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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 되면, 같이 평양에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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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사입력 2018-12-05

 

* 이 글은 이창기 기자의 아내가 1119진보통일운동가, 민족언론인 이창기 동지 추모의 밤에서 읽은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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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내 남편 이창기.

투병 중에도 우린 절대 병에 무너지지 않는다고 다짐했었는데.

당신을 먼저 보내야 되는 오늘이 오고 말았습니다.

 

90년 새내기 때 당신은 멋진 선배였고, 풍물꾼이었고, 시인이었고

그런 이창기 선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고

애인이 되어 주었고, 남편이 되어 주었고,

아이 아빠가 되어주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마지막 사는 날까지 살아도 같이 죽고 같이 살자고 했는데

약속 안 지키고 먼저 가는 당신이 밉지만

매일 통증에 괴로워하던 마지막의 당신을 보았기 때문에

더는 잡을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항상 스무 살 때 봤던 청년의 모습 그대로의 이창기였습니다.

변함없는 열정으로 한길만 가던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가족에게는 재간둥이 막내 동생이었고,

어르신들께는 듬직하고 다정한 사위였고

존경하는 남편이었고 소박한 아빠였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사랑해주겠다고,

다시 만나자고 했지만

대답을 못해주었어요.

대답을 안해주었다고 모르진 않았겠지만

당신의 건강을 챙기지 못한 미안함에

다시 태어나면 더 좋은 사람 만나서

더 오래오래, 하고 싶은 일 하라고 보내주고 싶어요.

그래도 절 찾는다면

다음 생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도 같아요.

 

당신이 평생 그리던 조국통일이 가까워오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서로 나눠주고 아끼고 사랑하고

그런 꿈같은 세상이 오고

그때도,

지금도

항상 우리들 곁에

풀꽃으로, 바람으로, 햇살로

당신을 부르면

항상 우리 곁에 있을 거라 믿어요.

통일이 되면 같이 평양 갑시다.

잠깐만 마석에 계시다 따뜻한 평양 양지로 옮겨줄게요.

따뜻했던 당신 잊지 않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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