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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비예프 “한국은 교조주의 국가 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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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선 기자
기사입력 2023-12-19

▲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

 

최근 주한 러시아 대사로 임명된 게오르기 지노비예프가 18일 러시아 일간지 ‘코메르산트’와의 대담에서 한러관계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현재의 한러관계를 총평하며 “전반적으로 러시아는 한국과의 관계를 구축할 때 흑백논리가 아닌 미묘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러시아는 한국을 ‘비우호적인 국가 가운데 가장 우호적인 국가’로 간주하고 있다”라며 협력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러시아에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공급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살상 무기 공급이 시작되면 장기적으로 양국 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보내게 하려고 미국이 의도적으로 북러 무기-기술 거래설을 고안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논평하면서도 한국을 향해 경고의 목소리를 여러 차례 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 기술을 이전하는 것에 대한 추측이 미국에 의해 의도적으로 던져지고 있다는 주장은 상당히 그럴듯해 보인다”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한국의 접근 방식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 직간접적으로 무기와 군사 장비를 공급하는 것에 찬성하는 성급한 결정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한국에 경고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한국의 발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앞으로도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을 것임을 믿는다면서 “한국 법령은 분쟁 지역에 살상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제시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한국이 ▲항복 ▲영토 반환 ▲배상금 지급 ▲특정 ‘재판소’에서 유죄 자백 등을 러시아가 받아들이는 것을 전제로 하는 소위 젤렌스키 정권의 평화 공식이 실현되리라고 믿지 않길 바란다”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의 외교 업무 경험에 따르면 극동에 있는 이웃 국가들은 대부분 냉철한 실용주의 국가들이지 자신과 타인이 만든 환상과 공상의 세계에 살며 이념을 따지는 교조주의 국가들이 아니다”라며 “그러니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이 끝난 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측하고 러시아와의 관계가 심각하게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는 한국 사람들이 러시아를 옛날부터 함께한 한국의 우호적 이웃으로 보고 싶어 한다고 확신한다”라고 경고했다.

 

지노비예프 대사의 이 말은 한국이 스스로 이념 논리를 펼치는 교조주의 국가가 되지 말라는 의미로 보인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한러 교역에 대해서도 본인의 생각을 과감히 드러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한국이 러시아의 중요한 교역국이라면서도 “한국이 대러 제재에 동참하면서 양국 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물론 2022년 양국 간 교역액은 305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이 수치가 2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말이다”라고 말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특히 러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한국 자동차와 가전제품을 사례로 들며 “해당 기업들은 유망한 러시아 시장을 자발적으로 떠났다. 주로 중국 제조업체와 같은 경쟁 업체들이 비어있는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점유하고 있다. 즉 한국 기업이 러시아에서 ‘1등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수십 년 동안 쏟은 노력은 서구의 기회주의적이고 지정학적인 이해관계에 한순간 희생되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최근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로 돌아올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러시아는 그러한 복귀를 환영하며 이를 촉진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덧붙였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지난 11월 속초~블라디보스토크 항로가 10년만에 개통된 것과 관련해서도 논평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항로가 다시 개통된 것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해상 노선은 2022년 한국 측이 유류비 및 지상 서비스 비용 지급 문제, 러시아 은행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시스템 단절, 항공편 보험 미가입 등 다양한 구실로 중단한 정기 직항편을 대체할 수 있는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없다. 게다가 한국은 경제적으로 매우 유리한 시베리아 횡단 항공로 이용도 거부했다”라고 말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러시아 항공사들은 1년 넘게 블라디보스토크, 유즈노사할린스크, 이르쿠츠크에서 지역 간 항공편을 운항하기 위해 한국 항공 당국의 허가를 받으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성공하지 못했다”라고 항공편에 대한 현재 상황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해서 현재 한국 측이 펼치는 논리를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 해상 운송은 가능한데 왜 항공 운송은 불가능한가?”라며 “이 문제를 진전시키는 것이 이번에 내가 새로 맡은 직책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양국 간 인적 교류에 대한 인위적인 장벽을 제거할 수 있으며, 이는 현재 양 국민을 위한 무비자 여행 체제를 고려할 때 특히 중요하다. 우리는 한국의 건설적인 접근을 기대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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