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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전문가들 "미국과 이란 관계 악화 시 북-이란 핵 협력 강화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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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균 기자
기사입력 2020-01-29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전통적 우방국인 북과 이란의 ‘군사협력’ 실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미국 정부는 북과 이란의 미사일 협력에 대해선 우려를 표하면서도 두 나라의 핵무기 협력 여부를 공개 확인한 적은 없다”면서 북-이란 ‘군사협력’ 실태와 관련한 핵 전문가들의 주장을 전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북은 1980년대 이란 뿐 아니라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예멘,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전역에 걸쳐 모든 미사일 시스템을 판매한 유일한 나라였지만 핵확산 증거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북과 이란의 광범위한 군사 활동에 대해 오랫동안 우려해왔으며 여기에는 미사일 뿐 아니라 핵 개발 관련 협력도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분석관과 국방부 선임 동북아 정보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벡톨 미 텍사스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이란에 핵기밀을 전수했던 파키스탄의 공백을 북이 메운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북의 무기 판매를 추적해 2018년 <North Korean Military Proliferation in the Middle East and Africa>를 발간했다.

 

벡톨 교수는 이란이 핵실험 시뮬레이션 컴퓨터를 운용하고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시설을 짓는데 북이 도움을 줬으며 이런 관계는 적어도 2011년까지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1, 2차 북 핵 위기 당시 영변 핵 시설 사찰을 주도했던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북과 이란이 우라늄 농축이나 핵무기 제조 부문에서 협력했다는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정황 요소들을 주시해야 한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과 이란 모두 파키스탄으로부터 P-2 원심분리기 기술을 전수받았지만 이란은 여기서 더 나아가 기존의 마레이징강 대신 탄소섬유를 원심분리기 로터 재료로 이용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내 북 업체가 2000년대 중반 이란에 탄소섬유를 판매한 적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미사일 동체에도 탄소섬유가 사용된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란 핵에너지기구가 아닌 미사일 관련 기구가 탄소섬유를 사용한 원심분리기 로터를 제작했다”라고 지적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이 원심분리기 제조에 탄소섬유를 사용하는지 알려지지 않았고, 미국의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가 2010년 방북 당시 확인한 영변의 원심분리기도 마레이징강으로 제작돼 있었지만 핵 기술 개발에 매진해온 북이 그 단계에서 멈추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과 이란의 공개적 핵 협력 증거는 없지만 경험을 나누는 형태의 협력이라면 애초에 감지하기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주로 정황증거에 기반을 둔 두 나라의 핵 협력 가능성은 이미 미 언론과 국제기구 인사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제기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로스엔젤레스타임스는 지난 2003년 기밀 보고서와 이란 망명가 등을 통해 이뤄진 3개월간의 독자적인 조사를 거쳐 북 군사과학자들이 이란 핵시설에 들어가 핵탄두의 설계를 돕고 있다고 보도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카스피해 연안에는 북한인들을 위한 전용 휴양시설이 마련될 정도로 많은 북한인들이 이란의 핵·미사일 프로젝트에서 일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벡톨 교수는 “두 나라간 ‘협력’이란 북이 판매자, 이란은 구매자인 관계를 뜻한다며 북의 기술이 미사일과 핵무기 부문에서 모두 이란 기술을 앞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미 시리아와 리비아에 핵확산을 했다는 것은 북이 특정 핵기술을 공유하는데 거리낌을 느끼지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오핸론 연구원도 “이란의 원심분리기와 원자로 제조 기술이 북보다 뒤진다고 보지는 않지만, 이란과 비슷한 과학 기술 수준을 갖춘 리비아와 시리아도 북과 핵 협력을 했다”며 “정확한 실태를 파악할 수 없더라도 북과 이란의 핵 협력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북, 이란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경우 두 나라의 핵 협력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제재 강화와 솔레이마니 사령관 제거로 궁지에 몰린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시도할 동기는 커진 상황”이라며 “이란이 추구하는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에 북이 동참한다면 북의 플루토늄 혹은 무기급 우라늄이 이란의 옵션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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