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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동 할머니, 정부∙재벌들의 양심을 쿡쿡 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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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재미동포
기사입력 2018-11-30

 

병마와 사투를 벌리고 있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93세)가 훈원금을 또 선뜯 내놨다고 <한겨레신문>을 비롯해 국내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2014년 부터 장학금과 태풍 피해기금 등을 합쳐 6천만원을 조선학교에 희사했다. 더 놀라운 건 직접 오사카 조선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대화 격려 까지 했다. 아베의 간담을 서늘케 했을 게 분명하다. 그러나 서울, 도쿄 어디서도 그런 보도는 나오질 않았다. 지난주엔 병상에서 또 3천만원을 재일동포 학생들을 위해 내놨다. 

김 할머니는 무엇 보다 일본 정부의 재일동포학생들에 대한 차별을 몹시 괴로워한다. 그리고 과거 자신이 교육을 받지 못한 게 한이 돼서 선뜻 주머니를 털어 교육자금을 쾌척한 것이다. 할머니는 내 목숨 끝나는 순간 까지 지원금을 보태겠으니 그저 열심히 공부하라고 당부한다. 그리고 이 갈라진 민족이 하나가 되고 평화의 길을 트는 데 적극 이바지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아베의 진정한 사죄를 받아내는 것과 일본 정부의 차별 탄압을 극복하도록 학생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란다. 

 

김 할머니는 오로지 조국통일 일념으로, 민족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모진 차별과 학대를 받는 재일동포학생들에게 마음과 전 재산을 몽땅 털어서 도움을 주고 있다. 정작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의 할머니가 오히려 기부를 하다니! 얼마나 갸륵한 마음씨인가! 유관순 누나에 버금가는 애국운동이 아닌가! 비록 재벌들 눈에야 작은 금액이지만, 김 할머니로선 전 재산이 아닌가 말이다. 아니 재산 뿐 아니라 자신의 몸, 마음 까지 몽땅 기꺼이 털어 희사하는 할머니다. 이 보다 더 넓고 큰 민족애를 어디에 비교할 수 있으랴! 

 

아베가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었다면 오사카를 방문한 할머니를 반갑게 맞아 환영했어야 옳다. 한나라당 시절엔 KAL기 폭파범 김연희를 초청해 헬리콥터로 도쿄 관광을 시킨 바가 있다. 또 최근에는 작년 말 큰 범죄를 저지르고 탈북한 오청성을 도쿄에 초청해서 일본 극우신문과 인터뷰를 시켰다. 남북을 이간질 하는 못된 짓만 골라 하면서 정작 일본을 방문한 성노예 피해자 김 할머니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것이 바로 일본의 본질이다. 

 

동시에 김복동 할머니의 아름다운 선행은 서울 정부와 재벌들의 양심을 아프게 찔러대고 있을 것이다. 하긴 재벌들 대부분이 자의건 타의건 간에 ‘국정농단’에 부역했다는 건 세상이 잘 알고 있다. 때로는 체질화된 갑질로 백성들의 분노를 자아내게 하질 않는가. 그 엄청난 돈을 적폐세력들의 국정농단에 헌납하면서도 저 멀리 현해탄 건너 한겨레 한핏줄 동포들의 박해 고통에는 추호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일본군 성노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남다른 배려와 지원을 하는 게 도리건만, 애써 할머니들을 외면하는 것 같다. 

 

일본 정부의 반북정책이 너무 황송해서 일본이 무슨 짓을 해도 관대하고 때로는 눈감아주는 게 전임 정권의 작태가 아니던가. 이미 지난 일이긴 하나, 적어도 대일 청구권 문제는 남북이 협력해 같은 목소리를 냈어야 옳았다. 우리는 여기서 교훈을 꼭 얻었어야 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는 남북 한겨레가 일치된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기 시작한 금년 초부터 남북은 이런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기 시작했어야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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