 있다. 

 

이동관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 언론특별보좌관 등을 역임하며 언론장악을 진두지휘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이동관은 정권에 비판적인 기사들을 ‘문제 보도’로 보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했으며 비밀리에 ‘VIP 전화 격려 필요 대상 언론인’을 선정해 대통령에게 정권 친화적인 보도를 한 언론인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공영방송을 ‘노영방송’이라고 표현하는 등 편향된 언론관을 지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동관은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된 후 ‘언론탄압이라는 틀에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대응하겠다’ 등의 말을 하면서 언론을 자기의 구상대로 길들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또한 ‘가짜뉴스 근절 TF’를 만들어 인터넷 언론사 등에 대한 심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동관이 특정한 대부분 인터넷 언론사는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인 견해를 보도하는 언론사이다. 

 

윤 대통령 탄핵·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나날이 높아지고, 윤석열 정부의 무능으로 인해 내년 총선에서 국힘당이 패배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이준석 국힘당 전 대표는 국힘당이 내년 총선에서 100석 미만을 얻을 것이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내년 총선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고 평가받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힘당은 대패했다. 

 

윤 대통령이 진심으로 국민의 목소리에 따라 국정을 운영하지 않는 한 국힘당의 총선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기조를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

 

국힘당이 총선에서 그나마 선전하기 위해서는 윤석열 정부의 부족함을 최대한 감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정부와 대통령을 비판하는 언론사들의 입에 재갈을 물려야 한다.

 

이를 수행할 사람은 바로 이동관이다. 그래서 국힘당은 이동관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URL 복사
x

PC버전

Copyright 자주시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