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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장관, 평양으로 오발탄 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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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재미동포
기사입력 2019-05-27

 

정세현 전 장관이 지난 5월 22일,  <프레시안> 매체와 인터뷰를 했다. 그런데 정 장관이 했으리라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대북 발언이라 진위 여부를 놓고 논쟁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태극기 부대의 입에서나 나올 법한 말이라 도무지 믿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대북 발언이 차츰 사실로 밝혀지자 해내외 동포들은 충격과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

 

정 장관은 ∆개성공단 기업주들의 방북이 허가됐고, ∆인도적 지원이 결정됐는데도 북측의 무대응이 문제라며 시비를 걸었다. 이런 일련의 조치들이 남북, 북미 관계 경색 해소에 일조할 거라는 관심이 높은 터에 ‘무시 전략’으로 일관한다고 평양에 대고 쓴소리를 한다. 이건 문재인 정권의 입장을 곤란하게 할 뿐 아니라 북에서 얻을 건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어쩜 3차 북미정상회담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미국이 ‘계산법’을 바꿀 리도 없다면서 미국에만 ‘계산법’이 틀렸다고 할 게 아니라 북의 계산법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걸 강조한다. “한미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려고 미적거리는 것” 같으나 “그건 꿈이고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일갈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공단 기업주들의 방북이나 인도적 지원으로 경색된 남북 북미 관계가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 장관의 사고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걸 먼저 지적하고 싶다. 형편이 어려울 때 도와주는 거야 갸륵한 일이라는 걸 누가 부정하겠나. 인도적 지원을 한다고 동네방네 떠들다가 내부의 정치적 논쟁으로까지 번지고 있으니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의 마음이 불편하지 않겠나 말이다. 결국 근본적 문제를 놔두고 선심을 써서 자비를 베푸려는 모양세가 불순한 의도, ‘꼼수’로 비춰질 수도 있어서다. 왜 하필 이제 공단 방문이 허용되고 인도적 지원일까 하는 ‘시기’에 의문이 가는 건 당연하다. 

 

공단 재개를 위한 방문이 아니라 구경만 하고 끝날 것인데 북측 반응이 없다고 시비를 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진짜 시비를 걸고 따져봐야 할 대상은 공단 재개는 고사하고 겨우 구경조차도 허가를 받아야 하는 문 정권의 통일부다. 최순실 무당할멈이 제멋대로 폐쇄한 개성공단은 촛불 정권의 출범과 동시에 재개됐어야 했다. 자기 재산을 만져라도 보겠다며 가겠다는 걸 미국 눈치 보느라 막아 나서는 건 말도 안 된다. 식민지에서도 자기 재산을 둘러보게는 허가될 것이다.

 

한미의 태도 변화가 선결과제라는 건 부인할 도리가 없다. 이걸 요구하는 북측에 꿈이라면서 정신 똑바로 차리라는 정 장관이야말로 정신 차릴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바꿔 말하면 정 장관은 줄곧 미국이 주장하는 ‘빅 딜’이요 ‘일괄타결’이라는 ‘선 비핵화’ 태도를 바꾸지 않아도 좋다는 것 같이 보인다. 따라서 이걸 북측이 수용해야 한다는 것 같다. 바꿔 말하면, 북이 발가벗고 손들고 항복하라는 걸 정 장관은 동의하는 것으로 비친다.   

 

미국에는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나오라 했고, 한국에게는 ‘당사자’의 입장을 취하라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14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명백히 밝혔다. 한미에 태도를 바꾸라는 요구다. 미국에는 올해 내로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대화에 나서라는 최종 최후통첩을 해놓은 상태다.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끝내 ‘새로운 길’로 들어서겠다고 공언했다. 정 장관은 미국 태도가 옳으니 되레 북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 같다. 이건 리비아의 전철을 밟아 북이 괴멸돼도 무방하다는 생각이라면 지지할 수 있을 법한 사안이다.

 

2차 하노이 북미공동합의문은 북미 실무진이 북유럽의 별장에서 합숙 까지 하면서 ‘단계적 비핵화’ 원칙에 입각해 빚어낸 아주 훌륭한 걸작품이었다. 이것을 준비하는 데에 한국도 참여했기에 남북미 3국의 공동작품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북미 두 정상이 서명하기 직전에 미국이 변절해서 결국 합의가 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합의 무산 30분 전까지도 전혀 몰랐다. 걸핏하면 ‘한미동맹’이요 ‘한미공조’를 외치지만, 회담 합의무산에 대해 귀띔도 않고 미국 혼자 합의를 무산시켰다. 한국의 위상에 먹칠했다. 꿀 먹은 벙어리다.

 

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에 와있는 트럼프는 5월 26일, 자기 트윗을 통해  북의 작은 무기 발사에 대해 염려하지 않고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걸 강조했다. 그리고 북이 ‘조 바이든’을 IQ가 낮은 멍청이라고 했을 때 나는 웃었다면서 “이건 아마 나에게 신호를 보낸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먼저 일본에 도착한 볼턴 보좌관은 북 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비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제는 트럼프가 어떻게 자신의 주변에 몰려있는 호전광들을 따돌리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느냐가 관건이다. 늦어도 7월까진 ‘모 아니면 도’가 나올 것 같다. 트럼프가 급하다. 시간이 없다. 정 장관은 시간은 북의 편이 아니라고 했으나 실은 그 반대다. 대선을 코앞에 둔 트럼프는 의회로부터 전 방위적 조사까지 덮쳐 쫓기는 몸이다. 결단을 내려야 할 절박한 순간이다. 지체 없이 부서진 하노이 공동합의서를 확대 발전시켜 ‘새로운 계산법’을 만들어 대화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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