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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27]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본 북미대치정국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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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환
기사입력 2019-05-14

1.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 대치 현황

 

(1) 미국이 보인 행태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은 북한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해야 한다며 자신의 ‘빅딜’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즉, 북한의 일방적인 비핵화를 요구하면서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북한에게 협상 준비가 안 됐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을 허용(혹은 지시)하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후 한미연합훈련을 하지 않겠다던 언약을 깨고 이름만 바꾼 채 훈련을 강행하였다. 또한 5월 1일과 9일 연속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발사훈련을 진행해 북한을 위협하였다. 특히 9일에는 ICBM과 함께 이례적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2-D5 발사훈련도 병행하였다. 

 

▲미니트맨3 시험발사 장면. <사진-인터넷>

 

한편으로 4월 18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러시아로 보내 대북정책을 협의했다. 4월 25일에 있을 북러정상회담을 겨냥한 것이었다. 

 

이런 일련의 행태를 종합해보면 미국은 여전히 대북적대정책을 철회할 생각이 없으며 북한을 계속 압박하면서 동시에 식량지원 따위를 언급하며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재개하는 등 ‘새로운 길’로 나아가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북한의 행보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기자회견 등을 통해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였다. 북한은 미국에게 올해 안에 새로운 셈법을 가져와야 하며 그렇지 않고서는 북한을 “까딱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즉, 미국의 일방적이고 비현실적인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연말까지라는 시한을 정하고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에만 3차 북미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 베트남 등 사회주의권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러시아 등 우호국가와의 협력관계도 확대하였다. 북한 입장에서 반미국제연대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5월 4일과 9일, 연속해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이 훈련들에서는 다연장로켓(방사포)과 함께 새로운 미사일과 자주포를 보여주었다. 

 

특히 이번에 선보인 단거리 미사일은 러시아의 이스칸데르와 유사하다는 평가와 함께 독특한 궤적으로 인해 한미 군당국을 긴장시켰다. 참고로 러시아가 2006년 첫 실전배치한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탄도미사일이면서도 일반적인 포물선 궤적을 그리지 않고 복잡한 경로로 날아가며 비행 중 계속 경로를 바꾸는 게 가능해 현존하는 미사일방어 체계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 또 단거리 미사일임에도 속도가 매우 빨라 최대사거리를 날아가는데 5분밖에 걸리지 않으면서 명중률은 순항미사일급의 정밀 타격이 가능한 매우 위력적인 무기다. 

 

미사일뿐 아니라 자주포 성능도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5월 11일 중앙일보 보도 「1발 쏘는데 4분 넘게 걸렸는데…北 신형 자주포 확 달라졌다」에 따르면 5월 9일 훈련에서 새로 등장한 북한 자주포는 밀폐형 포탑을 채택해 방어력, 회피 능력, 발사속도 등에서 획기적인 성능 개선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북한이 공개한 신형 자주포     © 자주시보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은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한 대응 성격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을 연말까지 마냥 앉아서 기다리지는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2.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반응

 

(1) 세계의 반응

 

북한이 신형 미사일을 연거푸 발사했지만 한·미·일의 대응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한미일 대응양상을 압축하면 ‘애써 태연, 노심초사, 신경 예민’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신뢰 위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애써 태연한 모습을 유지했다. 두 번째 미사일 발사가 있었던 9일에는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가 이틀 후 다시 입장을 바꿔 “아주 일반적인 것”이며 “전혀 신뢰 위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발사한 게 미사일이 분명한데도 ‘발사체’라는 표현을 쓰며 미사일이 아닌 것처럼 했다가 또 ICBM이 아니라서 상관없다고 하는 등 어떻게든 논란이 확산되는 걸 막으려 하였다. 만약 북한이 발사한 게 탄도미사일이면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므로 안보리를 소집해야 하는데 이는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다. 중국, 러시아가 오히려 미국의 약속 위반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불렀다며 미국을 비난할 가능성이 높으며, 안보리 소집 자체를 문제 삼아 북한이 더욱 강경한 군사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 그래서 미국은 애써 아무 일도 아니라며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노심초사했다. 5월 7일 문재인 대통령, 아베 총리와 전화통화를 통해 한국과 일본이 강경 대응을 하지 않도록 단속하기도 했다. 또한 대북 식량지원을 언급하며 북한에 유화 메시지를 보냈다. 

 

문제는 이런 미국의 태도가 미국 내에서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이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복스는 폼페이오 국무부장관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훈련에 대해 ICBM이 아니라서 상관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 큰 실수라고 주장했다. 북한에게 ICBM이 아닌 미사일은 발사해도 좋다는 신호를 보낸 꼴이 됐다는 것이다. 또 백악관의 대응과 달리 미 의회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모호한 태도를 두고 자유한국당 등은 왜 미사일을 미사일이라 부르지 못하냐며 비난을 쏟아냈다. 

 

한편 중국, 러시아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아직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면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은 2017년까지와 크게 다른 모습이다. 당시에는 북한이 어떤 미사일을 발사하든 한미일은 ‘도발’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하면서 대북제재 강화에 나섰다. 또 전략자산을 투입하는 등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했다. 주변 다른 나라들도 이런 움직임에 보조를 맞추며 북한을 규탄하거나 자제하라고 압박하였다. 지금의 모습과 정반대였다. 

 

(2) 왜 다른 반응이 나오나

 

일단 미국은 대결로 돌아가는 걸 바라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한 게 자신의 치적이라며 자랑해왔다. 자기가 미국의 안전을 지켰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다시 대결로 돌아간다면 자신의 치적을 스스로 허무는 꼴이 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입을 타격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미국은 북한과 다시 대결로 돌아갔을 때 승산이 전혀 없는 것이다. 

 

2017년 북미 핵대결에서 미국은 졌다. 북한의 핵·미사일 파상공세 속에서 미국은 속수무책으로 밀렸다. 북한을 막을 아무런 수단이 없었다. 이미 군사적 대결에서 패한 미국이 이제 와서 다시 대결을 해봐야 달라질 건 없다. 

 

다시 2017년으로 돌아가면 차라리 다행일 것이다. 만약 다시 북미 사이에 군사적 대결을 한다면 그 양상이 어떻게 되며 후과는 어떨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사람은 미지의 것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이 있다. 북한이 ‘새로운 길’을 언급했을 때 미국이 긴장한 것도 ‘새로운 길’이 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북한이 취한 군사적 조치는 저강도 행동이었다. 아직까지는 단거리 미사일과 다연장로켓, 자주포 수준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크게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단거리 미사일은 지금껏 보지 못한 유형의 미사일로 사드나 패트리어트 같은 미국의 미사일방어 체계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 자주포도 성능이 월등히 향상됐다. 저강도 군사행동이 이 정도니 앞으로 중강도, 고강도로 상승하면 어떤 무기가 나올지 알 수가 없다. 미국은 전쟁을 앞두고 상대의 군사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해 워게임 시뮬레이션을 한다. 이를 통해 적국의 군사력에 맞는 작전계획을 짠다. 그런데 이번처럼 북한이 새로운 무기를 계속 공개하면 대체 컴퓨터에 뭘 입력해야할지 알 수 없게 된다. 이번에 공개한 무기들도 아직 성능 파악을 못 했는데 계속해서 새로운 무기가 등장하면 미국은 대처할 수 없다. 

 

이런 미국의 처지와 함께 북한의 정치적 위상 변화도 2017년과 다른 반응을 불렀다. 북한은 지난 1년 반 동안 상당 수준으로 국제정치적 위상을 높였다. 

 

일단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협상과 관련해 여러 선제조치를 취했다. 스스로 핵·미사일 활동을 동결하겠다고 선언하고 핵시험장을 폭파해버렸다. 북한의 이런 모습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과 의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이 제안한 안은 누가 봐도 합리적이었다. 부분 핵동결 대 부분 제재해제라는 등가성이 있었고, 신뢰가 부족한 북미 관계를 감안한 단계적 동시행동 제안은 현실성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군사분야를 제외하고 민간분야의 제재만 해제하자고 한 것은 미국의 처지를 배려한 제안이기도 했다. 이런 것들로 인해 북한은 국제사회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반면 미국은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에서의 약속을 하나도 이행하지 않았고 하노이 회담에서도 일방적이고 비현실적인 요구를 하면서 패권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미국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을 수 없음은 자명하다. 실제로 하노이 회담에서 보인 미국의 태도에 대해 국제사회는 물론 미국 내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북한은 또 핵보유 상태에서 중국, 베트남 등 사회주의권 나라들, 러시아 등 우호협력관계에 있는 나라들과 관계를 상당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북한의 국제적 위상이 올라가면서 과거처럼 북한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모습이 사라졌다. 

 

3. 향후 전망

 

(1) 미국의 입장에서

 

미국은 북한의 일방적이고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한다. 북한이 이를 인정해야 협상할 준비가 된 것으로 간주한다. 이를 위해 제재와 압박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또 한국에게도 남북관계를 마음대로 발전시키지 못하도록 통제하면서 속도조절을 시키고 있다. 중국, 러시아도 대북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군사적 압박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일방적인 비핵화에 절대 응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백년, 천년이 지나도 응하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은) 우리를 최대로 압박하면 굴복시킬 수 있다고 오판하고 있습니다”라며 “그러한 궁리로는 백번, 천번 우리와 다시 마주 앉는다 해도 우리를 까딱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대북제재에 대해서도 “제재해제문제 따위에는 이제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며 나는 우리의 힘으로 부흥의 앞길을 열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최근 한·미가 대북식량지원 카드를 꺼내면서 언론을 통해 북한에 무슨 ‘식량난’이 발생한 것처럼 선전을 하지만 실제로 북한에 그런 문제가 있다는 구체적 징후는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최악의 대북제재 속에서도 나날이 급성장하는 경제 사정만 실물로 드러나고 있을 뿐이다. 

 

또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이 노골화될수록 그에 화답하는 우리의 행동도 따라서게 되어있습니다”라고 하여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북한도 군사적 대응을 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리고 이 예고는 이번에 두 차례 미사일 발사 훈련을 통해 현실로 드러났다. 

 

이처럼 미국의 입장으로는 북한을 움직일 수 없다. 오히려 미국을 더욱 곤경에 빠뜨릴 뿐이다. 현재 미국은 북한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현실적 수단이 없다. 그러니 미국의 입장대로 향후 정국이 전개될 가능성은 0이다. 

 

(2) 북한의 입장에서

 

북한은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연말까지 가져 와야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원래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이 제시한 안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민간영역의 대북제재 해제를 맞바꾸자는 것이었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에게 상당한 양보를 한 셈이다. 그러나 회담 합의 불발 후 북한은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고 못 박았다. 김정은 위원장도 시정연설에서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이라고 하였다. 즉, 북한은 하노이 안에서 제시한 미국의 행동과제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매우 유리한 기회를 놓쳤다. 

 

한편 4월 25일 북러정상회담 후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자국 안보와 주권 유지를 위한 보장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한반도 비핵화의 전제 조건이라고 하였다. 즉, 북한은 이제 비핵화와 안전보장을 맞바꾸자는 입장이다. 미국에게 훨씬 까다로운 과제를 던진 셈인데 안전보장이 단순히 북미 수교를 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구체적인 군사적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이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내년에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 대다수는 북미가 다시 2017년 상황, 즉 핵대결로 갈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북한은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올 때까지 지금 같은 군사훈련을 계속 할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오도록 적극적으로 압박하겠다는 의도다. 

 

이제 미국은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대화를 재개하거나, 아니면 전면적인 핵대결을 하거나 양자택일해야 하는 궁지에 몰렸다. 그러나 미국은 둘 중 어느 것도 선택할 수가 없다. 

 

전면적인 핵대결은 이미 2017년까지 해봤지만 패배하였다. 새로운 핵대결을 한다고 해도 바뀔 건 없다. 아니 이번 북한의 군사훈련을 통해 보았지만 북한은 아직도 새로운 무기들이 남아있기에 오히려 과거보다 더 심하게 패할 수도 있다. 그래서 미국은 어떻게든 전면적인 핵대결은 피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계산법은 어떨까? 사실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대화를 한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북한의 협상안은 현실적일뿐 아니라 미국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는다. 북한은 미국의 항복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공존·공리·공영을 통해 양국 모두 승자가 되자는 것이다. 북한의 협상안은 미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되며 미국 국민에게도 이익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새로운 계산법도 들고 갈 수 없다. 

 

미국은 탐욕과 패권욕을 본성으로 가지고 있다. 미국에게 공리·공영의 개념은 없다. 오직 미국만 이익을 봐야 한다. 즉, 상대방을 약탈하는 방법만 안다. 또 자기가 원하는 질서에 상대가 따라와야만 한다.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를 포기하고 자본주의의 길로 와야 한다. 탐욕과 패권욕을 버리지 못하기에 미국은 결코 새로운 계산법에 의한 대화를 선택할 수 없다. 

 

어쨌든 미국에게 두 가지 길은 모두 선택할 수 없는 길이지만 결국 내년이 되면 둘 중 하나의 길로 가게 되어 있다. 그러면 어떤 길로 가게 될까? 역사적으로 살펴볼 때 결국은 대결로 갈 가능성이 대단히 높지 않을까 싶다. 역사적으로 제국주의는 탐욕과 패권욕을 절대 버리지 못하며, 바로 그 탐욕과 패권욕 때문에 멸망해왔다. 미국 역시 탐욕과 패권욕을 절대 버리지 못한다. 이 탐욕과 패권욕으로 인해 미국이 북미관계를 핵대결로 떠미는 형국이 전개될 것 같다. 

 

지금까지의 북미 핵대결 역사를 돌아보면 항상 미국은 북한에게 얻어맞아왔다. 지금도 미국은 얻어맞고 있지만 내년이 되면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강도로 얻어맞을 것이다. 그 결과가 어떨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이 계속 얻어맞다 정신 차리고 새로운 계산법을 찾을지, 아니면 폭망하는 상황으로 갈지 한 번 지켜보자. 

 

4. 부언

 

북한이 5월 4일, 9일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한 배경은 일차적으로 북미관계에 있다. 하지만 현 국제정세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최근 몇 주 사이에 쿠바를 겨냥한 헬름즈-버튼법 가동, 베네수엘라 쿠데타 사주, 이란 혁명수비대 테러조직 지정 등 세계 여러 반미국가들에 대한 침략 행위를 자행했다. 그러자 북한은 이들 국제문제에 대해 미국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만으로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영향력을 미치려면 행동이 필요하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갖는 국제적 의의가 여기에 있다. 

 

한국일보는 5월 13일 논설 「북핵 갈등, 진영대결 양상으로」를 통해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이란 사태에 군사적 개입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북한의 미사일이 발사되는 바람에 트럼프 정부의 해외정책에 위기가 조성됐다면서 미국과 반미 국가 사이의 진영대결 양상이 펼쳐졌다고 분석했다. 매일경제도 5월 12일 분석기사를 통해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 문제가 한꺼번에 터지는 바람에 트럼프 정부의 외교가 삼중고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란,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어렵게 만든 것이다. 

 

1939년 몽골과 만주국 국경 지대인 할하강 유역에서 일제 관동군과 소련군 사이에 할힌골 전투가 발발했다. 이 전투는 양국 도합 10만 명이 넘는 병력이 동원된 대규모 전투였다. 당시 만주에서 활동하던 김일성 항일부대는 사회주의 소련을 지원하기 위해 전장으로 투입되는 관동군과 군수물자들을 중간에서 습격하였다. 제국주의 국가에 침략과 약탈을 당하는 나라를 위해 국제주의적 도움을 주는 것은 북한의 오랜 전통이다. 

 

북한 입장에서 이번 미사일 발사는 다른 반미 나라들로 향하는 미국의 군사적 공격을 막아주는 국제주의적 지원, 연대의 행동을 한 것으로 분석해볼 수 있다. 

 

※이 글은 주권연구소와 자주시보에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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