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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위원장이 키티와 푸를 강조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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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04-10

▲ 김정은 제1위원장이 최근 현지지도한 양말공장의 푸 인형과 북녘 어린이 양말, 미키마우스 인형도 있다.     © 자주시보

 

 

김정은위원장의 푸와 키티 사랑?

 

10일 중앙일보, 연합뉴스 등에서 북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미국 만화영화 ‘아기곰 푸’와 일본 캐릭터 ‘헬로 키티’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웹사이트 ‘조선의 오늘’은 10일자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해 7월 평양양말공장을 찾아 제품견본실을 둘러보며 “키티 양말이 있구만”이라고 반가워하며 “뿌(푸) 양말도 있는가라고 느닷없이 물으시였다”고 전했다. 이에 한 기술자가 있다고 답을 했고 김정은은 “뿌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는데 설명해주라”고 했다며 “젊은 사람이니 뿌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고 좋아했다는 것이다.

 

글쎄, 이런 대화를 ‘해외 캐릭터 사랑’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하는 것은 좀 과하다 싶은데, 어쨌든 김정은 위원장 이전 시기에도 해외 어린이 캐릭터만이 아니라 나이키 등 해외 상표를 붙이 성인용 운동복 등을 북 주민들이 즐겨입었다.
2001년 ‘8.15민족공동행사’ 차 평양 취재 당시 묘향산 등산 도중 만나 북 주민들이 나이키 운동복을 많이 입고 있어 놀란 적이 있다. 궁금해서 안내원에게 물어보니 나이키 옷을 북에서도 주문제작 방식으로 많이 만들어 수출한다고 말했었다. 수출도 하고 북 주민들이 입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 시대에 들어서 모란봉악단 공연에 미키마우스 인형이 등장하는 것을 보고 남측에서는 많이 놀라워하는 반응을 보였는데 원래 북은 설령 그것이 미국에서 만든 캐릭터라고 하더라도 북 주민들에게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면 경계하지 않았기에 북 주민들은 아마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다만 북은 이런 해외캐릭터, 해외상표를 절대시하거나 의존하지는 않는다. 북에서 방송하는 거의 모든 어린이 만화영화는 ‘소년장수’, ‘영리한 너구리’, ‘다람이와 고슴도치’ 등 자체로 만든 캐릭터와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엔 일본의 전설을 다룬 만화영화 등을 소개하기도 하지만 아주 보조적이다. 그것도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서 나타난 현상이다. 물론 중국, 러시아 등 혁명관련 외화는 자주 소개해왔다.

 

▲ 북의 만화영화 캐릭터     © 자주시보

 

 

세계적인 디자인의 특징

 

그럼에도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서 미키마우스, 키티, 뽀로로, 푸 등의 외국 어린이 캐릭터가 북 어린이 용품에 많이 등장하고 있으며 모란봉 악단 공연에서 보여주었듯 외국 문화를 더 적극 반영하는 모습만은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발은 조선에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며 작은 제품 하나를 만들어도 세계를 뒤흔들 수 있게 잘 만들어야 한다고 어디를 가든 강조한다고 한다. 샤넬, 랑콤 등 값비싼 해외유명화장품 이름을 다 꿰고 있으며 최근엔 북의 눈 화장품은 하품만 해도 너구리 눈을 만든다며 지적하고 세계적인 수준으로 제품의 질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문제는 디자인이다. 질도 중요하지만 제품의 포장이나 형태가 주는 느낌과 울림도 제품 구매에 있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제품의 질이 고만고만한 조건에서는 디자인이 거의 결정한다고 봐야 한다.
디자인은 노력만 한다고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모양과 색은 누구나 다 있다. 문제는 세계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소년장수, 영리한 너구리, 다람이가 북녘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강한 울림을 준다고 해도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통하지 않으면 의미 없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미국의 디자인 능력을 매우 높이 평가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상징 팬더를 세계적인 이미지로 만든 것은 쿵푸팬더 미국 영화이다. 미국의 디자인은 자기가 중심이 아니라 보편적인 세계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선과 색 그리고 느낌을 찾는데 모든 관심을 다 돌린다.

특히 디자인이라는 것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것에 기반을 두면서도 익숙해지면 실증이 날 수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 그래서 미국의 디자인을 보면 너무 널리 퍼져있는 디자인과 반대되는 디자인을 선도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 디자인도 사람의 보편적 감성에 부합하는 것들 중에서 고른다.

 

대표적인 것이 아이폰이다. 처음 아이폰은 측면을 둥글둥글 손에 착 감기에 디자인했다. 삼성 등에서 다 그런 모양으로 따라하니 스티브잡스는 바로 옆면을 직선으로 잘라버렸다. 대신 네 귀퉁이는 곡선으로 상그럽게 돌렸다.
직선도 직선의 멋이 있고 곡선은 곡선 나름 편하고 유려한 느낌을 준다. 이건 세상 사람들 누구가 다 느끼는 감정이다. 이 보편적 느낌에 바탕을 두고 미국은 현재 유행이 되고 있는 것과 다른 참신한 이미지를 끊임없이 만들어 유행을 선도해가고 있는 것이다.

 

하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세상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현재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디자인을 많이 접해보면서 그 공통점을 찾아 공감해가는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 북녘 어린이들 용품에 세계 어린이들이 다 좋아하는 캐릭터를 많이 반영하는 것은 지금 자라는 북녘 어린이들이 성인이 되어 세계 속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제품 디자인을 할 수 있는 보편적 감성을 형성시켜주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푸와 헬로키티를 강조한 배경엔 이런 계산이 깔려있을 것이다. 그는 어떻게든 북을 세계적인 나라로 만들려는 큰 야심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 북 방송에서 포착된 뽀로로     © 자주시보

 

 

미래 남북 경협의 길

 

물론 이런 그의 노력이 남녘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은 개성공단에서 주로 북의 경쟁력이 있는 노동력 덕에 남측 기업들이 이익을 보고 있지만 앞으로 자라나는 북의 인재들이 세계적인 디자인 능력까지 갖추게 된다면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뽀로로도 남북 합작으로 만들었지만 그 이미지를 창조하는 작업은 거의 남측 디자이너가 했었다. 북의 디자인 능력이 높아지면 북의 디자이너와 우리 디자이너가 힘을 합쳐 더 위력적인 뽀로로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통하는 캐릭터 하나가 얼마나 큰 일을 해내는지는  뽀로로가 충분히 입증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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