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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윤핵관 밀어낸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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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23-12-14

국힘당의 권력을 뺏기지 않으려고 저항하던 ‘윤핵관’이 일단 밀려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7일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활동을 종료한 뒤 1주일도 안 돼, 윤핵관의 핵심인 장제원 국회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김기현 국힘당 대표도 사퇴했다.

 

1주일 전까지만 해도 미동도 하지 않았던 장제원 의원과 김기현 대표는 돌연 태도를 바꿨다.

 

이들이 태도를 바꾸게 된 데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김기현 대표의 대표직 사퇴 과정에 윤 대통령이 공통으로 존재한다. 

 

지난 6일 윤 대통령이 부산을 방문했을 당시에 장제원 의원을 만났다. 둘 사이에 무슨 말이 오갔는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 후 장제원 의원은 11일 잠시 멈추겠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쓰고 12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장제원 의원은 “제가 가진 마지막을 내놓는다”, “버려짐이 아니라 뿌려짐이라 믿는다” 등의 말을 하며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윤핵관과 관련한 모종의 자료를 가지고 장제원 의원을 압박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세간에 돌고 있다. 이른바 ‘검찰 캐비닛’이 열렸다는 것이다.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 시기에 즈음해 김기현 대표도 당무를 중단하고 잠행에 들어갔다. 

 

그런데 잠행에 앞서서 김기현 대표도 윤 대통령과 모종의 접점이 있었다. 

 

한겨레 14일 자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지난 11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으로 출국할 당시 김기현 대표 때문에 격노한 상태였다. 

 

대통령실은 이날 김기현 대표에게 ‘당 대표직은 유지하되, 총선 불출마를 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하기 전이었다. ‘총선 불출마’는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윤핵관 등 당 중진에게 요구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김 대표는 대통령실 제안과 정반대로 ‘당 대표직을 포기하고, 지역구에 총선 출마하겠다’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이를 전해 들은 윤 대통령은 화가 난 상태에서 출국길에 올랐다는 것이다. 

 

실제 공동취재단이 비행장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김기현 대표는 풀이 죽은 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그리고 김기현 대표는 그날 오후 2시 회의를 통해 “저를 비롯한 우리 당 구성원 모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로 민생과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답해나갈 것”이라고 말하고 13일 오후 당 대표직 사퇴를 밝혔다.

 

이렇게 봤을 때 윤 대통령은 인요한을 앞세워 윤핵관을 밀어내려 했으나, 자기 구상대로 안 되자 직접 윤핵관 등을 밀어낸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국힘당 안에서 윤핵관을 몰아내기 위한 행동이 다양하게 작동했다. 

 

인요한 혁신위가 활동을 이르게 끝내자, 국힘당 안에서는 김기현 대표 사퇴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히 하태경·서병수 국회의원은 “김기현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 승리는) 불가능하다”라며 “사퇴만이 답”이라고 연일 목소리를 냈다. 여기에 김병민 국힘당 최고위원도 김기현 대표에게 결단을 촉구해 나섰다. 

 

여기에 지난 8일에는 국힘당을 발칵 뒤집을 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른바 ‘서울 6석’의 문서이다.

 

여론조사와 당 지지도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국힘당이 내년 총선에서 서울 49곳 중 강남 갑·을·병, 서초 갑·을, 송파 을 등 6곳만 우세하다는 문서이다. 

 

국힘당 사무처가 이 문서를 마련했으며 당 지도부에게 보고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윤재옥 국힘당 원내대표는 이 문서와 관련해 “보고받지 않았고. 보도 경위도 제가 알지 못한다”라고 말했으며, 이만희 국힘당 사무처장은 “(보고서의 내용은) 최악의 경우를 가정했을 때”라며 “신빙성을 두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의 말에 따르면 국힘당의 서열 2위라 할 수 있는 원내대표가 보고받지도 않은 문서가 공개된 것이다.

 

‘서울 6석’ 문서가 알려지자 국힘당에서는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윤핵관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런데 여기서 짚어볼 점은 윤재옥 원내대표의 말 대로라면, 당 지도부에 제대로 보고도 안 된 문서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이다. 그렇다면 누군가 지도부 몰래 공개했을 수도 있다.

 

결국 서울 6석의 문서 공개로 김기현 대표 등 지도부는 궁지에 몰렸다. 

 

윤핵관의 핵심 인물인 장제원 의원과 김기현 대표가 무릎을 꿇자, 나머지 윤핵관들도 비상이 걸렸다. 자신의 거취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 것이다. 인요한 혁신위의 요구대로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사이에서 눈치를 보고 있다.

 

이들의 빈자리는 이른바 새로운 친윤 세력인 ‘용핵관’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 용핵관은 용산 핵심 관계자를 지칭하는 말로, 이른바 대통령 비서실 출신들을 일컫는다. 그리고 이외에 검찰 출신도 대거 내년 총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는 윤핵관들을 집권 1년 반 만에 몰아내고, 새로운 측근들로 국힘당을 채우려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호기롭게 국힘당으로 들어가는 용핵관도 과연 얼마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른다. 윤 대통령의 필요에 따라 충분히 이들을 윤핵관처럼 밀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윤핵관들이 이대로 주저앉을지도 더 지켜봐야 한다.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에 상정되면 윤핵관이 이 문제로 윤 대통령을 압박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다. 

 

일차적으로 윤핵관이 밀려난 듯 보이지만, 앞으로 국힘당의 내홍과 대결은 더 커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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