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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일침 598] 일본의 F35, 한국의 김원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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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민
기사입력 2019-06-11

 

4월에 추락한 일본 자위대의 스텔스 전투기 F35는 오미차 “비행기의 추락”(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45063&section=sc5&section2=)에서 언급할 때에도 화제 제조기였는데, 그 후에도 자꾸만 새 화제들을 만든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일본 방문에서 일본이 F35 105대를 구입하기로 정한 뒤, 일본은 사고 원인을 조종사의 과실로 몰아간다. 어찌어찌하여 착각이 생겼을 것이란다. 그런 결론을 중국 네티즌들은 믿지 않는다. 미국을 아비로 섬기고 미국 무기를 사야 하니까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필자로서는 분명 문제가 있는 F35를 전투기를 다뤄야 할 조종사들이 어떤 생각일지 궁금하다. 일본의 F35는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 졘20과 맞서기 위해서이다. 만에 하나 공중대항이나 공중격투에서 F35가 떨어진다면, 그때 가서도 조종사를 탓할까? 

 

워낙 사고를 개인문제로 몰아가는 건 일본의 오랜 전통이다. 2010년에 중국 고속철도 사고가 발생하여 당국이 시스템 오류를 시인한 다음, 고속철도에서 중국과 합작해 온 일본인들은 깜짝 놀라 중국 동업자들을 나무랐다. 그래서야 되는가? 우린 예전에 신칸센에서 문제가 생기면 기관사의 과실로 처리했다. 그래야 사람들이 차를 마음 놓고 타고 해외에도 고속철도와 기차 등을 수출하지 않겠는가. 일본인들은 누명을 쓰고 물러난 기관사에게는 충분한 보상을 해주었노라고 친절한 설명까지 붙였다. 

 

이번 F35 추락이 조종사의 원인으로 확정되는 경우 조종사 가족에게 어떤 보상을 해줄지 아니면 철저히 무시할지 궁금하다. 무시하는 경우 한국 같으면 유가족들의 시위나 청원이 나올 법하다. 

 

추락이 비행기 결함이 아니라 조종사 탓일 수도 있다. 중국의 군사전문가 장자오중(张召忠)은 F35는 결함투성이고 조종사가 산소부족 현상에 부딪쳐 비행기가 아무 때나 떨어질 수 없다고 지적한 적 있다. 그 말을 한 뒤 오래지 않아 F35추락이 발생했기에 예언이 늘 맞던 그가 또 한 번 맞췄다는 평가를 들었었다. 

 

보잉사의  737맥스8이 잇단 대형인명사고로 자체결함이 폭로된 것과 달리, F35같은 전투기는 사용자가 제한되고 사고 사망자도 적으며 군용의 특성으로 하여 비밀도 많으니 내부결함이 폭로되기 어렵다. 예전에 한국 영화 《1급기밀》이 한국 공군의 전투기 도입에서 존재한 문제를 다뤘다고 기억되는데, 폭로 자체가 상당히 보기 드물다. 국가관계, 경제이익 등과 너무나도 복잡하게 얽혔으므로 해석이 복잡해진다. 

 

복잡한 해석은 한국에서보다 많이 이뤄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을 언급해 풍파가 여러 날 지속되는데, 정객들, 기자들이 김원봉을 운운하는 내용을 보면 거개 결론선행이라 우습기만 하다. 김원봉이란 인물 자체 보다는 정쟁이나 조선(북한) 비하에 써먹으려는 의도가 너무나도 뻔하다. 지지파들도 반대파들도 거드는 김원봉 인물상은 류자명, 문정일, 한청 등 당년에 김원봉과 잘 알던 사람들이 중국에서 회억한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또한 김원봉이 조선에 간 뒤의 활동 등도 한국에서는 들은 풍월이 대부분이고 실각 혹은 숙청 원인도 추측으로 얽은 상황이다. 사실 김일성 주석의 노작들과 조선의 도서들에는 조선의 주류가 김원봉과 의열단을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분명한데도(책들과 내용들을 일일이 인용하자면 너무 길어져서 줄임) 이른바 “연안파” 숙청에서 김원봉이 숙청됐다는 따위 설을 퍼뜨리는 게 웃기지 않는가. 연안파는 사실 김원봉과 앙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워낙 김원봉이 거느리던 조선의용대의 다수가 박효삼 등의 주도로 중국 북방으로 옮겨가서 항일 제1선에서 활약하여 김원봉의 세력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그 부분 사람들이 후에 조선의용군을 결성하였으며 뒷날 일부가 연안에 가서 연안파의 주류로 되었다. 말하자면 김원봉을 따돌리고 간 사람들인데, 김원봉이 연안파 출신들과 조선에서 사이가 좋아져 봤댔자 얼마나 좋았겠는가? 의용대의 북상과 조선의용군의 성립은 상당히 복잡한 사건으로서, 항일 전쟁이 대치상태에 들어가면서 중국 국민당이 소극적으로 항일하여 대적선전 등을 맡은 의용대가 할 일이 적어진 한편, 중국 화북지방(일제시대에 북지北支라고 했음)에서는 중국 공산당이 주도하는 항일무장이 맹렬히 투쟁하였으며 또 일제가 조선인들을 그 지방에 이주시켰기에 조선항일투사들이 할 일이 많았다. 하여 공산주의자들 주도로 다수가 북상하였던 것이다. 당시 충칭에 있던 김원봉은 워낙 지방에 흩어진 의용대를 확실히 장악하지 못했는데, 항일투쟁 참가라는 북상명분까지는 알았으나 북상한 사람들이 독립할 줄은 몰랐고, 중국공산당의 부대 홍군 출신 무정이 사령으로 된 조선의용군의 성립은 더구나 예상하지 못했다. 세력이 보잘것없이 된 김원봉이 일부 사람들을 데리고 광복군에 합류하여 부사령관 직위를 가졌으나 해놓은 일은 없다. 광복군이 국민당 정부에서 활동비를 받아내던 자료들을 보면, 이미 북방에 가서 활동한 지 여러 해 되는 조선의용대 출신들의 이름들까지 버젓이 적어놓았다. 광복군이 얼마나 구차하게 세력 뻥튀기를 했느냐 알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추념사에서 무정부주의자들의 단체와 김원봉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광복군에 합류했다는 대목은 역사적 사실이다. 조선의용대가 1938년에 조직된 그 의용대가 아니라 많이 줄어든 의용대이기는 하지만. 허나 그 뒤에 광복군이 국군의 뿌리로 되었다는 대목은 역사에 대한 해석이다. 필자가 알기로는 한국군의 역사를 광복군까지 소급하면서 선전한 건 전두환 5공 시절이다. 광복군 출신들이 국군의 날 퍼레이드에 앞장선 것도 그때다. 이승만 시절은 두말할 것 없고 박정희 시절에도 일본군 출신인 박정희가 꺼린 사람들이 광복군 출신들이 아니었던가? 광복군 출신 중 아마 유명한 장준하는 의문사까지 당했다.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이 모종 명분을 쌓기 위해 애쓰다 나니 광복군이 대접을 받았다고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때문에 빨갱이 김원봉을 국군의 뿌리라고 하느냐는 반론이 터져 나왔는데, 김원봉과 그 부하들이 한국군에 관여하지 않았으니 뿌리라고 할 수는 없겠다. 무슨 정신을 뿌리로 해석하지 말고 인간들을 기준으로 볼 때 광복군 출신 중 한국군에 들어갔고 출세한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초기 장교와 장성들은 일본군 아니면 만주국군 출신들이 아니었던가? 광복군 출신으로 한국군 창설에 관여했고 직급도 높은 사람은 조선경비대 사령관과 육군 총사령관을 역임했던 송호성 정도인데 그나마 자꾸만 밀려나다가 전쟁 기간에는 북으로 갔다. 남에서는 납북이라 하고 북에서는 입북이라면서 높이 평가한다. 송호성의 경력을 보면 광복군의 정신이 한국군에서는 높이 평가받지 못했다. 

 

광복군이 국군의 뿌리라는 해석이 상당수 한국인의 자존심이야 만족시키겠다만 백선엽 같은 사람들은 웃지 않을까? 채병덕, 박정희 같은 인물들도 지하에서 입을 삐죽이겠다. 

 

뿌리도 생일도 기념일도 분명치 않은 군대는 세계적으로도 드문데, 역사를 자꾸만 재해석하고 치장하려니 점점 더 웃기는 사태를 만들어간다. 비생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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