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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주며 기뻐하는 사람, 이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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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은
기사입력 2019-07-04

 

백지은 대학생이 이창기 기자의 추모집을 읽고 소회를 보내왔습니다이에 소개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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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만남의 기억

 

내가 스물두 살이던 때, 모 단체 행사 뒤풀이 때 왁자지껄 언니들이랑 떠들고 있던 와중, 갑자기 카메라를 든 어떤 분이 나타났다. “누구지?” 하면서 어리둥절해 하는데 선배 언니가 소개를 해주었다. “바보과대표'라는 유명한 시를 쓰신 홍치산 시인이시다. 지금은 기자 활동을 하신다고 말해주었다. 모르는 분이 나타나 어색해하는 우리에게 즐겁게 이야기 나누면서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뻐 보여서 사진 찍고 있었다-”라고 하셨다. 이 웃음이 진짜 바보 웃음이라면서 바보 같은 포즈 한 번씩 취해보라고 하셔서 어색하게 웃으면서 포즈를 취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렇게 이창기 선배님과의 첫 만남이 흥청망청 취한 중 지나가고, 선배님이 안 계신 지금에서야 다시 찾게 되었다. 기억을 더듬으며 선배님 페이스북에 들어가서 사진을 찾는데 타임라인을 꽉 채운 게시물들에 또 한번 놀랐다. 2014년까지 내려가는데 한참 걸렸던 기억이 난다.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생각난 이창기 선배님의 시 '사랑'. ‘사랑 받는 것보다 사랑 주는 게 더 큰 기쁨인 존재는 사람뿐입니다라는 구절에서 느낀 것은 이창기 선배님 당신이 바로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구절을 쓰실 수 있었구나하는 걸 느꼈다. 까마득히 어린 후배들이 술 마시고 취해서 깔깔대는 모습도 사랑스럽게 봐주시고 사진으로 담고 싶어 하신 그 모습이 바로 사랑을 주면서 기뻐하시는 그 모습이 바로 사랑을 주며 기뻐하는 사람 그 자체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 힘찬 발걸음, 우렁찬 목소리

 

가끔 사무실에 있을 때 선배님께서 들어오시면 성큼성큼, 우렁찬 목소리로 한 사람 한 사람 인사해주시던 모습이 생각난다. 오후쯤 되면 졸음도 밀려오고 사무실에 앉아있으면 나른해지는데, 그럴 때 이창기 선배님이 들어오시면 활기가 차고, 사무실이 밝아지는 듯했다. 

 

- 당신의 시처럼 ('꽃돌이 캐슬'을 준비하며)

 

올해 초에 단체 행사에 공연을 준비하게 되었다. 당시 유행하던 드라마 스카이 캐슬을 패러디해 꽃돌이 캐슬을 사람사업, 학습, 실천, 동지애, 혁신 다섯 가지의 과제들에 대한 중요성을 보여주기 위한 극이었다.

 

등장인물 모두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한 가지만 고집하고 김주영 선생이 그런 사람들에게 다섯 가지 혁신 과제가 모두 중요함을 깨우쳐주어야 했다. 내가 맡은 김주영 선생의 역할에서 그 극중에서의 과제를 어떻게 풀 지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이창기 선배님이 생각났다. 추모집에 있는 글들과 시를 읽으면서 다섯 가지 과제를 다 모범처럼 하면서도 결코 생색내거나 티 내지 않았던 이창기 선배님이 이 극중 고민을 푸는 핵심고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후에 극에 들어갈 이창기 선배님들 육성 녹음본을 편집하고 시를 읽으면서 우리가 극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이 잘 전달되게 준비할 수 있었다.

 

이창기 선배님의 시 '무명전사의 미소' 속 구절이 생각난다. 이 구절 속 미소 짓는 무명전사 또한 이창기 선배님 같다고 생각했다.

 

조국의 부름에

행복한 후대들

당당한 민족의 내일 그려

이름도 없이

생의 마지막순간

얼굴 가득 미소 한 번 짓고서는

서슴없이 돌격하는

티 없는 그 이름

가장 용감한 그 이름

무명전사!

 

학생들이 많이 지치고 힘들어하는 요즘.

이창기 선배님 추모집을 읽으며 다시 고민하게 되었다. 이창기 선배님이라면 어떻게 극복하셨을까. 어떻게 마음을 다잡으셨을까 생각하고 선배님의 추모집에 담긴 기사와 시를 읽으면서 다시 마음을 일으키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창기 선배님 같은 후배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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