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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산지석] 서방에 의존했다면 망했을 중국 대형수송기와 항공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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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민
기사입력 2017-07-09

 

7월 8일 기념사진 위치에 대한 기사들이 여러 편 생겨났다. 반도의 남과 북 최고지도자들과 관계되는 내용들이었다.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G20회의 기념사진에서 두 번째 줄 맨 끝에 섰는데 홀대가 아니냐는 의문에 답을 주는 기사들이었다. 설명에 의하면 취임기간에 따라 위치를 정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2개월이기에 맨 끝에 섰고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근자에 취임했으므로 반대편 맨 끝에 섰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조선(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서거 23돌에 즈음하여 간부들을 이끌고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은 사진에서 바로 곁에 미사일공로자들을 세우고, 황병서, 최용해가 첫줄 양쪽 끝에 선 현상을 해석하는 기사들이었다. 한국 언론들은 황병서, 최용해를 “제치고”, “밀어내고” 따위 표현을 쓰면서 나름대로 풀이했다. 비호의적인 지어는 악의적인 풀이들이 다수였다. 문재인 대통령 기념사진 위치에 대한 친절한 해석논리에 따른다면, 황병서, 최룡해는 여러 해 째 핵심인물이고 전에 김정은 위원장 가까이에서 찍은 사진들이 많거니와 이후에도 사진을 찍을 기회가 많으니까 일단 미사일공로자들을 후대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야 맞다. 그리고 전날 박근혜 신화가 만들어지던 시절에는 박근혜가 어디에 가서 누군가와 악수하면 그 효과가 7년은 간다는 말이 나왔었다. 그런 논리를 빌어온다면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 공로자들을 가까이에 세우고 사진들을 찍은 건 적어도 몇 년, 길면 몇 십 년은 효과가 가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 가족들에 대한 응집력, 그 동료들에 대한 호소력까지 감안하면 효과가 얼마나 크겠는가. 유감스럽게도 좀이라도 깊이 있는 보도는 눈을 씻고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 미사일 공로자들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한 데는 그만한 공로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정문일침 210편 “고질을 뿌리뽑아가는 김정은위원장”(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2484)에서 필자는 로케트 부문에 남아있던 교조주의를 뽑아버렸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평가에 주목했다. 

 

교조주의란 무엇인가? 책에 쓰인 것, 남이 한 것을 그대로 따름을 의미한다. 상당한 경우 남의 뒤를 따라가는 게 쉬운 방법이기는 하다. 해보지 못한 큰일을 하려는 사람들은 우선 남이 어떻게 했나 알아봐야 하고 열심히 배우기도 해야 된다. 그런데 교조주의는 남을 영원히 추월할 수 없다는 약점이 존재한다. 잘 되던 잘못 되던 자기 절로 해보아야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새로운 경지에 이르게 된다. 

 

중국의 대형운수기와 항공모함 연구제작은 시사해주는 바가 많다. 

 

1950년대에 소련의 운수기(수송기)를 모방하여 윈(运)-5를 만들어 운수기공백을 메웠던 중국은 그 뒤 좀 더 나은 운수기들을 만들기는 했으나 대형운수기는 수십 년 동안 공백이었다. 그러다가 2013년 1월에 국산 대형운수기 윈(运)-20(사진1, 2)의 첫 비행에 성공했고, 2016년 여름에 부대에 배치됐으며 전에 사용하던 소련- 러시아 이르-76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 중국 대형수송기(대형운수기) Y-20(원-20)     © 자주시보, 중국시민

 

▲ 중국 대형수송기(대형운수기) Y-20(원-20)     © 자주시보, 중국시민



66톤의 짐을 나를 수 있고 최대비행중량이 220톤이며 최대시속 800킬로미터로서 최장비행거리가 7, 800킬로미터에 이르는 윈-20의 사용 1돌에 즈음하여 실화문학 《곤붕이 날아오르네--대형운수기 윈 20연구제작실기(鲲鹏起兮——大型运输机运20研制纪实》(추이빈펑崔斌峰 지음)가 발표되어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옛날 중국의 철학책 《장자》에는 곤이라는 거대한 물고기가 붕이라는 거대한 새로 변하면 단숨에 수 만 리를 난다는 우화기 실려 있다. 저자는 윈20을 대붕(大鵬)에 비긴 것이다. 

 

200자 원고지로 190매 정도 되는 글은 끝에 “비밀유지요구에 따라 일부 시간과 수치 및 인물의 성명들은 적당히 처리했다(因保密要求,文中部分时间节点、数据及人物姓名有所处理)”고 밝혔는데 그렇다 해서 배울 게 없는 건 결코 아니다. 

 

글에 의하면 대형운수기의 제작은 2007년 여름에 확정되어 5년 남짓한 동안에 첫 시험비행을 하게 되었다. 

임무를 받은 설계원에서 나온 말들이 어려움을 말해준다. 

 

“우리가 연구제작할 비행기는 수십 톤급에서 단걸음에 200톤 급으로 건너뛰어야 하는데 기술난이도는 몇 배 늘어난 정도가 아니라 하나의 수량급이 늘어난다.(我们将要研制的飞机,要从数十吨一下子跨越到200吨级,技术难度不是增加了几倍,而是增加了一个数量级。)”

 

“항공계의 규칙은 새비행기 새제품의 비례라 30%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건데 대형운수기의 새제품은 90%를 초과한다. 이런 신품들은 원리를 일부 계승했을 뿐 거의 아무런 계승성이 없는데 기술리스크를 어떻게 통제하는가?(航空界有规矩,新机新成品的比例不能超过30%,而大运的新成品超过了90%,这些新品除了原理有所继承外,几乎没有什么继承性,技术风险怎么控制?)”

 

“우리가 집계해보니 대형운수기에 필요한 신소재들은 모두 국내의 공백이다(我们统计了,大运需要的新材料都是国内空白啊。)”

 

“대형운수기는 대형여객기와 다르다. 대형여객기는 글로벌 공급사슬을 통해 살 수 있고 협조할 수도 있으나 대형운수기는 안 된다. 아무리 돈을 많이 주겠다더라도 남들이 팔아주지 않는다.(大运不同于大客,大客可以搞全球供应链,可以买、可以合作,大运可不行,花多少钱人家也不卖给咱。)”

 

“연구주기가 너무 빠듯하다. 미국의 C-17은 방안확정부터 첫 비행까지 14년 걸렸고 러시아의 이르-76은 약 11년 걸렸으며 유렵의 A400M은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날지 못했다. 우리는 5년 남짓한 시간에 첫 비행을 해야 되는데 어떻게 ‘뒷벽이 넘어지지 않도록’ 보증하겠는가? 이거야 말로 제일 관건이다.(研制周期太紧了,美国C-17从方案确定到首飞用了14年,俄罗斯的伊尔-76用了大约11年,欧洲的A400M至今8年过去了还没飞起来,我们要用5年多的时间实现首飞,如何保证‘后墙不倒’?这才是最关键的。)”

 

“인재문제도 있다. 보잉, 에어버스의 설계팀만 해도 3천 명이다. 지금 우리 원의 설계인원은 천 여명인데 그 가운데 경험이 부족한 젊은이들이 절반 이상이고 게다가 다른 모델들도 다뤄야 한다.(还有人才呢,波音、空客设计团队就达三千人,现在一飞院的设计人员千余人,其中缺乏经验的年轻人占到半数以上,而且还要兼顾其他型号。)”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기에 초기에는 “지름길”을 걸으려고도 해보았다. 구소련이 대형운수기 연구제작에서 세계의 앞자리를 차지했는데, 소련 해체 뒤 유명한 안톤노프 설계국이 우크라이나에 귀속되었다. 지금까지 세계 최대 운수기로 꼽히는 안-225가 그 설계국에서 나왔고 소련 해체 뒤에도 안-70 대형운수기를 발전시키는 상황이었다. 

 

안톤노프설계국과 손잡으려고 중국항공공업그룹의 책임자였던 겅루광(耿汝光)이 대표단을 이끌고 방문해 발전목표를 설명했더니 상대방은 그야말로 허황한 기담이라고 여기면서 속된 비유를 했다. 

“애를 낳자면 열 달이 걸리는데, 당신이 단번에 아내 열을 맞아들이더라도 한 달 안에 아이 하나를 낳을 수는 없다.” 

겅루광은 당장에서 되받아주었다. 

“기차는 이미 떠났다. 우리는 어느 역에서 오르고 어느 역에서 내릴까만 고려할 뿐 종래로 이 기차가 어떻게 멈추느냐는 고려하지 않았다.(火车已经开动,我们只考虑从哪站上车、哪站下车,从来没考虑过这辆火车如何停下来。)” 

그 다음 담판에서 상대방인 “내가 없으면 넌 해내지 못한다”는 태도를 취하면서 가혹한 조건들을 숱해 내놓았다. 겅루광 일행은 단호히 거절했다. 

 

그리하여 중국의 대형운수기 연구제작은 순전히 자기 힘에 의지하게 되었다. 결국 예정된 기일 내에 불가능한 임무를 수행하였고 실제로 사용하게까지 되었다. 윈20이 외국 비행기들의 장점을 배웠고 또 현재 러시아제 D-30KU(엔진을 쓰기는 하지만 차차 국산엔진으로 바꾸게 되는 등 완전 국산화는 조만간 실현하게 된다. 

 

윈20의 연구제작과정에는 이밖에도 2차원 평면설계와 제작에 습관된 단위와 사람들이 3차원 디지털화를 도입하도록 강요한 일, 실제 크기의 모형을 만들어 실감나게 한 일 등등 많은 사연들이 있는데 구체적인 기술문제들은 여기서 구태여 옮길 필요가 없다. 요는 국가와 군의 박절한 수요에 근거해 거대한 목표를 내세운 다음 외부의 힘에 의지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끝내 목적을 이뤘다는 것이다. 

 

윈 20보다 늦게 시작해 늦게 완성한 중국인민해방군의 대형장비는 항공모함이다. 우선 구소련의 고물인 항공모함함체를 들여다가 고철덩어리를 개조하여 “랴오닝호(辽宁号)”로 만들어 운영해본 다음, 경험교훈을 살려서 국산항공모함을 몇 해 안에 만들어 금년 봄에 진수시켰다. 

 

▲ 중국은 구소련 고철 항공모함 바리야그를 끌어다가 개조하여 랴오닝호 항공모함을 만들었다. 이는 자체 항공모함 개발을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   

 

▲ 중국 랴오닝함  

 

국산항공모함은 여러 면에서 “랴오닝호”보다 훨씬 낫다는데 부총설계사 쑨광쑤(孙光甦) 중앙텔레비전의 모 프로에 출연해 설명한데 의하면 중국에 완전한 공업계통이 이뤄졌기에 국산항공모함건조가 가능했다 한다. 중화인민궁화국 건립초기부터 공업화에 주력해온 덕에 항공모함건조에 필요한 자재부터 부품까지 국내조달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쑨광쑤가 털어놓은 뒷이야기에 의하면 “랴오닝호”개조과정에서 설계사 15명이 희생되었다 한다. 개조를 전투로 간주했기에 희생(牺牲, 전사)이라는 표현을 쓴 모양인데 순직이라 해도 무방하겠다. 구체적인 원인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사고를 내놓고 과로로 인한 죽음도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 중국 최초 자국산 항공모함 '산둥함'  

 

윈20이던지 항공모함이던지 설계사, 제작자들이 죽을둥살둥 일한다 해서 상금이 훨씬 더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19세기 중반부터 중국이 낙후한 원인으로 100년 나마 겪은 수모들을 골수에 새기고(이는 교육의 영향만 아니라 자습의 영향도 많다) 침략을 허락해서는 안 된다는 의식이 강하기에 그 무슨 보수를 바라지 않으면서 심혈을 기울이고 지어는 생명까지 바쳐간 것이다. 

 

중국이 대형운수기나 국산항공모함을 내놓으면 한국에서는 서방의 앵무새노릇을 하여 여기가 허술하고 저기가 볼품없다느니 타령을 곧잘 부르는데, 정말 문제점들이 있더라도 조만간 보완됨을 홀시하는 판이다. 그런 비하나 홀시가 의도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상황의 정확한 판단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음은 분명하다. 

 

정보들을 꽤나 많이 공개하는 중국의 무기들마저 올바른 평가가 한국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데, 중국보다 정보개방도가 훨씬 낮은 조선의 신형무기들은 한국에서 무작정 비하가 유행된다. 그런 비하가 반북세력들이나 잠깐 위로할 뿐 무슨 쓸모가 있으랴! 

 

현재 조선의 상황에서 대형운수기나 항공모함을 연구제작할 필요성도 가능성도 희박하다. 허나 중국의 과학자, 기술자들이 국가와 군의 절실한 수요에 근거하여 자재력을 발휘한 것과 비슷하게, 조선의 과학자, 기술자들이 국가와 군의 수요, 나아가서는 최고영도자의 간절한 요구 혹은 엄격한 지시에 따라 어느 시점까지 어떤 임무를 완수하자고 달라붙어 거대한 잠재력을 발휘했으리라는 것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또한 중국이 수십 년 발전을 통해 군사장비제조에 필요한 공업계통을 만든 덕에 대형운수기와 국산항공모함을 만들어낸 것과 비슷하게, 조선이 옛날 자랑해오던 김일성 시대 “14년 만의 공업화”로부터 시작해 김정일 시대의 CNC보급에 이르기까지 무기제조에 필요한 공업계통을 형성했으므로 세계가 놀라는 속도로 미사일들을 내놓는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그리고 50여 년 전에 핵무기 보유, 30여 년 전에 대륙간 탄도미사일 보유로 군사적 안전감이 상당히 강해진 중국인들보다 조선의 과학자, 기술자들은 굉장한 초조감으로 가능성 높은 전쟁에 대비하거나 전쟁을 막는다는 의식을 갖고 연구와 제작에 몰두하리라는 걸 필자 같은 중국시민들은 충분히 이해한다. 짐작컨대 조선의 과학자, 기술자 순직 비례와 절대수자가 중국의 과학자, 기술자 순직 비례나 절대수자를 훨씬 초월할 것이다. 말하자면 대륙간미사일의 연구제작은 수많은 조선인들의 공동한 인식에 기초한다. 결코 한국이나 미국, 일본의 일부 세력들이 평하는 것처럼 누군가의 야심이나 광기에 기인하지 않는다. 

 

재래식 전쟁으로 이길 가망이 보이지 않아서인지 근년에는 이른바 “참수작전”이 부쩍 선전되면서 조선문제를 간단히 영원히 해결할 묘수로 부풀려지는데, 조선의 민심을 무시하다가는 큰 코 다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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