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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중동도 모자라 한반도 전쟁 부추기는 미국 규탄”…시민단체 기자회견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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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23-11-14

▲ 전국민중행동, 가짜 ‘유엔사’ 해체를 위한 국제 캠페인, 민주노총, 진보당,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등의 단체는 14일 오전 9시 서울 용산의 대통령실 앞에서 ‘한국과 17개 유엔사 회원국 국방부 장관 회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영란 기자

 

50여 개의 시민단체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과 17개 유엔사 회원국 국방부 장관 회의’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높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전국민중행동, 가짜 ‘유엔사’ 해체를 위한 국제 캠페인(국제 캠페인), 민주노총, 진보당,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등의 단체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용산의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단체들이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회의 참석자들을 태운 차량이 지나가 야유를 받았다.

 

이들은 “유엔사는 법적 근거가 없다. 우리가 유엔에 알아본 결과 유엔사는 유엔의 공식기구가 아니라는 답변까지 받아놓은 상황”이라며 “공식 법적 효력이 없는 유엔사를 부활하는 것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한반도에 악영향을 미친다”라고 주장했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많은 나라의 장관들이 한국에 오게 된 것은 윤석열이 집합했기 때문에 온 것은 아닐 것이다. 분명히 미국이 소집했기 때문에 성사된 회합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미국이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 이들을 모았겠는가”라며 “사망 선고를 받은 유엔사에 미국과 윤석열이 억지로 인공호흡기를 꽂아서 생명을 부활시키겠다, 연장시키겠다 하는데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미국은 유럽과 중동의 전쟁도 모자라서 이제 한반도에서 대결과 전쟁을 부추기려 한다”라며 이번 회의 의도를 의심했다. 

 

  © 김영란 기자

 

류경완 국제 캠페인 실행위원은 “아시아판 ‘나토’라 할 수 있는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을 만들어내려는 미국의 노골적인 행위가 점점 더 가시화되고 있다”라며 “미국의 이런 행위에 맞서 몰락하는 미국 군대를 이 땅에서 몰아내고 가짜 ‘유엔사’ 해체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자”라고 말했다. 

 

이경민 진보당 공동대표는 “유엔사는 유엔의 이름을 도용한 정체불명의 미국 주도의 다국적 군대이며, 유엔 로고가 들어간 깃발조차 사용할 수 없는 가짜 조직”이라며 “이런 유엔사를 ‘재활성화’하려는 미국의 의도는 뻔하다. 동북아에서 미국의 군사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영란 기자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은 “이번 회의는 일본에 아주 기쁜 소식으로 될 것이다. 미국은 한국보다 일본이 유엔사 회원국으로 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일본에는 7개의 유엔사 후방 기지가 있다”라며 “오늘 회의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유엔사가 자동 개입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앞으로 일본이 유엔사에 참여하는 것을 추진하게 되면 일본은 2중, 3중으로 한반도에 진출할 수 있는 안전한 발판을 갖게 될 것이다. 미일동맹으로, 한·미·일 동맹으로 그리고 유엔사까지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합법화하는 과정을 지금 만들고 있다”라고 이번 회의의 엄중성을 짚었다.

 

▲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  © 김영란 기자

 

이어 “이런 사태의 일차적인 책임은 당연히 미국에 있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는 ‘일본의 재무장은 타당하다’, ‘그럴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전범국 멍에 따위는 내려놓으라’ 이렇게 길을 터줬다”라며 “유엔사 ‘재활성화’와 한·미·일 군사동맹을 당장 중단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희영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반전평화통일위원장은 “미국은 유엔사라는 핑계를 통해 한국전쟁의 참전국을 모아서 다시 한번 전쟁 체계를 만들려 하고 있다”라며 “민주노총은 반전, 평화, 통일을 위한 투쟁을 끝까지 벌여나갈 것”이라고 결의를 피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미 정부는 ‘유엔사’ 재활성화를 명분 삼아 한국과 참가국들의 연합군사훈련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국적 군사훈련, 무력 시위가 빈번해짐으로써 한반도 역내에서 상시적으로 군사 긴장이 고조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라며 “전쟁구조를 더욱 고착화시키는 유엔사 재활성화 반대한다”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사를 끼고 돌며 활성화하려는 것을 반대하는 상징의식을 하였다.

 

▲ 기자회견 상징의식.  © 김영란 기자

 

그러면서 “전쟁구조를 더욱 고착시키는 유엔사 재활성화 반대한다”, “주권 침해하는 유엔사 재활성화 반대한다”, “한국군의 유엔사 참여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한편, 이날 경찰은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칠 때마다 경고 방송을 하며 기자회견을 방해했다. 심지어 주최 측에 구호를 외치면 경찰이 해산을 위한 행동에 들어가겠다고 위협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경고 방송을 하는 경찰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전쟁구조 공고화, 주권 침해! ‘유엔사’ 재활성화 반대한다! 

‘가짜 유엔사’ 해체하라!  

 

오늘(14일) 국방부에서는 ‘유엔사령부’ 창설 이후 처음으로 ‘제1회 한-유엔사 참전국 국방장관 회의’가 진행된다. 한미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한반도 유사시 ‘유엔사’의 자동 재참전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군의 ‘유엔사’ 참모부 참여, ‘유엔사’ 후방 기지가 있는 일본의 유엔사 참여 및 역할 확대에 대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전협정 관리기구로서 남아 있던 ‘유엔사’의 군사, 전투 기능을 되살려 미국 주도의 다국적 전투사령부로 활용하려는 재활성화 움직임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진행되어 2015년 공식 발표된 바 있다. 

 

미국은 그동안 ‘유엔사’를 전쟁 기획 권한을 갖는 전시조직, 항구적인 다국적군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거듭 강조해 왔다. 2006년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 버웰 벨은 “유엔사령부를 항구적인 다국적군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고, 2007년에는 “유엔사가 전시조직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7월 25일 해리슨 유엔사 부사령관은 “‘유엔사’ 재활성화로 기획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라고도 주장하였다.

 

급기야 어제 열린 55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는 이례적으로 ‘유엔사’의 역할로 기존의 ‘정전협정 유지, 관리’에 더해 “북한 공격 억제, 한반도 안보를 위한 다국적 기여 협조”, 즉 ‘유엔사’의 군사, 전투 기능과 역할을 추가로 규정, 명문화한 셈이다. 

 

그동안 ‘유엔사’가 갖고 있던 작전통제권을 한미연합사로 넘겨주고 유엔사는 정전협정 관리기구로 축소되었으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전시작전통제권을 다시 한국군으로 환수하는 것이 추진되어왔는데, 이제 ‘유엔사’를 군사적으로 부활시킴으로써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 취지를 무력화시키고 군사주권을 다시 넘겨주겠다고 나선 꼴이다. 

 

한반도 유사시 ‘유엔사’의 자동 재참전을 확인하겠다는 것은, 한반도 유사시를 빌미로 ‘유엔사’의 불법적인 군사개입을 제도화하고, 한반도 위기 시 평화적인 해결보다는 전쟁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국제법적 근거도 없이 타국에 군사개입을 하겠다는 선언이며, 외국 군대가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 일정 기간 머무를 때 반드시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한 헌법 60조에도 위배된다. 

 

지금 윤석열 정권은 국내법과 국제법을 위반하고 나라의 주권까지 내팽개치면서 ‘유엔사’ 재활성화와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북의 도발’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외국 군대를 끌어들이는 윤석열 정권에 의해, 주권은 심대히 훼손되고 한반도의 전쟁 위기는 점점 더 격화되고 있다. 

 

지난 8월 15일, 윤석열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뜬금없이 일본에 있는 ‘유엔사’ 후방 기지의 역할을 한껏 강조한 바 있는데, 이번 유엔사 국방장관 회의에서 마침내 일본의 ‘유엔사’ 참여가 거론되고 있다. ‘유엔사 후방 기지’ 명목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일본의 군사적 개입을 정당화하고, 일본의 군사적 역할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주도의 미·일·한 군사동맹 구축 추세와 함께 ‘유엔사’에서의 일본의 역할을 높임으로써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재무장, 자위대의 역외 진출은 더 큰 날개를 달게 되었다.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통합 움직임과 더불어, 미국 주도하에 일본과 한국이 뒷받침하는 다국적 군사 기구로서 ‘유엔사’가 재활성화되는 것은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갈등과 대결을 더욱 부추기게 될 것이다. 

 

한미 정부는 ‘유엔사’ 재활성화를 명분 삼아 한국과 참가국들의 연합군사훈련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국적 군사훈련, 무력 시위가 빈번해짐으로써 한반도 역내에서 상시적으로 군사 긴장이 고조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근본적으로 ‘유엔사’는 태생부터 거짓으로 점철된 조직이다. 유엔의 공식적인 조직이나 기구가 아닐뿐더러 유엔의 지휘나 통제를 받지 않는, 유엔의 ‘이름’만 도용한 미국 주도의 군사 기구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유엔사’는 정전 유지라는 명목으로 존재해 오면서 비무장지대 관할권을 악용하여 남북관계를 방해하고, 주권을 침해하면서, 분단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해 왔다. 

 

정전협정 체결 당시 3개월 내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개최하자고 합의한 것이 무색하게 70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전관리 기구로 남아 있던 유엔사를 되살리는 것이 아니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한반도에서 타국 군대가 전쟁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작전통제권을 완전히 환수하고 ‘유엔사’를 완전히 해체하는 것이다. 

 

전쟁구조를 더욱 고착화시키는 유엔사 재활성화 반대한다! 

 

주권 침해하는 ‘유엔사’ 재활성화 반대한다!

 

한국군의 ‘유엔사’ 참여 반대한다! 

 

가짜 ‘유엔사’ 해체하고 평화협정 체결하라!

 

2023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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