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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285] 새해 남·북·미 풍경 - 군사 영역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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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환 기자
기사입력 2024-01-16

한국

 

1) 고강도 훈련으로 시작한 새해

 

국군은 2024년 새해를 고강도 훈련으로 시작했다. 

 

육군은 새해 첫날 각급 부대의 실사격훈련을 진행했다. 군은 이 가운데 3보병사단 백골포병여단의 훈련을 소개했는데 여단 예하 장병 330여 명이 강원도 철원군 문혜리 포병사격장에서 K9과 K55A1 자주포 18문으로 150발을 쏘았다고 한다. 

 

▲ 문혜리 포병사격장에서 K55A1 자주포가 사격하고 있다.  © 국방부


또 강원도 양구군 동면 팔랑1리 포사격장에서도 박격포 사격훈련을 했는데 사전 공지조차 하지 않아 주민들이 새해 벽두부터 놀라 부대로 몰려가 항의하는 일까지 있었다. 상당히 급박하게 훈련을 준비해 진행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 주로 최전방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한 군사전문가는 “육군의 혹한기 훈련은 매년 하지만 장병들이 하루 쉬는 1월 1일부터 사격을 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다. 정치적 메시지가 담겼다고 본다”라고 평가했다. (「포사격으로 새해 연 남북…‘9.19 없는 서해’의 미래인가」,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2024.1.6.)

 

2일에도 육군 포병 부대와 기계화 부대들이 서부 전선에서 동부 전선까지 전방지역에서 포탄 사격과 기동훈련을 했다. 여기에는 수도기계화보병사단과 2신속대응사단을 비롯해 6·7·12·15·22보병사단, 8·11기동사단, 2기갑여단, 2·3·7포병여단, 12·17항공단 등 육군의 다수 부대가 참가했다. 그동안 육군의 새해 포병·기갑훈련은 군단 별로 각기 진행했지 올해처럼 한날한시에 전 전선에 걸쳐 진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해군도 3일 동·서·남해의 1·2·3함대 해역에서 새해 첫 함포 사격훈련과 해상기동훈련을 했다. 여기에는 구축함을 비롯해 함정 13척과 항공기 3대가 참가했다. 

 

한미연합훈련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일주일간 경기도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A-10 공격기와 자주포, 전차, 장갑차 등 116대의 장비를 동원한 연합전투 사격훈련을 진행했다. 

 

▲ 한미연합훈련에서 사격하는 K1A2 전차.  © 국방부


군 지휘부도 새해 첫날을 바쁘게 움직였다. 

 

신원식 국방부장관은 1일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해병대 2사단(청룡부대)을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한 후 최전방 관측소(OP)를 찾아 “적이 도발하면 무적 해병답게 ‘즉·강·끝’ 원칙으로 처절하게 응징해 초토화하라”라고 지시했다.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도 이날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 피스아이에 탑승해 각 부대 지휘관과 통화하며 “합참이 든든한 보호막과 울타리가 되어줄 테니 여러분은 뒤를 돌아보지 말고 과감하게 행동하라”라고 당부했다. 

 

박안수 육군참모총장도 경기도 포천시 승진훈련장을 찾아 혹한기 전투사격훈련을 한 수도기계화 보병사단 번개여단 전승대대 장병들을 만나 격려하고, 강원도 소재 미사일전략사령부 예하 부대도 방문해 격려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손식 육군지상작전사령관은 인천 영종도 17보병사단 해안경계작전부대를 찾아 “‘선조치·후보고’ 원칙에 따라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응징하도록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28일 윤석열 대통령은 신원식 장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인성환 안보실 1·2차장, 최병옥 국방비서관 등을 대동하고 최전방인 경기도 연천군 육군 제5보병사단 열쇠부대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적이 도발해 온다면 ‘선조치 후보고’ 원칙하에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대응하라”라고 지시하였다.

 

2) 대북 공세는 계속된다

 

새해의 시작을 훈련으로 알린 군은 이후에도 군사 훈련을 쉬지 않았다. 

 

4일 해병대 연평부대는 도서방어 종합훈련을 진행했으며, 8~12일 해병대 6여단도 서해 백령도 일대에서 소부대 동계전술훈련을 진행했다. 

 

8일 경기도 양평군 비승사격장에서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 5대가 기관총 3,500여 발, 로켓 60여 발을 사격하는 공중 사격훈련을 진행했다. 

 

9일 새벽부터 아침까지 육군 28보병사단 포병여단이 견인곡사포와 K9 자주포 사격훈련을 진행했다. 여기에는 무인항공기와 F-5 전투기, 공격헬기도 동원되었다. 

 

육군 17보병사단 포병여단 예하 2개 포병대대도 9~14일 인천광역시 서구 장도종합훈련장에서 K55A1 자주포, K77 사격지휘장갑차 등을 동원한 혹한기 궤도 장비 조종훈련을 진행했다. 

 

신원식 장관은 10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각 군에서 자율적으로 훈련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적대 행위 중지구역에서 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육군은 11기동사단이 1월 15일~2월 2일, 32·39보병사단이 1월 15~19일 혹한기 야외기동훈련을 할 계획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한국형 3축 체계를 더욱 강력히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낼 것”이며 “올해 상반기까지 증강된 한미 확장억제체제를 완성하여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원천 봉쇄할 것”이라고 하여 이와 관련한 훈련도 예상된다. 

 

3) 서해 포사격 대응 의혹

 

1월 5일 북한이 서해에서 200여 발의 포사격을 단행했다. 북한은 연초부터 진행한 국군의 고강도 훈련에 대응하는 훈련이었다고 주장했다. 

 

합참은 북한이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북방한계선(NLL) 방향으로 사격해 대부분 해상 완충구역에 떨어졌으며 NLL 이북 7킬로미터까지 근접했다고 밝혔다. 

 

국군은 북한의 포사격에 대응해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예하 백령도 해병대 6여단과 연평부대의 K9 자주포, 전차포로 NLL 남방 해상을 향해 400여 발의 포탄을 발사했다. 2배 대응 원칙에 따른 것이다. 

 

합참은 북한이 다음날인 6일에도 오후 4~5시께 연평도 북서쪽 개머리 진지에서 방사포와 야포 등으로 포탄 60여 발을 발사했고 이 중 일부는 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합참 고위관계자는 “북한은 어제와 달리 측방과 북쪽 내륙지역을 향해 사격했다”라며 “모두 자기지역을 향해 쐈기에 어제와 같이 대응할 필요까지는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6일 군은 대응 포격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북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7일 담화를 발표해 전날 포사격훈련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충격을 주었다. 김여정 부부장은 130밀리미터 포성을 흉내 낸 발파용 폭약을 60회 터뜨리면서 국군 반응을 주시하였다고 밝혔다. 북한은 발파용 폭약을 터뜨리는 영상까지 내보냈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합참은 폭약 소리만 듣고 포사격으로 오인한 뒤 포탄이 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떨어졌다는 거짓말을 한 셈이 된다. 

 

그러자 합참은 당일 곧바로 북한의 주장을 부정했다. 합참은 북한의 주장이 “우리 군의 탐지 능력에 대한 수준 낮은 대남 심리전일 뿐”이라고 하였으며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의 탐지 능력에 놀라 거짓 담화를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어제도 북한이 포사격을 한 것은 우리 군의 자산에 포착됐다”라고 밝혔다. (「김여정 “발파용 폭약 터뜨리는 기만전에 한국군 속아”…합참 “우리 군 탐지능력에 놀라 거짓 담화 발표”」, 강원뉴스, 2024.1.7.)

 

다음날에도 군 관계자는 “6일 포탄 궤적 등 포격 상황이 대포병 레이더 등 탐지 장비에 포착됐다”라고 발언했다. (「北김여정 “6일 포격 아닌 폭약 발파”… 軍 “저급한 상투적 심리전”」, 동아일보, 2024.1.8.) 또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발사한 포탄이 바다에 떨어질 때 발생하는 물기둥까지 모두 관측했다”라고 발언했다. (「北, ‘폭약 영상’ 공개하며 “포탄 쏜 적 없다”더니…軍 “포탄 발사 정황 포착, 거짓 선동”」, TV조선, 2024.1.8.) 

 

그런데 정작 합참은 7일에 말을 바꿔 북한이 10여 회 폭약을 터뜨린 것은 맞다, 비슷한 시간 포탄 60여 발의 비행궤적도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즉 60여 발의 포사격은 여전히 사실이지만 폭약도 10여 회 터진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논란이 더 커졌다. 차라리 합참이 끝까지 ‘포사격 맞다, 북한 주장은 거짓말이다’고 했으면 더 이상의 논란은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어차피 북한의 주장을 입증할 방법은 없다. 북한이 공개한 영상도 언제 어디서 촬영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 그런데 폭약 얘기를 전혀 하지 않다가 북한이 ‘사실은 폭약이었다’라고 하자 그럴 리 없다고 반발하더니 하루 지나 ‘폭약도 있긴 했다’로 사실상 말을 바꿨으니 혼란을 자초한 셈이 되었다. 합참이 이처럼 오락가락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인 것은 북한 주장에 당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폭약 폭발 소리와 포사격 소리를 구분하는 우리 군의 탐지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합참의 주장처럼 폭약 폭발 10회와 포사격 60회가 맞다고 하더라도 이를 공개한 것은 여전히 문제가 된다.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에서 “말끝마다 ‘정밀 추적감시’니, ‘원점 타격’이니 하며 허세와 객기를 부려대는 대한민국 군부깡패들의 실지 탐지 능력을 떠보고 불 보듯 뻔한 억지 주장을 펼 놈들에게 개망신을 주기 위해 기만작전을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합참이 우리 군의 탐지 능력을 고스란히 공개했으니 북한의 의도를 뻔히 알면서 그 의도대로 행동해 준 꼴이다. 특히 ‘궤적 포착’, ‘물기둥 관측’은 구체적인 탐지 장비 운용 실태까지 드러낸 발언이다. 합참은 북한의 주장을 ‘심리전’이라고 주장하더니 스스로 ‘심리전’에 말려든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합참이 말을 바꾸면서 신뢰를 잃었고 서해 포사격을 둘러싼 ‘심리전’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은 7일에도 포사격을 했다. 

 

합참은 북한이 7일 오후 4시께부터 5시 10분께까지 연평도 북방에서 야포와 해안포 등으로 추정되는 포병화기를 동원해 90여 발의 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포탄은 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떨어졌다고 한다. 

 

북한의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옹진반도 동부의 황해남도 강령군 등암리부터 연안군까지의 구간에서 해안포 23문을 동원해 88발의 포탄을 해상군사분계선과 평행선상의 동쪽방향 4개 구역에 쏘았다고 한다. 

 

합참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북한의 포탄이 남쪽을 향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5일은 포탄의 방향이 남쪽이라서 대응 사격을 했고 6~7일은 포탄 방향이 남쪽이 아니라서 대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도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서해는 남북의 육지, 섬들이 10킬로미터 정도 거리로 매우 가깝게 붙어있으며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곳이다. 여기서는 어디로 포를 쏘든 위협이 될 수 있다. 

 

▲ 서해 NLL.


특히 7일의 경우 북한이 언급한 ‘해상군사분계선과 평행선상의 동쪽 방향 4개 구역’이 정확히 어디인지 알 수 없지만 강령군이나 연안군에서 동쪽이면 바로 한국의 수도권이다. 예를 들어 연안군에서 동쪽으로 50킬로미터만 가면 파주시가 나온다. 북한군이 수도권을 향해 코앞에서 포사격했는데 대응할 필요를 못 느꼈다는 것이 합참의 해명이다. 

 

합참은 5~7일 포사격 기간 북한이 우리 영토와 국민을 대상으로 도발할 경우에는 ‘즉·강·끝(즉각, 강력히, 끝까지)’ 원칙에 따라 다시는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압도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반복했다. 그러나 수도권을 향해 포를 쏴도 ‘NLL 북쪽에 떨어졌으니 상관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합참을 믿을 수 있을까 싶다. 혹시 북한의 포사격에 첫날처럼 2배 대응을 했다가 북한이 더 강하게 나오면 감당할 수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윤석열 정부는 새해 벽두부터 고강도 훈련으로 북한을 압박하려 했지만 정작 북한이 군사 대응을 하자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주저하거나 ‘심리전’에 휘말리는 모습을 보였다. 한마디로 모양 빠진 모습을 보인 것이다. 

 

4) 왜소해 보이는 윤석열 정부의 대응

 

새해 윤석열 정부와 군 지휘부는 ‘즉·강·끝’, ‘선조치 후보고’ 등을 강조하며 군을 전쟁의 길로 독려하고 있다. 또 계속해서 고강도 훈련을 하고 대북 적대 발언을 이어가며 북한을 압박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북대결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그런데 군 당국의 의지가 그렇게 강력하게 느껴지지 않고 나아가 왜소해 보이기까지 하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8일 “이미 3일간의 포격 도발에 의해서 적대 행위 금지구역은 무력화된 것 같다”라고 하였다. 이미 지난해 11월 윤석열 정부가 9.19군사합의 일부 조항 효력 정지를 하였고 곧바로 북한이 합의 전체를 폐기했는데 이제야 9.19군사합의에 따른 ‘적대 행위 금지구역’이 무력화된 것 같다고 한 것이다. 

 

또 같은 날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서북도서 일대에서 적의 행위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우리 군 자체의 계획에 따라서 사격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토록 강조하던 ‘즉·강·끝’, ‘선조치 후보고’ 기조가 무색한 발언이다. 

 

반면 ‘핵무기를 동원해 영토 평정’, ‘초강경 대응’, ‘대한민국 완전히 초토화’ 등 북한의 최근 대남 발언은 심상치가 않다. 북한이 무언가 결단을 하고 반드시 하겠다는 강한 정책적 의지가 느껴진다.

 

북한과 비교해도 그렇고, 그간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과 비교해도 그렇고 서해 포사격 이후 군 당국이 보이는 정책적 의지는 상당히 왜소하게 느껴지며 후퇴, 역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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