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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차] 살인사건 진범으로부터 정치인들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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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민
기사입력 2019-09-19

 

♨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을 찾아냈다는 소식은 그날로 중국에서 퍼졌다. 단 《살인의 추억》의 원형을 찾아냈다고 알려졌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중국인들이 잘 모르지만 《살인의 추억》은 본 사람들이 많다. 숱한 누리꾼들이 봉준호 감독, 송강호 배우를 거들면서 그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다, 제일 좋아하는 영화다,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등등 댓글을 달았다. 예술작품의 위력이 새삼스레 놀랍다. 

 

♨ 시효가 지났기에 진범을 처벌하기 어렵다는 내용 또한 쟁론을 불러일으켰다. 중국에는 시효가 있느냐 없느냐? 시효가 있어야 하냐? 중국의 형법에 의하면 살인사건은 시효가 20년인데 필요에 따라 최고인민검찰원에 신청하여 승인을 받은 다음 연장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시효가 없다. 이는 살인행위는 반드시 엄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중국의 전통 관념과 부합되는데, 외국과 얽히면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가령 어느 외국인이 중국에서 살인하고 외국으로 달아났는데, 20여 년 후에 진범으로 밝혀진다면 중국은 그를 처벌할 법률 수속을 밟아 인도를 요구할 수 있으나 20년 시효를 따지는 외국은 처벌 자체를 부정하면서 인도를 거부할 수 있다. 워낙 법률은 크게 대륙계와 해양계로 갈라져서 각자의 특징을 갖지만, 세분하면 차이가 굉장히 복잡하므로 논란이 일어나기 쉽다. 

 

♨ 2019년의 홍콩 시위와 혼란의 최초 구실은 타이완에서 살인하고 홍콩으로 돌아온 청년을 홍콩 법률대로는 처벌할 수 없는 법률 허점을 정부가 수정하려는 게 틀렸다는 것이었다. 뒤에는 요점이 바뀌면서 살인사건과 살인자가 별로 논란이 되지 않았는데 고작 29개월 감금 처벌을 받은 살인자는 다음 달에 석방된다. 시위 참가자들이 이제 살인자와 함께 살면 기분이 어떠할지 궁금한데 시위가 100날을 넘기는 동안 우연히 유명해진 사람들이 여럿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100명 시위대에 경찰 2명이 포위되었을 때, 빈 백탄 총을 들어 시위대를 겨눈 사진으로 소문난 경찰이다. 그날 발포 없이 포위에서 벗어났는데 인터넷에서 “광터우징장(光头警长, 중머리 경찰장)”, “류Sir(刘Sir)”로 소문난 사람을 한국 모 언론은 중국 대륙에서는 영웅으로 간주하고 홍콩 시위대는 역적으로 보는 “류 선생”이라고 소개했다. “Sir”이 “선생”의 뜻을 갖는 건 맞으나, 홍콩 영화나 드라마들에서 “아Sir”이라는 칭호가 늘 등장하듯이 홍콩에서는 “Sir”이 특별히 경찰을 가리킨다. 그러니 “류Sir”은 “류 경찰관”이나 “류 형사님”쯤에 해당한다. “류 선생”이란 한국 기자나 편집이 홍콩을 잘 몰라서 빚어낸 “정확한 오류”다. 

 

♨ 문자만으로는 정확하나 실질적으로는 틀리는 현상은 절대 드물지 않다. 중국의 달 탐사선 이름이 “嫦娥”인데 옛날 신화에서 불사약을 먹고 달나라로 날아간 인물의 이름이다. 이 인물을 우리 민족은 옛날에 “항아” 혹은 “상아”라고 불렀고, 최근에 한국에서는 음역하다 나니 중국 달 탐사선을 “창어”라고 표기한다. “嫦娥”의 병음 표기는 “change”로서 중국식 병음으로는 “chang e(창어)”와 “chan ge(찬거)” 2가지 조합이 가능하지만, 뒤의 조합은 그런 단어가 없기에 “change- 창어”는 유일한 발음이고, “change”를 오해할 중국인은 없다. 그런데 중국식 병음을 그대로 영어로 표기하니 묘한 일이 생겨났다. 외국인들이 “change”를 “체인지”로 읽으면서 중국인들에게 당신들이 도대체 뭘 바꾸려느냐고 묻는 것이다. 근년에 성행하는 “중국 위협론”의 근거로까지 될 지경이다. 질문을 받은 중국인들이 신화로부터 시작해 설명하자면 머리가 셀 지경이란다. 

 

♨ 달 탐사선 “change”는 “체인지”가 아니지만 요즘 중국에서 변화는 중요한 화제이다. 시진핑 주석이 지금 세상을 “백 년에 만나기 어려운 대변화 국면(百年不遇的大变局)”이라고 정의한 다음 정보혁명, 기술혁명, 군사혁명, 정치 구도 등의 질적인 변화를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맞이하고 어떻게 인도하겠느냐 생각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빈말이 아니라 실제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게 공동의 인식으로 되어간다. 같은 시간에 한국 일부 정객들은 삭발이나 하는데, 이러다가는 몇 해 지나 중국 정치인들과 대화 자체가 가능할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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