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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에서 정권이 바뀌면 다시 북미대결로 돌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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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구 주권연구소 연구원
기사입력 2019-08-28

 

미국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벌써 분위기가 달궈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인종차별과 관세 등 무역분쟁 남발로 전 세계에서 지탄받지만, 우리나라에서만큼은 트럼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소 미묘하다.

 

트럼프는 북미정상회담을 한 첫 미국 대통령이고 나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관계는 좋다고 거의 매일같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단아, 트럼프 대통령이야말로 70년 넘은 북미대결을 끝낼 사람이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이 생각을 발전시키면 만약 트럼프가 탄핵당하거나 재선에 실패하면 새로운 미국 대통령이랑 또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정말로 지금의 대화 분위기는 트럼프 덕분일까? 미국 대통령이 바뀌면 북한과 미국은 다시 대결로 돌아가게 될까?

 

트럼프는 어떤 사람인가?

 

최근 미국에서 총기 테러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728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참사가 일어나 3명이 숨지고, 83일 텍사스주에서는 20명이 사망했다. 84일 새벽 오하이오주에서도 총기 테러가 발생해 9명이 목숨을 잃었다.

 

단기간에 총기 테러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자 그간 인종차별을 부추겨 온 트럼프에 비난 여론이 일었다. 한 실례로 트럼프가 지난 5월 플로리다에서 이민자 이야기를 하던 중 한 지지자가 “(총으로) 쏴버려!”라고 외쳤다. 트럼프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민자를 죽이자는 말을 긍정해준 것이다. 트럼프는 우리나라로 치면 태극기부대와 같은 극우 성향의 사람이라는 걸 잘 알 수 있다.

 

트럼프는 국제관계에서도 매우 호전적인 사람이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와 이란에서 전쟁을 하려고 했다. 특히, 트럼프는 이란 공격을 준비했다가 10분 전에 취소한 적도 있으며 현재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또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트럼프가 덴마크에 그린란드를 팔라며 생억지를 쓰는 것이다. 과거 제국주의 시대를 연상케 하는 행동이다.

 

덴마크 총리가 미친 짓이라며 반발하자 트럼프는 820“(팔지 않으면) 2주 뒤에 예정된 우리의 만남(정상회담)을 취소하고 다음 기회로 미룰 것이라고 말했다. 땅을 빼앗으려는 게 실패했다고 정상회담을 미루는 비정상적 외교의 극치이다. 트럼프의 행동 하나하나가 정말 기가 찰 지경이다.

 

한반도 전쟁 추구하던 트럼프의 전향

 

이런 트럼프는 2017년까지 북한에 고압적인 자세를 보였다. 트럼프는 북한은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며 막말을 일삼았다. 심지어는 전쟁이 나도 한반도에서 나고, 사람이 죽어도 한반도에서 죽는다며 한국인의 생명이야 어쨌건 전쟁을 하겠다고 했다.

 

대화보다 대결을 택한 트럼프는 매우 적극적이었다. 20174월 트럼프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마치고 호주로 향하던 칼 빈슨 항공모함이 돌연 한반도로 되돌려 보냈다. 돌발적인 상황에 세계에는 4월 전쟁설이 나돌았다. 당시 일본에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도 대기 중이었다. 항공모함 두 척이 좁은 한반도에 집결하는 심상치 않은 일이었다.

 

다행히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런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은 2017년 내내 계속 됐다. 20179월에는 B-1B 랜서 전략폭격기를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으로 올려 보내기까지 했다. 핵전쟁이 벌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영국 왕립국방연구소는 20179월 한반도에서 실제 전면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다음 달 영국군 고위인사들이 한국을 방문해 유사시 영국인을 대피시키는 작전을 수립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이렇게 대북강경책으로 전쟁위기를 몰고 왔던 트럼프가 2018년부터 돌연 달라졌다. 북미정상회담장을 열더니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영광이다이라고 여러 번 말하며 저자세를 보였다. 미국의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정상을 만나서도 영광스럽다는 표현을 쓴 적이 없었다며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했을 만큼, 트럼프의 태도는 전변했다.

 

올해에는 북한이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진행되는 중에 여러 차례에 걸쳐 미사일 발사를 했는데도 단거리는 아무 문제없다며 문제 삼지 않았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용인할 테니 이해하라고 요구했다.

 

2017년 트럼프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미 정부는 북한을 아주 강하게 다룰 것”, “대화는 해답이 아니다라고 강경 대응한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이다. 전쟁을 말하던 트럼프가 갑자기 왜 이런 저자세를 보이게 됐을까? 트럼프가 갑자기 평화를 사랑하게 된 걸까?

 

1년 만에 트럼프를 패배시킨 북한

 

트럼프의 태도가 달라진 것은 2017년 내내 북한과의 전면전까지 고려하며 강경대응을 해보았지만 결국 대결정책을 접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트럼프가 임기를 시작하자 작정한 듯 공세를 퍼부었다. 북한은 2017년에 셀 수도 없이 많은 미사일을 퍼부었다. 더 나아가 9월 수소폭탄 시험,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발사함으로써 미 본토 전 지역을 핵으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북한은 201711월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할 것처럼 굴면서도 북한에 대응할 방법이 없어 쩔쩔맸다. 북한은 미국에 대한 공격 수위를 점점 높여갔다. 단지 핵과 미사일의 위력을 시위하는 것을 넘어 괌에 포위사격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더 나아가 리용호 외무상은 20179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상에서할 수 있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미국은 북한과 전쟁을 벌이면 미 본토가 핵공격까지 당하는 치명적인 피해를 감수할 수 없었다. 북한이 괌 포위 사격을 하거나 태평양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해도 미국이 제대로 대응할 수가 없는 것이다. 북한이 정말로 괌 포위 사격이나 태평양 상 핵시험을 하게 되면 트럼프 정권은 끝장이었다.

 

올해 821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초점은 정확하게 미국인을 안전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힌 것은 이런 맥락에서이다. 결국, 트럼프는 대화의 장으로 끌려나왔고,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다.

 

미국에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트럼프는 20179월 대북정책에 대해 클린턴이 실패했고, 부시가 실패했고, 오바마가 실패했다. 나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바 있다. 트럼프는 마치 역대 미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추구하다 성과를 못 본 것처럼 말하면서, 자신은 다르다고 호언장담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클린턴과 부시, 오바마 또한 항상 임기 초반에 기세등등하게 북한에 싸움을 걸었지만 임기 말이 다가오면 결국 패배를 인정하고 협상장에 끌려 나왔다. 

(참조- 반복되는 북미대결 패턴의 교훈, 새로운 관계는 어떻게 열리나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44166&section=sc2&section2=)

 

북한은 미국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롭게 대결하고 또 다시 협상하는 일을 더 이상 반복할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 북한은 전임 미국 정권 때 수년에 걸쳐 했던 싸움을 트럼프 대통령 시기에 들어서는 단 1년 만에 끝내버렸다.

 

만약, 미국 대선 결과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고, 새 정권이 또다시 대결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북한은 트럼프와 군사대결을 벌였던 2017년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면, 북한의 첫 대응은 괌 포위사격 혹은 태평양 상 핵시험일 수도 있다. 신임 대통령은 북한에 싸움을 걸자마자 전쟁이냐 아니면 굴복이냐를 선택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임 대통령은 전쟁을 선택할 수 있을까?

 

미국은 패배했다

 

미국은 북한과 더 이상 군사대결을 할 수 없다. 때문에 미국 내에서 북한과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은 트럼프만 하는 것이 아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 전날인 226, 미 하원 민주당 소속 의원 20명은 트럼프에게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더 이상 전쟁을 지속하면 안 되며,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종전선언은 한국인과 미국인 모두에게 안보를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힘을 보탰다.

 

미국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들도 북미 간 대결 중단을 주장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 후보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는 한국전쟁 종식과 남북 및 북미 사이의 평화 고취가 필요하다며 한반도에 평화체제 구축을 주장했다. 마리안느 윌리엄스 후보도 한국전쟁 종전을 선언해야 한다며 이산가족 상봉까지 거론했다고 한다.

 

미국 내에서 북한과 대결을 멈추고 대화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주류가 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전쟁을 할 수만 있다면 트럼프가 이미 했을 것이다. 트럼프는 북한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기 전에 클린턴이나 부시, 오바마가 진작 북한 문제를 해결했어야 했다고 전임 대통령들을 탓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다 지난 일이다.

 

최근, 트럼프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이 끝나는 날인 820일이 되자마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한반도에 보냈다. 스티브 비건은 21연락이 오는 대로 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연락 좀 달라고 애걸복걸했다. 그러나 외무성 대변인은 22군사적 위협을 동반한 대화에는 흥미가 없다며 대화를 거부했다.

 

북한이 대화를 요구하고 미국은 군사력으로 북한을 압박하던 일은 이제 까마득한 옛날이 되었다.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고 미국이 만나 달라며 구걸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힘으로 세계를 재패하던 미국의 시대는 이제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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