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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2] 기승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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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
기사입력 2024-01-16

● 트럼프의 자랑

 

트럼프가 아이오와에서 열리는 공화당의 첫 경선을 하루 앞두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자기가 핵보유국 북한과의 전쟁을 막았다고 자랑했습니다. 

 

트럼프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매우 영리하고 터프하지만 나를 좋아했다”라며 미국식 찬사를 동원하여 북한 지도자와의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이어 “그와 정말 잘 지냈고, 그래서 (미국이) 안전할 수 있었다”, “우리는 그들(북한)과 전쟁을 치르려 했지만, 북한이 누구 못지않은 상당 규모의 핵을 보유하고 있었다”, “우리는 (외교를 통해 핵안전을 확보한) 훌륭한 일을 했다” 등의 언급을 하며 자신의 외교적 안목과 수완을 자랑하며, 상대 후보를 공격했습니다. 

 

아이오와주 경선은 미 공화당의 첫 경선으로 미국과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데 거기서 이런 발언들이 쏟아진 것을 보면, 현재 미 정치인들과 미국 국민들이 ‘핵보유국 북한’과의 전쟁을 상당히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인들에게 북한과의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열망이 있다는 판단이고, 트럼프 자신이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미국에서 북한의 최고지도자와 친하다는 것이 대선에서 자랑할 스펙이 되고 있고, 가장 의미 있는 득표 요인이 되는 것입니다. 북한과는 문제없이 지내는 것이 안보라는 인식이 미국에서조차 광범위하게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미국발 경고

 

한편, 미국 내에서 북한 문제에 가장 정통한다고 알려진 두 전문가의 분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미들베리 국제문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과 지크프리트 해커 박사가 ‘38노스’ 기고 글을 통해 “(북한이) 언제 어떻게 방아쇠를 당길지 모르지만 지금의 위험은 한미일이 늘 경고하는 ‘도발’ 수준을 넘어섰다”라면서 “지난해 초부터 북한 관영매체에 등장하는 ‘전쟁 준비’ 메시지는 북한이 통상적으로 하는 ‘허세’가 아니다”라고 강조한 것입니다.

 

결국 미국의 전문가들은 한반도 전쟁이 미국을 어렵게 만들 것이니, 전쟁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 전쟁이 만만한 한국

 

한데 한국의 분위기는 다릅니다.

 

미국 내 우려를 애써 무시하며, 전면전 가능성을 일축하거나, 해 볼 만 하다는 태도입니다.

 

당장 미국의 전문가들 분석에 국힘당 태영호는 바로 “과도한 평가”라고 지적했습니다.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의 언행을 보면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을 피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미국 내 분위기와는 정반대입니다.

 

할 수 있는 모든 군사훈련을 끌어다 펼치며 ‘전쟁 불사’를 외치고 있습니다. 할 수 있는 권한도 능력도 없으면서 ‘2배, 3배 대응’이니, ‘즉(시), 강(력하게), 끝(까지)’을 병사들의 경례 구호로까지 강요하는 상황입니다.

 

이보다 더한 전쟁 의지 표현이 가능한가 싶은 지경입니다.

 

이재명과 민주당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상황의 전후를 살피지는 않고 무조건 북한의 도발을 규탄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평화’를 밥 먹듯 말하면서 정작 전쟁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는 없습니다. 결국 툭하면 북한에 대한 강력 대응을 부르짖는 것은 윤석열 정권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답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전쟁을 막는 가장 간단한 답, ‘한·미·일 군사훈련 중단’, ‘미국의 핵전략 무기 전개 중단’이 이미 나와 있음에도 그것은 보지 않고 호전 세력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 당연한 것을 말하지도, 법제화하려는 노력도 없이 ‘전쟁’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무책임한 정치, 그 자체입니다.

 

사회 분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부 진보 진영이 ‘전쟁을 막기 위해 윤석열 탄핵이 필요하다’, ‘호전광 윤석열 탄핵으로 평화를 지키자’고 호소하지만, 한국 사회 전체를 움직이는 것에 한계가 있습니다. 정작 해외나 미국에서도 한반도 전쟁을 우려하는 상황임에도 사회 전반이 이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현 안보 위기 수준을 선거 때마다 조작해 낸 안보 위기나 간첩단 사건 정도로 인식하고, 윤석열 정권으로 인해 진짜 전쟁이 터질 수 있다는 국내외의 경고를 모르는 척하고 있습니다. 

 

정부, 여야정치권, 사회 전반의 분위기 모두가 이런 상태면 전쟁은 막을 길이 없습니다.

 

 

● 선량한 트럼프?

 

혹자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북미대화가 재개되고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올지 모른다고 전망하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일단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미 대선이 있는 11월까지 별일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설령 미국의 대선까지 충돌 없이 가고 트럼프가 당선된다고 해도, 북미대화가 시작되면 관건은 ‘주한미군’이 될 터인데, 주한미군이 철수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그것이 오히려 ‘개전의 신호탄’으로 될 수 있습니다.

과거 트럼프는 ‘전쟁이 나도 거기(한반도)서 나는 것이지, 여기(미 본토)에서 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 한 적이 있습니다. 트럼프의 비서실장이 쓴 회고록에는 ‘집권 초 트럼프가 북한과 전쟁을 하려 했다, 트럼프는 전쟁의 여파로 사망하는 사람 목숨은 관심이 없었고 경제 문제에 더 관심을 가졌다’는 내용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트럼프가 평화주의자여서 북한과의 전쟁은 위험하고 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은 미국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전쟁은 피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니 전쟁이 나는 순간 자동으로 인질이 될 수 있는 주한미군을 빼내어 미군의 피해가 없고 본토 공격이 없는 상태의 한반도 전쟁은 이후 가장 바람직한 전쟁이 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또한 자기가 대통령일 때 미국이 큰돈을 벌었다고 주장하는데,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을 보면, 대선주자들 입장에서 미국의 경제부흥 역시 핵심 공약으로 내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경제난의 와중에 큰돈을 거머쥘 궁리란 것이 뻔합니다. 바로 전쟁입니다.

 

본인들이 직접 공습에 참여하지 않아도 한반도 전체가 초토화된다면 이익이 날 거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 삼성전자 등 한반도 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되면, 그것이 포드자동차와 인텔뿐 아니라 전 미국에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라는 계산이 없을 리 없습니다. 중국과 전쟁 시 대만의 TSMC 반도체 공장을 폭파한다는 계획을 세운 미국입니다.

 

 

● 기정사실

 

최근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한반도의 새로운 긴장은 미국 정책의 결과로 지역 안보를 위협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과 동맹국들이 편 강경 적대 정책이 북한의 강력 대응에 직면했다면서 앞으로 더 큰 ‘추가적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입니다. 

 

마침, 북한이 고체연료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주장대로 마하 10 이상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했다면 킬 체인도 무력화됐고, 요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입니다.

 

이대로라면 첨단무기가 동원된 한반도 전쟁은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입니다.

 

답이 명확해도 모두 눈을 감고 외면하니, 전쟁은 피할 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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