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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차] 건축의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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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12-06

 

♨ 20여 년 전 삼풍백화점 붕괴가 뉴스들을 양산할 때, 한국인들을 접대하는 술상에서 그 이야기가 나오니, 한 중국인이 성수대교 붕괴도 거들면서 중국에서는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자리에 앉은 중국인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한국인은 머쓱해졌다. 당시 중국에서는 확실히 다리나 집이 무너지는 일이 없었다. 

 

♨ 10여 년 지나 술상에서는 어느 고장에서 다리가 무너졌다거나 어느 고장의 층집이 기울어졌다라는 식의 화제가 심심찮게 등장했고, 모바일이 발달한 뒤에는 어느 다리가 위험하다니까 그쪽으로 가지 말라는 운전사들의 공유소식도 떠돌곤 했다. 원인은 그동안 건축을 장사로 간주하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건축규정을 다 지키다가는 돈을 벌지 못한다면서 날림식 공사가 성행한다는 소문이 자자하고, 지진이나 큰물로 부실건축물들의 한심한 상황이 드러나는 일이 많아졌다. 필자가 사는 아파트를 개발한 부동산업자가 필자를 보고 당신이 사는 아파트까지는 튼튼하게 두껍게 잘 지었는데, 그 뒤에 지은 집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하는 바람에, 속이 든든해지는 한편, 친구의 집으로 놀러갈 때마다 은근히 불안해나기도 했다. 

 

♨ 1990년대 초반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조선족들이 전설처럼 전한 게 온수난방이었다. 그때 도시에서는 석탄으로 농촌에서는 땔나무로 집집마다 불을 때어 음식을 짓고 온돌난방을 하던 조선족들은 땔감 장만과 불 때기에 엄청 품이 들었고 재처리도 골칫거리였다. 도시에서 특히 아파트 주민들은 석탄재를 1층으로 날라다가 던지기가 만만찮은 부담이었다. 하기에 한국의 도시사람들이 돈만 내면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뜨뜻한 겨울을 즐긴다는 게 얼마나 부러웠겠는가! 중국 북방에서 “지쭝꿍놘(集中供暖, 집중난방)”을 추진, 보급한 건 썩 뒤의 일이다. 

 

♨ 지난 4일 밤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부근의 난방온수관이 터져 사람들이 다치고 죽었고 부근 주민들이 추위에 시달렸다 한다. 1991년에 묻은 온수관의 노화가 파열원인으로 꼽힌다. 사전에 검사를 했는데 흠집이 드러나지 않았다가 불시에 터졌다니까 언제 어디서 다른 관이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이 퍼지는 모양이다. 중국에서는 비슷한 사고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보고 들은 기억이 없는데, 온수관 사용경력이 아직 짧아 노후화를 논하기 이를지도 모르겠다만, 10년이나 20년 뒤에는 그런 일을 당하지 않을까 미리 불안스럽다. 다리와 아파트의 전례들이 너무나도 많으니, 난방온수관이라 해서 누군들 장담하랴? 

 

♨ 남북이 북 철도 공동조사가 끝나고 남북 경협의 전망이 점점 밝아진다. 물론 좋은 일이다. 단 남의 날림식 건축이나 땜질식 처리가 북에도 전해져서 뒷날 문제와 사고들을 만들어내지 말기를 바란다. 북에서 희천발전소를 건설할 때 나온 구호가 “천년을 책임지고 만년을 보장하자!”였는데, 건축과 인프라 건설은 그런 정신으로 하는 게 맞지 않을까? 남의 자금과 기술, 북의 정신과 기준이 합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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