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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차] 시간과 친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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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민
기사입력 2019-05-29

 

 

♨ 중국에는 “도적은 때리지 않아도 삼 년이면 절로 털어놓는다(贼不打三年自招)”라는 말이 있다. 근년에 이르러 절로 부는 속도가 빨라졌다. 얼마 전 중국의 어느 도시 치파이쓰(棋牌室, 장기, 주패, 마작 등을 노는 방)에서 한 청년이 이긴 김에 말을 마구 하다 수배범임을 자랑했다. 곁 사람이 슬며시 신고하여 경찰들이 달려가 잡았더니, 지난해 다른 도시에서 무리 싸움에 가담했다가 수배를 당한 자였다.  

 

♨ 2018년 봄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러시아 관영 통신사가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당시 미국이 의심을 받았는데 증거가 없었다. 그런데 올해 5월 20일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언론에 자신이 그 공격을 명령했노라고 자랑했다. “러시아 게이트”에 오랫동안 시달려온 트럼프로서는 자신이 러시아와 상관없을뿐더러 러시아와 상당히 적대적임을 강조하기 위해 그랬을 테지만, 사이버 공격은 여태까지 비난을 받아온 수법이다. 이후에 어느 나라가 사이버 공격을 받는다면, 미국이 아무리 제가 한 짓이 아니라고 변명해도 믿어줄 사람들이 별로 없겠다. 

 

♨ 속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한국인들이다. 위의 사례들과 경우는 다르지만,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고작 며칠 전에 한미 정상이 통화한 내용을 누설했다. 그와 자유한국당은 “국민의 알 권리” 등을 내세우면서 방어하나, 이후에 어느 외국 정상이 한국 대통령과 통화할 때 실질적인 내용을 말하겠는지 의심스럽다. 

 

♨ 강효상 누설사건은 자그마한 “라쇼몽”을 이룬다. 강 의원은 친하고 가장 아끼던 고교 후배가 고초를 받는다면서 가슴이 미어진다고 표현하는데, 통화내용을 그에게 알린 모 외교관은 전혀 친하지 않았고 수십 년 동안 몇 번 만나고 통화했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형사고발까지 한다니까 친분이 어느 정도였느냐는 법정에서 가려질 수 있겠으나, 그보다 더 심각한 건 이후에 강효상이란 인물이 이제부터 “기피 제1호” 쯤으로 되는 문제겠다. 귀로 듣자마나 입으로 내뱉는 사람이란 보통 생활에서도 꺼리지 않을 수 없는데 하물며 정치판에서야. 

 

♨ 최근 제일 요란스레 친분을 내세운 건 일본 아베 총리이다. 트럼프를 동무해 놀아주고 세 끼 꼭꼭 같이 밥을 먹으면서 세상에 친분을 과시했다. 하지만 일본이 F-35 전투기 100대를 사겠다고 대답하지 않았더라면 트럼프가 그만큼 친한 척해주었을까 의문이다. 게다가 조선(북한)의 발사체 문제에 들어가서는 아베가 트럼프와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아베의 웃는 표정이 자연스럽지 못해 보이는데, 한국 정객들에게 잘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대형 사고를 치고도 큰소리를 치고 웃기도 잘하는 게 한국 정객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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