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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얻어맞아도 “괜찮다”..궁색한 미국의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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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구 주권연구소 연구원
기사입력 2019-08-18

 

미국이 한미합동군사훈련을 강행하는 와중에 북한이 7, 8월 여러 차례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위력시위에 연일 저자세를 보이고 있다.

 

추가 대북 제재는 찔끔’, 안보리 회의는 도망

 

미 재무부는 729일 베트남에 있는 북한 사람 1명을 특별지정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이 사람이 경제, 무역, 광업 등 활동을 함으로써 북한이 외화를 벌어들였다는 것이다. 특별지정 대상에 오른 결과 이 사람은 미국 내 자산 등이 동결되게 되었다.

 

이런 미국의 제재는 과거 대북 제재에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미국은 20178월 핵과 미사일 개발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6곳과 기관 10, 같은 해 9월에는 개인 26명과 북한 은행 8곳을 추가 제재 대상에 올린 바 있다. 201712월에는 조선노동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와 비교하면 미국이 이번엔 추가로 대북제재를 했다는 대상은 누구인지도 모를 사람이다. 심지어 미국이 추가 대북제재를 했다는 사실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다. 추가 대북제재를 했다는 모양새만 갖추고, 북한의 반발을 최소화하려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다.

 

유엔도 예전같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북한이 7월 연달아 미사일 위력시위를 하자 유엔 안보리에서는 81일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문제라는 것이다.

 

유엔 안보리는 통상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회의를 열면 의장성명이나 언론보도문을 채택해왔지만, 이날에는 안보리 차원의 어떤 활동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만, 영국과 독일, 프랑스 3국이 회의 후 별도로 기자회견을 했을 뿐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통상 유엔 안보리 회의는 미국이 소집했지만 이번에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이 요청해 소집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이 회의에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 미국이 유엔 안보리에서 아예 빠져버렸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자신의 주장이 관철되도록 힘을 쓰는 게 아니라, ‘우리는 미사일 발사를 문제 삼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는 게 가장 중요했던 것이다. 미국의 세계 패권이 땅에 떨어졌다는 걸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기자회견에서 한 동문서답

 

미국이 북한에 쩔쩔매고 있다는 것은 미국 정부의 태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는 탄도미사일임을 극구 거부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1개월가량 지난 시점인 63일에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아마도유엔 결의 위반이라고 어물쩍 인정했다.

 

미국이 탄도미사일임을 인정하지 않은 이유는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에서 탄도 미사일 관련 모든 활동을 중단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유엔 결의를 위반했다고 인정하면 그에 대한 대응조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조치를 극구 피한 것이다.

 

이런 촌극은 애초에 미국의 부당한 제재 때문에 벌어진 것이다.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활동을 금지해버리니 어느 나라나 가지고 있을 단거리 미사일이라도 북한이 발사하면 불법이 되는 것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83일 보도된 담화에서 그 어떤 발사체든 지구중력에 의하여 직선이 아니라 탄도(포물선)곡선을 그리는 것은 지극히 자명한 이치라며 탄도 미사일을 탄도 미사일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미국의 태도를 조롱했다.

 

미국은 5월에 이어 7월과 8월에도 탄도미사일임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대신 새로운 논리를 개발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긴 하지만 북미 합의 위반은 아니라는 것이다. 강경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북한은 ICBM을 발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맞장구를 쳤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에 경고한 것이 아니다. 다만, 남과 북은 분쟁을 벌여오고 있다. 아주 오래된 분쟁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단거리기 때문에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이 국면에서 빠지려고 하는 것이다.

 

미국은 세계경찰을 자처하며 전 세계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미국이 한반도에서 일어난 안보 분쟁에 뒷짐을 지고 해결하려 들지 않는다면, 한국이 미군을 한반도에 주둔하게끔 허용할 이유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런 미국의 태도에 친미 정당인 자유한국당이 불안을 느꼈는지 812일 당내 의원모임인 핵포럼이 정책토론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NPT를 탈퇴하고 핵무기를 개발하자는 주장이 나왔다고 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유비무환이라며 핵무장에 동의했다.

 

이렇듯, 자유한국당마저 불안감을 느끼고 핵무장을 주장한다는 것은 친미파가 보기에도 미국이 북한에 저자세를 보이며 꼼짝 못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30일 기자가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현상 유지가 목표이냐?’라고 묻자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관계가 매우 좋다고 동문서답했다. 그러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라고만 답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 북한의 비핵화? 아니면 미국의 패배?

 

얼마 남지 않은 시간표

 

어쩔 줄 모르고 진땀을 빼는 미국을 향해 북한의 압박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89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기도 했다.

 

친서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은 한미연합훈련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우리가 하는 건 소규모 훈련이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좋아하지 않았고, 그 내용을 편지에 썼다고 밝혔다. 이어 나도 한미연합훈련을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라고도 덧붙였다.

 

미국은 북한의 압박에 일체의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에 올해 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오라고 최후통첩을 보낸 상태다. 미국은 8월 한미합동군사훈련을 하지 않는 선택지가 있었지만 걷어차 버렸다. 그래놓고 정작 북한이 반발하니 어쩔 줄 몰라 전전긍긍하는 꼴이 세계초강대국 체면을 다 구겨버리고 있다.

 

애초에 북한은 미국에 굴복을 요구하지 않았다. 북한과 미국은 2018년 발표한 싱가포르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평화와 공존을 합의하지 않았던가.

 

미국은 북한과의 대결을 고집하며 끝내 파국을 맞을 것이 아니라 북한과 공존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이제는 인정해야 늦지 않을 것이다.

 

한편, 추락하는 미국의 현실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일본의 경제 공격에 대한 대책으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폐기남북 평화경제협력을 빼 들었다.

 

그러나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89일 방한해 지소미아 유지가 한··일 안보협력에 중요하다며 지소미아 폐기를 가로막았다. , 남북경제협력은 미국이 한미워킹그룹으로 철저히 틀어막고 있다. 미국은 우리나라의 앞길에 사사건건 몽니를 부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방위비 분담금을 받아내는 것이 아파트 월세를 받기보다 쉬웠다며 주한미군 방위비 지원금을 6조 원으로 인상하라고 날강도 같은 요구를 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쩔쩔매면서 우리나라에 온갖 못된 짓만 골라 하고 있다. 이런 미국에 의존하다가는 일본의 경제 공격에 어려움만 생기고, 미국에 줄 것은 다 내줘야 하는 비참한 꼴을 면하기 힘들다.

 

우리의 미래를 제 한 몸 가누기 힘겨워하는 미국에 걸지, 아니면 판문점에서 남북이 합의한 한반도 평화·통일·번영에 걸지, 우리도 이제는 선택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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