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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온 편지] 평화와 통일의 첫걸음, 공통점은 찾고 다른 점은 인정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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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혁
기사입력 2020-02-18

감옥에서 온 편지'는 지난해 10월 18일 미 대사관저 월담 투쟁으로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김수형김유진김재영이상혁 학생들이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으로 보낸 편지를 소개하는 기사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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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갱이, 종북, 주사파와 같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단어들이 소수의 정치 세력의 무기로 쓰이고 있습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 자유한국당 의원이 민주당을 향해 주사파라는 표현을 버젓이 사용하고 해리스 미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종북 좌파에 둘러싸여 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습니다. 친일파들이 친미파로 변신하여 해방 이후 수십 년간 그들의 생존 수단으로 이용된 반공 이데올로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공 이념이 우리나라에 자리 잡기까지 수많은 사람의 희생이 따랐습니다. 예를 들면 대구의 경우는 한국전쟁 시기부터 박정희 독재 시기까지 수많은 민간인과 열사가 희생됐습니다. 가족과 이웃이 죽어 나가는 것을 목격한 시민들은 결국 순응할 수밖에 없었고, 지금은 보수의 도시로 탈바꿈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국가보안법이라는 악법으로 반공 이념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개탄합니다. 국가보안법에 의해 목숨을 잃은 열사와 피해받은 활동가들, 30, 40년을 감옥에서 보낸 비전향 장기수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보이지도 않는 사상의 분계선을 넘었다는 이유로, 우리 가족인지 민족인지 적인지 뿔 달린 도깨비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그들을 이롭게 했다는 애매모호한 이유로 그들의 삶을 앗아갔습니다. 정치권과 우리 사회 지도층이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인권을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남북의 지도자들이 분계선을 넘나드는 시대입니다. 두 지도자가 만나 악수하고 포옹하는 것을 봤고 북한의 주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하는 장면과 백두산 천지에서 김정숙 여사의 옷이 물에 젖을까 뒤에서 옷을 챙겨주는 리설주 여사의 모습을 봤습니다. 북한이 남쪽으로 쳐들어올 것이라는 망상, 혹은 고집이 통하지 않는 지금입니다.

 

예전과 달리 북한의 실상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이나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편적인 모습이 담긴 영상이거나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짜 영상인 경우도 많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북한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사업과 같이 남북의 국민들이 직접 만날 수 있다면 그들의 진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공통점을 찾으며 같은 민족임을 느끼고 차이점을 확인하며 다름을 인정하는 과정이 평화와 통일로 가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북한 개별 여행이 하루빨리 성사되어 남북 국민의 만남이 다시 실현되었으면 합니다.

 

- 서울구치소에서 이상혁

 

▲ 미 대사관저 투쟁으로 구속된 대학생들의 수번과 이름     ©자주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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