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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월, 우리 민족이 주인답게 민족 이익 관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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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재미동포
기사입력 2019-06-22

 

지난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몇 달째 유관국 간에 생산적 대화 접촉이 없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하노이 조미 공동선언문에 시비를 걸고 서명을 거부한 미국은 ‘적반하장’ 놀음을 벌리고 있다.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말이 딱 제격이다. 하노이 회담 결렬에 가장 신난 사람은 볼턴 보좌관이다. ‘빅 딜’ (Big Deal) 또는 ‘일괄타결’ (선 비핵화) 소리만 요란하게 외친다. 약을 올리려는 듯 ‘제재는 끝까지 간다’는 소리를 염불처럼 읊어대고 있다. 제재는 강화되고, 이름만 바꿔 여전히 한미 합동훈련과 사드를 비롯한 각종 훈련이 계속되고 있다. 대화 분위기라고 보기 어려운 환경이다.  

 

하노이 회담 무산 직후 북측은 한미에 경고성 통첩을 보냈다. 남측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가 아니라 민족의 이익을 추구하는 당사자가 돼라”고 촉구했다. 미국을 향해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나와야 한다는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것이 거부되는 경우, 북측은 ‘새로운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후통첩은 그냥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담판 전 과정을 통해 얻은 결론이라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 남북미 실무진이 합숙까지 하며 빚어낸 공든 탑, ‘조미 공동선언’이 미국내 정치적 계산 때문에 쓰레기통에 던져지는 꼴, 즉 ‘무법천지’를 직접 목격하고 고심 끝에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은 것 같다. 

 

하노이 회담 결렬에 문재인 대통령의 존재감은 전혀 보이질 않았다. 입만 벌리면 ‘한미동맹’을 외치고 ‘대북공조’를 자랑하는 문 대통령 자신도 회담 결렬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한다. 이게 신줏단지로 모시고 있는 ‘동맹’이요 ‘공조’라면 그의 무능, 무기력함의 노출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어느 날, 돌연 트럼프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았다는 뉴스가 떴다. 트럼프는 여느 때와 같이 “매우 아름답고 따뜻한 편지”라고 자랑했다. 또 아일랜드 방문 중에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말도 했다. 북유럽 방문 중, 문 대통령이 처음으로 남북미가 물밑접촉을 하고 있다는 걸 밝혔다. 작금의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보면 분명 뭔가를 구워내는 냄새가 풍기는 게 분명한 것 같다.

 

이런 속에 북중 양국이 시진핑 주석 평양 국빈 방문 (6/20-21)을 동시에 발표했다. 그런데 이례적으로 시 주석은 방북 전야에  자신의 기고를 북의 대표적 언론매체 <로동신문>에 실었다. “새 시대 중조 관계, 풍랑을 헤치고 힘차게 전진토록 추동할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을 필두로 주변 정상들의 비핵 평화 논의가 본격 가동되는 모양새다. 욕심 같아선 내친김에 통 큰 판을 벌였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조중→남북→중미→한미→남북미(중) 연쇄 정상회담이 열려서 결판을 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 그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 지난주 문정인 특보도 트럼프의 방한 전,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야 하고 거기서 낌새가 보이면 판문점 남북미 3국 정상회담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했다. 아주 좋은 발상이다. 

 

이제는 김정은 위원장이 언제 어디서건 간에 일단 대화에 나선다면 그게 바로 희망을 알리는 신호라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하노이 회담을 앞두고 죠셉 윤 전 대북 특별대표가 “미국은 선 비핵화 주장이 비합리적이라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맞았다. 비건 자신도 하노이 회담 직전에 ‘단계적 접근법’을 들먹인 바가 있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 그의 태도가 돌변해서 ‘빅 딜’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고 볼턴과 같이 쌍나팔을 불어댔다. 그런데 그가 최근에 ‘유연성 발휘’라는 발언을 했다. 비건의 말은 조석으로 변한다. 몇 주일 전, 미 국무부는 비핵화 목표 달성에 관해  언급하면서 하노이 이후 처음으로 ‘단계적 동시적’이라는 표현을 썼다. 

 

하노이 이후 미국이 고집하던 ‘빅 딜’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트럼프보다 먼저 방한하는  비건이 북측의 대방과 판문점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돈다. 판문점에서 남북, 남북미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주장을 가볍게 볼 성질의 것이 아니다. 지난 4월 10일, 짧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 전달할 트럼프의 메시지를 가지고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내용은 알려지질 않았다. 어쩌면 문 대통령이 들고 온 트럼프의 메시지가 이번 판문점 남북, 남북미 정상회담 그림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시 주석의 방북을 “피로써 맺어진 조중 친선은 더 굳건해질 것”이라는 북의 평가와 같이 두 나라의 관계를 돈독하게 다지려는 게 가장 큰 방북 이유일 것이다. 이미 <로동신문> 기고를 통해 시 주석이 밝힌 바와 같이 중국은 더욱 적극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오사카 중미 회담에서 트럼프 앞에 풀어놓을 선물 보따리를 북중 두 정상이 손수 챙기는 일도 중요한 방북 과제 중 하나일 것이다. 불발되긴 했지만, ‘단계적 동시적’ 원칙이 적용된 하노이 조미 공동선언을 확대 재생산한, 진짜 통 큰 제안을 북중 정상이 마련했을 가능성이 크다. ‘싱가포르 선언’에 따라 미국은 북과 관계 개선을 해야 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북을 위한 안전보장 조처를 취하는 문제가 미국의 고민이고 여기에서 비핵화 이행이 멈춰 선 것이다. 

 

이번에 시 주석이 북의 안보 수호에 협력하겠다고 나선 것은 미국의 고민을 획기적으로 덜어주는 것으로 트럼프에겐 아주 매력적인 반가운 소식이다. 되레 환영해야 할 처지다. 실제 트럼프로선 잃어버릴 건 없고 얻는 것만 있게 된다. 또, 중국은 자연스럽게 한반도 문제에서 발언권을 가지게 되고 대국 위상을 과시하게 된다. 물론 시 주석의 대북안보 지원 의도는 중미 무역 분쟁 타결에 트럼프의 배려를 끌어내려는 속셈도 없지 않을 것이다. 

 

절묘한 6~7월이다.유관국 정상들이 일제히 동시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 민족의 운명을 좌우하는 절묘하고 절박한 순간이다. 결정적 기회다. 꼭 잡아야 한다. 우리 민족문제는 우리 민족 내부의 문제이고 그 주인도 우리다. 지금이야말로 주인으로서의 자주성을 굳게 틀어쥐고 민족의 이익을 기어이 관철해내야 할 시점이다. 믿을 건 대국이 아니라 8천만 겨레뿐이다. 주인인 우리가 주도권을 갖고 이끌어 나가야 한다. 지금 유관국 모두 손 놓고 있을 형편이 못 된다. 주변 정상 중 트럼프만 ‘생사’가 걸린 대선을 치른다. 그의 승리가 현재로선 어렵다. 불리한 대선 가도에 파란불을 켜야 한다. 비핵화에 성과를 내면 된다. 이걸 모를 트럼프가 아니다. 판문점, 서울, 평양 어디서건 남북미중 정상들이 ‘평화선언’을 외치게 해야 한다. 이게 남의 일이 아니다. 주인인 우리가 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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