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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차] 초코파이와 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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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11-21

 

 

♨ 지난 주 금요일 즉 11월 16일 밤에 장서를 정리하다가 1997년에 나온 유머집을 발견하고 펼쳐보았다. 김영삼 정부 말기 혼란상과 한보사태를 비꼬는 내용이 많았는데, 적잖은 사건들과 인물 별명들을 알 수 없어서 격세지감이 들었다. 유머도 시대를 초월하기 참으로 어렵다. 

 

♨ 전국의 불량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분위기는 점점 긴장되어가고......

 불량배 1: 난 막가파, ‘김’이닷! 

 불량배 1: 난 지존파, ‘최’닷! 

그러자 어떤 남자가 중앙으로 걸어나오며 말했다. 

“난 초코파, ’이‘닷!” 

그 후로 초코파이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한때 세상을 놀래켰던 지존파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지 오래고 “김,”, “최”, “이”가 누구를 가리켰는지도 알 수 없다. 단 초코파이를 본 사람은 없었다는 말 덕분에 초코파이를 평생 무료로 먹는 행운(?)을 거머쥔 오청성 씨가 떠올랐다. 찾아보니 판문점 사건은 2017년 11월 13일에 일어났으니 1년이 넘었는데, 1주년 될 때 한국 언론들이 떠들지 않았으니 남북관계의 변화가 실감난다. 오청성 씨가 퇴원한 후 그를 본 사람이야 없지 않겠지만 언론에 등장하지는 않아, 그를 구원한 이국종 교수가 10월 하순 인터뷰를 받으면서 오 씨가 전화를 걸어왔는데 말씨가 완전히 서울말씨로 변했고 운전면허를 따서 차도 몬다고 알렸더라고 전한 정도였다. 당시 ‘술 먹고 차를 몰았던 사람도 탈북자기만 하면 한국에서 운전면허를 따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 일본 극우 매체인 산케이 신문이 도쿄에서 오 씨를 인터뷰했다고 17일 보도했다. 

한국 언론들을 포함하여 탈북 후 언론 만남은 처음이라 한다. 조선의 정치, 경제를 논했다는 내용을 보면 새로운 탈북자 스타가 탄생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기존 탈북자스타들의 지위도 흔들릴 위험이 있겠다.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리선권 조선(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의 “냉면 목구멍”발언을 놓고도 탈북자스타들의 판단이 달랐던 전례가 있다. “최고위탈북자”로서 외교관 출신임이 확실한 태영호 전 런던 주재 조선대사관 공사는 그런 말을 북에서 늘쌍 한다면서 “이런 말을 듣고 불쾌해하거나 기분 나빠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고 주장했으나, 통일전선부출신이라는 장진성 씨는 그런 발언이 북에서 밥값도 못하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라면서 북에서는 먹는 걸 우선시하기에 “목구멍 발언은 먹을 자격이 없고 그래서 살 의미가 없다는 그야말로 심한 욕”이라고 주장했다.

 

♨ 워낙 한국 보수언론들은 어느 탈북자의 주장을 근거로 삼아 북을 공격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같은 말을 놓고 같은 북 출신 사람들이 정반대 견해를 내놓았으니 난감하지 않을소냐. 진실을 가르려면 “3만 탈북자”를 상대로 설문조사라도 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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